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6

2008.07.29

“세상 공짜는 없다” … 소비주권 지킴이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8-07-2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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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공짜는 없다” … 소비주권 지킴이
    “길에서 선물 주며 설문지 작성해달라는 사람들 많죠? 그것도 조심하세요.”

    한국소비자원 홍보팀 오승건(48) 차장은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소비 전문가’다. 장사꾼의 교묘한 술수에 넘어가 눈 뜨고 코 베인 사연을 듣는 게 업이다 보니, 사람을 만날 때마다 “물건을 살 때는 무조건 신중하라”는 당부부터 한다. ‘거저 주는 장사 없고, 소비자에게 사은(謝恩)하는 행사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최근 ‘정말 그런 거야? : 소비자 주권시대, 소비상식사전’을 펴냈다. 신종 사기수법의 ‘부비트랩(booby trap)’이 널린 이 세상에서 시장의 약자인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정보를 44개 주제로 묶어 꼼꼼히 정리했다. 가짜 휘발유 구분법, 여행상품 계약 시 유의점, 택배 서비스 이용 요령 등을 필요할 때 찾아보고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차장이 말하는 ‘소비주권 지키기’의 원칙 중 하나는 ‘전문가에게 묻기’.

    “값이 너무 싸서 유사 석유로 의심된다면 한국석유품질관리원(1588-5166, www.kipeq.or.kr)에 신고하라. 석유품질관리원이 해당 주유소에 나가 검사한 뒤 유사 휘발유로 판정되면 50만원의 포상금도 받을 수 있다.”(‘정말 그런 거야?’ 30쪽)

    그러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법. 아무리 소비 전문가라 해도 오 차장 역시 종종 마음 약한 소비자가 된다.



    “식당에서 신발을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주인이 나 몰라라 하는 거예요. 실랑이 좀 하다가 얼굴 붉히기 싫어 그냥 넘어갔죠.”

    이 얘기 끝에 그는 ‘역시 소비 전문가’다운 설명을 덧붙였다. ‘잃어버린 신발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식당에 붙어 있어도 원칙적으로는 분실한 신발을 식당이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압력밥솥을 평가할 때는 직접 밥을 지어 밥맛을 비교해보곤 해요. 소비자에게 믿을 만한 정보를 주고 싶거든요.”

    마지막으로 휴가철에 바가지 쓰지 않는 법에 대해 묻자 그는 곧바로 짧지 않은 체크리스트를 일러준다.

    “숙소는 미리 예약하는 게 좋아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도 꼼꼼히 살펴보고, 후기가 칭찬 일색이면 혹시 업체가 조작한 게 아닌지 의심해보세요. 주위 사람들의 얘기도 잘 들어보시고요.”

    이 기사의 작성에는 서혜림 대학생 인턴기자

    (연세대 영문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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