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7

2008.08.05

올여름 발레 팬들은 좋겠네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07-30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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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발레 팬들은 좋겠네

    ‘발레 엑스포 서울’에 참가하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발레단.

    발레 무대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무용수들이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난도 연기를 펼치면 마치 내 몸과 마음도 일상의 어떤 한계를 뛰어넘을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습관도 고칠 수 있을 것 같고, 이루기 힘들었던 목표도 손에 잡힐 듯해진다.

    그 마력을 느낄 기회가 많아졌다. 클래식 연주무대가 조금 한산해진 요즘, 세계적 수준의 발레 공연이 차고 넘친다. 영국의 로열발레, 프랑스의 파리오페라발레와 함께 세계 3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merican Ballet Theater, ABT) 내한공연을 비롯해 한국발레협회가 발레 대중화를 위해 마련한 ‘발레 엑스포 서울’, ‘월드스타’ 강수진과 보스턴발레단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12년 만에 한국을 찾는 ABT는 희극발레 ‘돈키호테’와 본공연에 앞서 열리는 ‘오프닝 갈라’를 선보인다.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아름답고 발랄한 아가씨 키트리와 낙천적인 이발사 바질의 경쾌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난도의 테크닉에 플라멩코를 포함한 정열적인 스페인 춤과 선율이 가미돼 이국적 흥취를 돋운다. 카를 체르니의 음악에 해럴드 랜더가 안무를 맡았다. 반주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7월31일∼8월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88-1114).

    8월16~23일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발레 엑스포 서울’은 유명 컨템포러리 발레를 대거 선보인다. 미국 툴사발레단과 발레 엑스, 독일의 알토 발레 시어터 에센, 캐나다의 발레 브리티시 컬럼비아 등 4개 외국 단체가 참가해 아시아 초연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발레 의상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궁정발레 패션쇼’, 지난해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박세은 등 신예무용수가 참가하는 ‘영스타 갈라’ 등도 선보인다(02-538-0505).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강수진은 세계 정상급 무용수, 뮤지컬 가수들이 출연하는 발레와 뮤지컬의 갈라 공연 ‘강수진과 친구들’을 무대에 올린다. 포항(7월30일 효자아트홀), 의정부(8월1일 의정부문화예술의전당, 02-3674-2210). 또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콘체르토 바로코’ 등 3가지 모던발레를 선보이는 보스턴발레단의 무대는 클래식 발레와 달리 역동적이면서 파격적인 안무가 기대되는 공연이다(8월27~28일, 고양아람누리, 1577~7766).



    올여름 발레 팬들은 좋겠네
    해마다 이맘때면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여름 음악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올해는 7월26일부터 8월31일까지 ‘사랑과 죽음의 키스’라는 주제로 200여 개 공연이 선보인다. 때마침 2006년 잘츠부르크 축제 때의 ‘모차르트 갈라’ DVD(도이치 그라모폰)가 선보여 직접 갈 수 없어 아쉬워하는 이들에게 위안거리가 될 듯하다.

    이 특별한 갈라 콘서트에는 다국적 모차르트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영국인 지휘자 대니얼 하딩, 빈 필하모닉, 독일의 르네 파페, 캐나다의 마이클 셰이드, 프랑스의 파트리샤 프티봉,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시우리나와 안나 네트렙코 등등.

    먼저 빈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돈 조반니’의 우렁찬 서곡에 이어 서정적인 베이스 르네 파페가 ‘카탈로그의 노래’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한가운데로 안내한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고 객석에 긴장이 조금 풀어질 무렵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등장해 특유의 아름다운 카리스마로 오페라 ‘이도메네오’ 중 ‘엘렉트라’를 불러 관객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다. 콘서트는 모차르트 교향곡 38번 ‘프라하’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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