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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본색 이근호 “FA컵 노터치”

4차례 A매치 4골, 물오른 감각 … K리그 우승 후 해외 진출 남다른 각오

킬러 본색 이근호 “FA컵 노터치”

킬러 본색  이근호 “FA컵 노터치”

월드컵대표팀에서 맹활약 중인 이근호(대구FC·왼쪽)는 최근의 상승세를 FA컵 때까지 이어갈 태세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로 거듭난 이근호(23·대구FC)는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11월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전을 치른 뒤 팀으로부터 특별 휴가를 받은 것이다.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이근호는 집이 있는 인천에서 머물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선배, 친구 등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허정무호 스트라이커 자리매김

1월 올림픽대표팀 전지훈련부터 시작해 사우디아라비아전까지 이근호는 휴식 없이 11개월을 달려왔다. 그래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금의 휴식이 매우 중요한 듯했다. 그에게 전화 인터뷰를 요청하자 친구들을 만나고 있으니 늦은 오후에 다시 통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밤 10시쯤 집에서 쉬고 있는 그와 통화할 수 있었다.

그에게 2008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2007년 K리그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2008년 K리그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고, 올림픽과 월드컵 대표팀에 동시 선발되면서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최근 네 차례 벌어진 A매치에서 4골을 넣는 등 허정무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났다.



이근호는 안부인사를 건네기가 무섭게 “솔직히 올해를 시작하면서 걱정이 많았어요. 주변에서 ‘다들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 ‘견제가 많이 들어올 것이다’는 이야기를 해서 부담이 컸어요”라며 그간 노심초사했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래서였을까. 사실 시즌 초반 이근호의 활약은 2007년만 못했다. 하지만 중반부터 그는 페이스를 끌어올려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그는 이번 시즌 32경기에 출전해 13골 6도움을 올렸다. 2007년의 10골을 훨씬 넘어섰다. 13골은 토종 공격수 중 최다골. 서동현(23·수원)이 34경기에서 13골을 넣었지만 출전경기 수가 32경기인 이근호가 상위에 올랐다.

K리그에서는 2007년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근호에게 대표팀에서의 경험은 시련으로 다가왔다. 대표팀에만 합류하면 이유 모를 2년차 징크스에 몸이 가볍지 않았다고 한다.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좋은 시절만 있었던 건 아니다.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그때의 시련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돌아와서는 큰 실망감에 빠졌고, 결국 K리그 2~3경기는 어떻게 치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올림픽 후유증이 고스란히 이어져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에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기회가 찾아왔다. 스리백과 포백을 저울질하던 허정무 감독이 본격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것.

고교 시절부터 투톱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이근호에게 4-4-2는 딱 맞는 옷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거짓말처럼 이근호는 경기마다 골을 터뜨렸고, 허 감독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졌다. 이근호는 “측면 윙 포워드는 수비 부담이 큰데 제가 그 부분이 부족해요. 하지만 투톱 스트라이커 한 자리는 워낙 어려서부터 많이 뛰어봐서 자신 있었거든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라고 했다. 최근 이근호는 대표팀 선배인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엄청난 존재감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그에게 ‘박지성’이란 선배는 어떤 존재일까. 이근호는 박지성과 함께 뛰는 것 자체가 감격이라고 했다.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어요. 함께 뛸 때면 확실히 한 차원 다르다는 걸 느끼거든요. ‘아, 이래서 지성이 형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랑 같은 팀에서 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 있잖아요, 공부 잘하는 사람이 뭐라고 하는 것과 못하는 사람이 충고하는 거랑 다른 느낌 같은 거요. 지성이 형에게 한마디 들으면 다가오는 게 달라요.”

이근호가 지금은 박지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뛰며 허물없이 지내지만 대표팀 합류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워낙 걸출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으니 여러 가지 면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대표팀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대표팀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아요. K리그에서 잘하던 선수들이 처음 대표팀에 합류해 부진할 때가 있는데, 본인은 물론 지켜보는 사람도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봐요.”

“기억에 남는 한 해 유종의 미 거둘 터”

마지막으로 그에게 “솔직히 축구선수로서 가장 이뤄보고 싶은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K리그 우승’이라고 대답했다. “선배들이 항상 ‘은퇴할 때까지 우승 한번 해보지 못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그만큼 K리그 우승은 힘들고 값지다’고 강조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K리그에서만큼은 꼭 우승해보고 싶어요.”

K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뒤 잉글랜드 등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해보고 싶다는 게 그 다음 바람이다. 이근호는 12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FA컵 준결승,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12월18일 열릴 준결승전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 포항과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12월1일부터 대구로 내려가 FA컵 출전을 준비한다. “달콤한 휴가를 빼앗아간 FA컵인데 꼭 우승해야죠. 독하게 마음먹고 있어요”라고 농을 던진 이근호는 “2007년과 2008년의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K리그와 대표팀에서 마무리를 잘했다는 것”이라며 “FA컵에서도 우승해 정말 기억에 남는 한 해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주간동아 2008.12.09 664호 (p56~57)

  • 최용석 스포츠동아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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