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7

2008.08.05

상복 터진 ‘자전거 시장’ 신바람 질주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입력2008-07-30 10:5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상복 터진 ‘자전거 시장’ 신바람 질주
    ‘상복’ 많기로 유명한 박완수 경남 창원시장이 또 한 번 다른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부러움을 샀다.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상임대표 강지원)가 뽑은 ‘2008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공약이행 성과’에서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이 최우수 사례로 선정된 것.

    심사를 맡은 라미경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공약이 ‘시민 따로, 행정 따로’의 정책 추진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은 시기적으로 절묘했을 뿐 아니라 시민과 기업체 등 상호협력 시스템이 잘 구축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자전거타기 운동이 쉽게 정착된 것은 아니다. 창원시의 소득수준이 전국 최고인 데다, 도로 정비도 잘 돼 있어 시민들이 편리한 자동차를 놔두고 자전거를 탈 이유가 없었던 것. 하지만 박 시장은 2006년 11월 창원시를 ‘환경수도’로 선포한 뒤 이듬해 3월 자전거타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국 처음으로 자전거정책과도 신설했다.

    “브릭스(BRICs) 경제의 고도성장은 석유 소비 급증으로 이어져 고유가 시대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1997년 도쿄의정서 이후 지구온난화와 환경 문제가 세계적 과제인데, 이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대안이 자전거 타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문화에 익숙해 있을 때 새로운 대안을 찾는 역발상의 창의성을 발휘했으며, 시민과 함께하는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최근 초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자전거가 각광받고 있으니, ‘자전거 정책’은 선견지명 시책이었던 셈이다.



    박 시장은 자전거타기 운동에 솔선수범했다. 2007년 2월부터 출근만큼은 꼭 자전거로 하고 있다. 처음엔 ‘전시행정이다’ ‘저러다 말겠지’ 하던 공무원과 시민도 지금은 박 시장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적극 동참하고 있다. 창원시의 자전거 보유율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구당 0.75대로 높아졌다.

    “자전거는 건강, 경제, 환경, 교통 등 장점이 많은 교통수단이지만 이용하기 편해야 시민들이 자전거 타기에 동참합니다. 그래서 올해 자전거 관련 인프라 확충과 제도적 장치 마련, 시민 붐 조성을 위해 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 안에 시민들이 손쉽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반납할 수 있도록 100m마다 무료대여소를 설치할 계획이며, 자동차 위주인 도로시설물 설치기준을 자전거 중심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안전한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신호등 등 우리 시에서 개발한 모델이 전국 표준모델이 될 것입니다.”

    자전거 출퇴근 수당지급 조례 제정, 공영자전거 도입, 자전거 수리비 지급 등 독창적 정책들도 시민의 자전거 이용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은 다른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여 노하우를 배우려는 관계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