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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참 깜깜한 국감

의혹 2 軍 금융사기 주범 박 중위 로비의 끝은 어디였나

조기전역 위해 인사사령부 소령에게 억대 뇌물 … 군 검찰, 뇌물 행방에 대해선 함구

의혹 2 軍 금융사기 주범 박 중위 로비의 끝은 어디였나

의혹 2 軍 금융사기 주범 박 중위 로비의 끝은 어디였나

피해자 임모 씨가 박 중위와 나눈 대화 녹취록. 박 중위가 인사청탁 로비를 벌인 정황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다.

400억원대 금융사기 사건이 군내에서 발생한 것은 지난 6월. 피해자는 현역 육군 장교들을 포함해 750여 명이나 된다. 주범인 박모(25·3사 41기) 육군 중위는 ‘3개월 안에 50% 이상의 수익을 내서 돌려주겠다’며 동료 군인과 민간인에게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군 검찰에 구속됐다.

그리고 한 달여 지난 7월 말 군 검찰은 박 중위의 조기전역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억대의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육군 인사사령부 박모(37) 소령을 구속했다. 구속 당시 박 소령의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죄. 3사 출신으로 2006년 임관한 박 중위의 의무복무 기간은 2012년까지였다.

하지만 박 소령이 실제로 인사청탁 로비를 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사건 직후 군은 “현재까지 박 중위가 다른 군 관계자들에게 로비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군 검찰은 박 소령을 상대로 가로챈 현금의 사용처를 파악하는 한편, 박 중위의 계좌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해 금융사기 피해자인 전·현직 군 관계자 사이에서는 “실제로 군 최고 수뇌부를 상대로 한 인사청탁 로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끈다. 과연 로비가 있었던 것일까.

‘주간동아’는 최근 국정감사(이하 국감) 과정에서 드러난 이 사건의 각종 의혹을 추적함과 동시에 조기전역 청탁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을 차례로 접촉했다.



먼저 올해 초부터 피의자 박 중위와 함께 중간모집책으로 활동했던 예비역 장교 임모(33) 씨는 청탁과 관련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박 중위 평소 군 수뇌부 이름 들먹이며 전역 자신”

“지난해 말 박 중위를 처음 만나 직접 투자하고 투자자를 모을 때부터 박 중위는 자신이 조만간 조기전역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박 중위는 박 소령이 (군 최고 수뇌부) ○○○ ○○에게 로비해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믿고 있는 듯했다. 박 중위는 자신의 조기전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박 소령의 고향에 찾아가 박 소령 측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군 고위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말도 한 적이 있다.”

임씨는 그 증거라며 최근 기자에게 올해 1월26일 작성했다는 녹취록을 내밀었다. 다음은 녹취록 내용 가운데 일부.

박 중위 : 제가 지금 전역 문제로 일요일 날, 아 토요일인가? 핵심 관계자를 만났거든요. 그분이 ○○, 지금 현재 (군 최고 수뇌부) ○○○ ○○ 바로 엄청 친하신 고향 분, 아니 아니 그분이 지금 일단은 컨택할 거예요. 지금, 설날 전까지 결과가 … 결과가 나올 거예요. 그분이 본인이 해주겠다고 바로 결재를 한 거죠. (중략) 그분이 법 쪽에 최고 수장이라, 그 다음에 (군 최고 수뇌부) ○○○ ○○이랑 두 분을 바로 측근에 두고 있는 분이거든요. 그래서 그분 말이면 안 될 게 없어요. 법적인 문제도. 그래서 3월 안으로 분명히 저는 전역할 거예요, 어떤 식으로든. 그래서 혹시 만약에 안 된다 그러면 선배님한테….

임○○ : 그래, 괜찮으면 하는 거지.

