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한 반에 몇 명이 대학에 진학하는지 부모들은 궁금해한다. 고등학교 한 학급의 수는 보통 35명. 이 중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잘 가야 다섯 명 남짓이다. 강남권 학교 실적이 이 정도라면 타 지역은 보나 마나다. 재학생보다 재수생, 삼수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다. 의대 같은 인기학과는 입학하면 삼수생이 평균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요즘에는 고등학교 입학 초부터 재수를 결심하는 아이들이 있다. 재수를 결심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 학교 수업은 생기를 잃게 된다. 내신성적 반영률이 재수, 삼수에 따라 달라지므로 학교 내신에도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심지어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차피 학원을 다니며 대학 입시를 준비할 심산이니 빨리 대학 입학 자격을 얻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특정 대학, 특정 학과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학교 입학이 어려워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들어가고 싶어한다. 일단 대학에 들어가 ‘반수’하는 경우도 많다. 학과생들이 반수를 하거나 고시 공부를 하는 분위기라면 그 학과의 면학 분위기는 생각해보나 마나다.

학과나 대학을 한 번의 입학시험을 통해 정하는 시스템은 수정돼야 한다. 대학 간 이수과목 교류 수강, 편입 기회 확대, 복수전공 실시를 통해 대학 학과별 선호도를 충족해줘야 한다. 또 선진국처럼 학과별 우수대학 평가를 실시하고, 이러한 학과 출신 학생들이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 664호 (p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