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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류화선 파주시장

“파주, 남북 경협 견인차 되겠다”

류화선 파주시장 “통일특구로 최적의 입지, 교류와 협력 확대”

“파주, 남북 경협 견인차 되겠다”

“파주, 남북 경협 견인차 되겠다”

“파주는 한반도의 배꼽이다. 태아일 때는 배꼽을 통해 양분을 공급받는다. 파주가 남북관계에서 배꼽이 될 수 있다. 남북의 교류는 통일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류화선(60·사진) 파주시장은 거침없다. 기자로 일할 때부터 그랬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10년 넘게 삼성그룹에서 일하다 기자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곤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한국경제TV 사장을 역임했다. 2004년 보궐선거 때 파주시장으로 처음 당선됐는데, 그 뒤 언론은 파주에 ‘개벽’이라는 닉네임을 붙였다.

그가 또 다른 꿈을 꾼다. 파주통일특구가 그것. 파주와 개성이라는 ‘점’을 이어 ‘선’을 만든 뒤, 그 선을 해주로 연결해 ‘면’을 꾸리겠단다. 그 면은 남과 북을 세로로 지르며 광역경제권으로 기능한다. 경제라는 교집합으로 생물처럼 들썩이는 공동체다. “남북간 에너지를 결합한 시너지 연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 남북이 으르렁거린다. 간첩사건도 터졌다. 백일몽처럼 들린다.

“1970~80년대 남북 지도자가 만나는 건 백일몽이었다. 그런데 김대중-김정일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는가. 통일특구는 결코 백일몽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때 파주통일특구의 뒷배 격인 ‘통일경제특별구역 지정운영법’을 발의한다. 임태희 의원이 앞장섰다. 파주통일특구의 ‘저작권’은 류 시장과 임 의원 몫이다. 임 의원은 17대 국회 때 ‘통일경제특구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으나 국회 임기종료로 폐기됐다.



“2005년 2월 임태희 나경원 정두언 이혜훈 의원과 함께 파주의 취영루라는 만두집에서 남북교류를 주제로 대화했다. 임 의원과 내가 통일특구 구상을 꺼냈다. 법적,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해 파주에 남북협력의 씨앗을 뿌리자는 거였다.”

- 한나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했다. 취영루 모임의 분위기는 달랐나 보다.

“한나라당이 교류, 협력을 비난한 적은 없다. 두 정권은 북한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졌다. 원칙 없는 퍼주기를 지적했을 뿐이다.”

“북한에 실제로 도움 주는 일”

- 남북관계가 얼음장이다. 북한은 대화를 거부한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보나.

“현 정부는 앞선 두 정권처럼 북한에 굽실대거나 구걸하지 않았다. 원칙을 세우고 끌려가지 않으면서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결국 교류, 협력의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 파주통일특구의 큰 그림은 뭔가.

“국회에서 법적, 제도적 인프라가 구축되면 경기도와 중앙정부가 개입한다. 북한은 개성 및 금강산에서 일부 기업과 경제협력을 해왔다. 파주통일특구는 그보다 한 단계 위다. 파주는 부품, 물류, 사람의 정거장이다. 개성의 배후에서 인력과 물자를 공급한다. 부품 공급기지로도 기능한다. 물류가 발생하면 배후지와 접하지가 필요한데, 파주는 인천공항 김포공항 인천항 해주항과 가깝다. 경의선은 유라시아로 뻗어나가는 교두보다. 남북이 서로를 익히는 체험교육장으로서 북한 주민들에게 교육도 제공한다. 통일특구에서 기술과 시장경제를 익히는 것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외국기업에게 파주가 부품과 창고를 제공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꾸릴 ‘국제화 신도시’에는 외자를 유치한다. 비무장지대(DMZ)도 관광자원으로 함께 가꿔나간다.”

- 홍콩과 선전(深)이 떠오른다. 통일 전 동·서 베를린도 연상된다.

“홍콩-선전 모델이 더 적절하다. 홍콩-선전은 ‘경제통합’ 모델이다. 중국은 1984년 선전을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홍콩과의 결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베를린은 경제통합 의미가 약하다. 따라서 홍콩-선전 모델의 연구가 필요하다. 거시적으로는 파주와 개성이 경제적으로 결합하는 방안도 요구된다고 본다. 개성공단은 자리잡는 데 5년 넘게 걸렸다. 홍콩과 선전을 잇는 광역경제권은 10~20년이 걸렸다. 정치를 비롯한 외생변수 때문에 늦어질 수 있다. 그러나 외생변수 덕에 더욱 빨라질 수도 있다.”

- 파주시가 군사도시의 때를 벗고 있다. ‘파주의 시각’에서 통일특구의 의미는 뭔가.

“냉전의 상징이던 군사도시가 냉전을 넘어서는 통일특구로 바뀌는 것이다. 남과 북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에서 가장 잘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게 경제특구다. 파주만큼 ‘통일의 창구’ 노릇을 할 준비가 된 곳도 없다. 통일특구는 파주가 광역경제권의 허브로, 자족도시로 자라는 데 기여할 것이다. 파주는 한반도의 배꼽이다. 태아일 때는 배꼽을 통해 양분을 공급받는다. 파주가 남북관계에서 배꼽이 될 수 있다. 남북의 교류는 통일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류 시장은 100m 달리기가 떠오르는 속도로 말을 이었다. 파주통일특구가 류 시장이 살아온 궤적처럼 거침없이 달릴 수 있을까. 남북관계는 마주 달리는 기관차를 연상케 한다. 평양은 범위가 넓은 통일특구는 주민 통솔이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서울 국방부도 파주통일특구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러나 그는 낙관한다. 100m가 아니라 마라톤을 본다.

“남북관계는 고속도로가 아니라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장애물도 만나고 감속도 필요하다. 그러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개성공단을 백지화하자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교류, 협력의 확대가 결국 한반도의 큰 그림이다. 파주가 그 길목에 서 있다.”



주간동아 2008.09.16 653호 (p60~61)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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