또 다른 피해자 김모 씨도 기자에게 건네준 내용증명을 통해 인사청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올해 5월 박 중위의 사무실에서 그와 동업자들을 만났다는 김씨는 “박 중위가 자신이 쉽게 전역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내가 이를 의아해하자 자신을 봐주는 군내 배경이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청탁과 관련해서는 박 중위가 그 대가로 박 소령에게 1억원을 건넨 것으로 군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주간동아’가 입수한 박 중위의 계좌에 따르면, 올해 2월 박 중위의 계좌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박 소령 아들의 계좌로 1억원이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인사청탁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박 소령이 받은 돈의 행방이 핵심. 하지만 군 검찰은 국감 요구 자료 답변 등을 통해 박 소령을 지난 8월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및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으나, 돈의 행방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첩보 입수하고도 위법성 판단 못해

군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오를 만하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육군 고등검찰부는 4월경 박 중위의 사기행각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해 그 전모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군은 이미 지난해 10월 이 사건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국감에서 드러났다.

이주영 의원(한나라당)은 “기무사가 지난해 10월4일 ‘현역 간부 30여 명이 총 10억~15억원(개인별 500만원에서 2억원)을 박 중위에게 투자했다는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보고받은 3군사령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사건 첩보에 관한 군내 연락 및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육군은 첩보를 입수한 4월보다 3개월 전인 1월에 이미 헌병을 통해 박 중위의 주식투자 첩보를 인지하고 문제점을 확인했으나 그때는 위법성 판단을 전혀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만일 지난해 10월 첩보가 보고된 직후 군이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섰다면 피해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 실제로 육군본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기사건 피해액은 군이 첩보를 입수한 지난해 10월 이후 급격히 늘었다. 사기 투자금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의 피해액이 28억~29억원인 데 반해, 같은 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피해액은 370억원에 달했다.

심지어 박 중위가 구속된 5월28일 이후에도 5000만원, 3000만원, 1000만원 식으로 수억원의 돈이 박 중위의 계좌에 투자금 명목으로 입금됐다. 국감에서는 “사건의 심각성이 인식된 올 4월 이후에라도 관련 계좌를 폐쇄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면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 밖에도 군 수사당국은 수사과정에서 박 중위와 공모한 핵심 용의자로 해외 도피한 인터넷 금융 다단계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수배령조차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중위의 계좌에서 뭉칫돈으로 인출된 자금의 행방도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그의 계좌에선 2007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취인 정보를 알 수 없는 수억원대 뭉칫돈이 여러 차례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박 중위 사건과 관련해 불거지고 있는 추가 의혹에 대해 육군 고등검찰부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한나라당 김영우 의원

“쉬쉬하다 문제 키운 꼴 … 피해자들 인사상 불이익 없어야”


의혹 2 軍 금융사기 주범 박 중위 로비의 끝은 어디였나
400억원대 군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김영우 의원(한나라당·사진)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피해자들을 일일이 접촉한 김 의원은 송곳 같은 질의로 군의 잘못을 파헤쳐 눈길을 끌었다.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손해를 봐도 인사상 불이익 등의 이유로 하소연조차 못하는 군인들의 피해가 컸다. 군내에서 문제를 인식하고도 쉬쉬하면서 문제를 키워 안타깝다.”

-군 정보기관의 사전 대처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는데.

“사전예방, 사후대처 모두 문제였다. 대부분의 피해가 내사기간에 발생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심지어 이 사건에 깊이 관여한, 110억원가량의 피해액을 가로챈 민간인 2명이 사건 직후 해외로 도피했지만 이들에 대한 출국금지가 뒤늦게 내려져 검거에 실패했다. 게다가 지금까지 수배령조차 내려지지 않았다. 사정기관 간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체계화된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준비돼 있었다면 이 사건은 처음 첩보가 접수된 지난해 10월경에 막을 수 있었다.”

-피해를 본 군인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도 걱정된다.

“아직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이 인사상 불이익 등 또 다른 피해를 겪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젊은 장교가 자살까지 했는데, 만일 군이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제2, 제3의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주간동아 2008.11.04 659호 (p40~41)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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