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5

2008.12.16

음악회와 함께 굿바이 2008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12-10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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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한 해를 되돌아보는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인지상정처럼 아쉬움과 뿌듯함이 교차한다. 복잡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한 해를 우아하게 마무리짓는 법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12월31일의 제야(除夜)음악회를 추천한다. 그곳에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음악뿐 아니라 희망적인 메시지와 감동 같은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클래식 제야음악회는 1994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높아져 최근엔 지방 공연장들도 앞다퉈 좋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레퍼토리가 눈에 띈다.

    세종문화회관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지휘 박태영)가 협연하는 곡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름답고 흥겨운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2번 왈츠, 잔잔하면서도 시적인 교향곡 ‘이탈리아의 해럴드’ Op.16, 애잔한 선율의 오펜바흐 ‘자클린의 눈물’ 등이 그것. 생상스 교향곡 제3번 Op.78 오르간 4악장(오르가니스트 조인형 연주),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축제의 나팔을 불어라’(카운터테너 이동규), ‘Someday we’ll be free’(재즈 싱어 윤희정) 등도 기대를 모으는 곡들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신각 타종 행사를 생중계로 볼 수 있고, 신년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행사도 마련돼 있다. 밤 10시 시작, 2만~8만원.

    음악회와 함께 굿바이 2008
    예술의전당에선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이용규를 만날 수 있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로랑 프티지라르)의 반주로 가슴을 후벼 파는 듯 울림이 큰 엘가의 첼로협주곡 E단조 Op.85와 웅장한 스케일의 라벨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이 한 해를 보내는 복잡한 마음을 어루만질 듯하다. 팝페라 가수 로즈 장이 부르는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뮤지컬 ‘캐츠’ 중 ‘메모리’ 등도 준비돼 있다. 음악회가 끝나면 분수대 앞마당에서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소망카드를 단 풍선을 하늘로 날리는 행사도 곁들여진다. 밤 9시30분 시작, 4만~7만원.





    노래 짱, 얼굴 짱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네 번째 앨범 ‘추억’


    음악회와 함께 굿바이 2008
    ‘외모도 되고 노래도 되는’ 오페라 가수는 사실 좀 드물다. 매끄러운 노래가 나오려면 울림통이 크고 뱃심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뚱뚱한 체격의 소프라노가 많다. 하지만 예외적인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리아 칼라스에 버금가는 미모와 노래 실력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대표적이다. 패션 브랜드들이 서로 그를 모델로 모셔가려 하고, 그의 앨범은 나오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린다. 2007년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도 선정됐다. 갓 나온 그의 네 번째 앨범 ‘추억(Souvenirs)’도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오페레타의 고전과 살롱 가곡들로 구성된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왜 그가 그토록 인기를 얻는지 짐작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대표곡이라 일컫는 레하르의 ‘내 입술, 그 입맞춤은 뜨겁고’가 그의 관능적 열정을 보여준다면,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레퀴엠’ 중 ‘피의 예수’는 드라마틱한 목소리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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