주간동아 667

2008.12.30

남자들이여! 우아함을 입어라

2009년 봄 남성 패션 동향 분석…불황엔 ‘블레이저’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

  • 방유정 코오롱패션 ‘맨스타’ 디자인실장 yjpang@kolon.com

    입력2008-12-24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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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들이여! 우아함을 입어라

    우아한 정장 스타일이지만 젊고 트렌디한 느낌의 디올 옴므 슈트. 화려한 노란색이 시선을 끄는 코스튬 내셔널의 독특한 블레이저. 물 흐르듯 편안한 소재의 랑방 슈트. 경쾌한 진홍색 블레이저는 보테가 베네타 (모두 2009 봄여름 컬렉션).클래식한 체크 패턴 재킷에 붉은색 이너웨어를 매치한 룩은 겨울부터 봄까지 두루 ‘핫’한 스타일링 방법, 맨스타의 비즈니스 캐주얼(맨 왼쪽부터).

    본격적인 겨울 날씨로 옷깃을 여미는 이때, 패션업체들은 내년 봄 준비에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들이야 매년 하는 일이지만, 요즘은 소비자들도 함께 바쁘다는 것이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부지런한 멋쟁이들은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에 귀를 쫑긋 세우고 남들보다 앞서 새로운 스타일을 준비한다. 너무 빠르지 않으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패션계에서 겨울 세일은 새로운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2009년 직장과 각종 사교모임에서 ‘완소남’이 되고자 하는 남성이라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기본적인 패션 트렌드를 짚어본다.

    ● 마초도 ‘엘레강스맨’으로 거듭날 것

    1월 말이면 각 브랜드마다 지난 가을, 겨울 야심차게 준비한 봄옷들을 쏟아낸다. 겨울 세일과 함께 조금씩 등장하는 간절기 아이템에서는 봄 트렌드가 반영된 디자인들을 미리 엿볼 수 있다. 지난 가을, 각종 패션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 2009 봄여름 남성복 키워드는 크게 ‘럭셔리와 우아함(Luxury · Elegance)’ ‘전통과 안정감(Tradition · Comfort)’ ‘현대적과 편안함(Modern · Relax)’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소 어렵기도 하고 의미가 충돌하는 듯도 하지만, 한마디로 힘 있고 강한 마초적 남성보다 귀족적이면서도 세련된 ‘엘레강스맨’이 각광받는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이에 맞춰 산뜻하고 경쾌한 스타일링, 의외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펀(fun)’한 요소들이 남성 패션 속에 많이 스며들어 있다. 바람에 흔들리듯 가벼운 소재로 연출하는 ‘플루이드 스타일’, 좀더 우아해진 ‘프레피룩’(미국 동부 사립학교 학생들이 즐겨 입는 클래식하면서도 심플한 스타일), 진지하기보다 가벼운 느낌의 ‘미니멀룩’(장식 없이 단순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편안하면서도 고상한 남성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핵심 소재다.



    이번 시즌을 가로지르는 네오클래식(neo-classic)의 인기는 적당한 지점에서 슈트와 캐주얼의 교차점을 찾게 만든다. 스포티한 의상에 가미된 클래식한 요소들, 반대로 로큰롤적 디테일에 힘입어 젊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슈트들이 그 예다.

    실루엣의 편안함이 강조되면서 소재와 색상 역시 ‘내추럴리즘’을 표방할 예정이다.

    유행색도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감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들이 대세다. 빛을 머금은 듯 부드러운 컬러가 주조색으로, 채도 높은 파스텔톤(bleached-pastel)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유행할 포인트 컬러로는 단연 노란색과 오렌지색이 꼽힌다. 최근 미국 팬톤컬러연구소가 2009년 상징색으로 선정한 것도 노란색이다. 노란색 중에서도 레몬색 또는 녹색이 조금 섞인 라임색이 주인공이다. 재스민 그린, 블루 그린 등 노란색과 파란색이 적절히 섞인 혼합형도 ‘조연’으로 훌륭한 구실을 해낼 듯하다. 이런 포인트 컬러를 이너웨어 또는 액세서리에 활용하면 센스 있게 보일 뿐 아니라,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훌륭한 스타일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재와 패턴의 ‘메가트렌드’ 역시 자연주의와 우아함(엘레강스)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체크 패턴으로, 크기가 다른 두 무늬가 함께 어우러져 직조된(주로 파란색+흰색, 검은색+흰색) ‘글렌체크’를 눈여겨보자.

    자연친화적 소재가 대거 등장하는 것도 내년 봄 트렌드다. ‘오가닉코튼’ ‘에코 울’, 그리고 재생섬유와 대나무 활용 섬유는 특유의 소박한 색감으로 감성을, ‘지구를 살리자’는 대의명분으로 이성을 자극한다.

    ● 코드명 : H형 슈트와 블레이저

    당신은 슈트파인가, 아니면 캐주얼파인가. 슈트의 경우 편안하게 떨어지는 ‘H형’ 실루엣이 가장 멋스럽다. 어깨에 패드를 잔뜩 넣은 힘 들어간 스타일보다 자연스럽게 어깨 곡선을 드러내는 ‘드롭 숄더(drop-shoulder)’ 아이템이 많다.

    슈트 안에 받쳐 입는 이너웨어로는 깔끔하고 포멀한 화이트 또는 스트라이프 셔츠를 준비해두면 좋겠다. 여기에 리넨 또는 실크+리넨 소재 타이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올 겨울-봄 간절기부터 대거 쏟아져 나올 캐주얼 아이템은 블레이저(캐주얼 재킷)다. 멋을 조금이라도 아는 남성이라면 ‘신상(신제품)’ 블레이저 한 벌 없이 봄을 맞이하기 어려울 것이다. 편안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에 강렬한 색, 부드러운 소재가 접목된 아이템들이 해외 컬렉션에 대거 등장했다. 겨울에도 넉넉한 코트 안에 입을 수 있는 블레이저는 이너웨어와 코디네이션 방법에 따라 캐주얼하게도 또는 포멀하게도 보인다. 경기가 어려울 때 위력을 발휘하는 ‘경제적인’ 옷인 셈이다.

    송년모임에서 블레이저 패션을 응용해보자. 깔끔한 화이트 셔츠와 벨벳 소재 재킷을 입고 짙은 감색 또는 와인색 머플러, 행커치프로 포인트를 준다면 화려하면서도 지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체크 패턴 블레이저에 단색의 풀오버를 매치하거나, 거꾸로 체크 패턴 풀오버에 단색의 블레이저를 맞춰 입으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남성처럼 비치고, 젊어 보이기도 한다.

    컬러 선택이 고민이라면 회색톤 니트에 같은 톤(명도가 다른)의 블레이저를 입어보자. 웬만한 남성이라면 도회적이고 이지적인 느낌이 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갈색톤 블레이저에 체크 패턴 카디건, 베이지 컬러 바지를 매치하면 실패 가능성이 낮은 무난한 컬러 연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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