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6

2008.12.23

盧무현의 친인척이 사는 법

건평 씨 처남 민경찬 씨 복역 후 해외로 출국 … 조카사위 연철호 씨 한때 박연차 회장 회사에서 일해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입력2008-12-16 17: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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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인척에게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66) 씨 사건의 여파 때문이다. 건평 씨는 2003년 부동산 투기 의혹과 2004년 고(故)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서 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아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연루되면서 결국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지난 정부 때부터 노 전 대통령의 몇몇 친인척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건평 씨의 처남으로 노 전 대통령의 사돈인 민경찬(48) 씨는 ‘650억 펀드 조성’ 사건으로 한동안 신문 1면을 장식하며 말썽을 일으킨 끝에 사기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 노 전 대통령의 큰아들 건호(35) 씨의 장인 배병렬(62) 씨도 음주운전 은폐 의혹 및 농협 자회사 간부 특혜임명 시비에 휩싸인 바 있다. 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이 휘몰아칠 때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44) 씨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정권이 바뀐 첫해, 검찰을 비롯한 사정기관의 날카로운 레이더가 노 전 대통령의 주변을 향하고 있는 현시점에 주요 친인척의 근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다이야기’ 파문 땐 조카 지원씨 등장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농협 관련 자회사에 근무하는 노 전 대통령의 사돈 배씨의 이름이 빈번하게 언급된다. 배씨는 노 전 대통령의 큰며느리 배정민(32) 씨의 부친이다.



    그는 2003년 경남 김해시 진례면 신월리 용전마을 진입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귀가하다 경찰관의 승용차를 들이받았고, 이 사실을 사고 발생 3년이 지나 한 언론이 보도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한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렀으며, 결국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하지만 파문이 점점 커져 경찰청의 조직적 은폐 의혹으로 확대됐다. 특히 이 사건을 기점으로 노무현 정부 출범 한 달 뒤인 2003년 1월 지방 단위 농협 전무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농협 자회사인 농협CA투자신탁운용(현 NHCA자산운용) 비상임감사로 임명된 전력까지 드러나면서 꽤 오랜 시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배씨는 노무현 정부 때 승승장구해 2005년 6월23일 회사 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동시에 취임, 현재까지 직을 유지하고 있다가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함께 임명된 감사위원과 이사진이 2007년 대부분 교체됐지만 거의 유일하게 ‘장기 집권’ 해왔다. 2007년 6월 새롭게 임명된 감사위원과 이사진이 대부분 농협중앙회 부회장, 경영기획실·비서실 상무 등을 역임한 인사라는 점에서 배씨의 발탁 배경과는 대비된다.

    배씨가 이사와 감사위원을 겸직한 이후 한때 그가 일주일에 며칠은 출근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농협 측에선 “매일 출근해 정상적인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고 해명해왔다. ‘주간동아’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배씨는 경남 김해시 동상동 L아파트(84.9㎡)를 2006년 5월 본인 명의로 전세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록대로라면 배씨는 서울과 김해를 오갔던 셈이다. 전세 계약기간은 2년이었고, 올해 5월29일 전세권이 해지됐다.

    노무현 정부 때는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간의 행보가 눈에 띄는 또 한 명의 친인척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5) 씨. 건평 씨의 큰딸 지연(35) 씨의 남편인 연씨는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연씨는 그동안 부인 지연 씨와 공동대표로 ‘케이알비즈’(2005년 1월5일 그레이블루로 회사명 변경)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인터넷 정보서비스 벤처회사를 운영해왔다.

    건평 씨의 장남 상욱(34) 씨도 이 회사 이사로 등재됐다. 현재 이 회사는 유력 건설사와 방송사 등의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2000년에는 부부가 ‘온라인 스포츠 게임을 통한 경품 제공 및 광고 시스템과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세 사람은 2006년 7월 노지원 씨가 ‘바다이야기’ 유통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에서 인수한 ‘우전시스텍’의 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대표이사와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연씨는 지난해 8월 다시 감사로 취임해 회사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

    처남 권기문 씨 우리은행 보직에 관심

    또한 연씨는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며 이번 세종증권, 휴켐스 인수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도 사업을 함께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씨는 박 회장이 디지털 신발제조 및 협업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국내 신발제조사와 해외 나이키 OEM업체에 수출하기 위해 만든 ‘슈테크’라는 소프트웨어 개발 법인에서 이사로 근무했다. 2003년 6월에 설립된 이 회사에서 6개월여 간 이사로 재직했다. 올 4월엔 서울 종로에 경영자문 및 투자컨설팅 법인 L사를 설립,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상욱 씨는 케이알비즈 이사에서 사임한 직후 정원토건 감사 자리를 부친에게서 넘겨받았다. 사실상 건평 씨 소유로 알려진 정원토건에는 건평 씨 부인 민미영(53) 씨도 이사로 등재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처남 권기문(54)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도 주목을 끄는 인물. 노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우리은행의 한 지방 지점장으로 재직하다 노무현 정부 때 상무로 초고속 승진, 배씨의 경우처럼 뒷얘기가 무성했다. 현재는 주택금융사업단장으로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인사가 있을 텐데 권 단장이 어떤 보직을 맡게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650억원 펀드 조성 사건의 장본인 민경찬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경기도 김포 푸른솔병원의 영안실, 매점 임대와 관련해 사기 등의 혐의로 2004년 구속된 뒤 2005년 1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2월에 추징금 1억2056만원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6년 출소했다. 이후 민씨는 동남아 등 해외로 출국해 현재까지 부인, 세 자녀와 떨어져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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