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1

2008.11.18

“샤토 ‘샤스 스플렌’ 풍부한 과일향 담았죠”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8-11-13 14: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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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토 ‘샤스 스플렌’ 풍부한 과일향 담았죠”
    프랑스 보르도 와인 ‘샤스 스플렌’의 뜻은 ‘슬픔이여 안녕’이다. 이 와인은 우리나라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일본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슬픔을 잊게 만드는 와인으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최근 이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포도농장) ‘샤스 스플렌’ 농장주 셀린 푸베(Celine Foubet·40) 씨가 방한했다. 와인 소비량이 급증하는 한국에 자신이 직접 만든 와인을 소개하고 홍보하기 위해서다.

    푸베 씨는 샤스 스플렌 외에도 샤토 ‘그레시에 그랑푸조’와 샤토 ‘카망사크’를 소유하고 있다. 1973년 샤스 스플렌을 인수한 어머니의 뒤를 이어 2000년부터 농장 경영에 나선 푸베 씨가 2003년에 그레시에 그랑푸조, 올해 카망사크를 인수한 것.

    이들 농장에서 생산된 와인들은 저마다 독특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보르도 지롱드 강 왼쪽 물리스 지역에서 생산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프티 베르도 등 세 가지 포도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혼합해서 만든 게 샤스 스플렌이다. 이 와인은 부드럽고 풍부한 과일향을 느낄 수 있어 그랑크뤼 3등급 못지않은 훌륭한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같은 물리스 지역에서도 최고의 요지로 꼽히는 그랑푸조 언덕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들어진 그레시에 그랑푸조는 여성적인 와인이다. 타닌이 강하면서도 맛과 향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카망사크가 생산되는 농장은 오메도크 지역에 있다. 그랑크뤼 5등급 와인인 카망사크는 남성적인 와인으로 타닌이 강하면서 힘이 있다. 코르크 마개를 연 뒤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푸베 씨의 꿈은 농장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평생 포도농장에서 생활해서인지 농장 일은 싫증이 났다. 그래서 끈질기게 다른 일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와인의 매력 때문이다.

    “와인은 정말 복잡하면서도 다양해요.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죠. 같은 포도나무에서 수확해 같은 병에 담은 와인이라도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거든요. 와인은 건축 예술작품과도 공통점이 많아요. 전통과 기술 사이에 균형을 잘 잡아야 해요. 한 병의 와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과 같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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