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5

2008.07.22

와인이 쿨한 여름을 만났을 때

한국인 취향과 입맛에 딱 맞는 와인 찾기… 차게 먹는 화이트·로제·스파클링이 대세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입력2008-07-14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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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이 쿨한 여름을 만났을 때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베스트 5’로 뽑힌 와인들(왼). ‘피크닉·파티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차게 마시니 알코올 도수가 더 낮게 느껴지네요.”

    “난 이런 스파클링 와인이 청량감 있어 좋더라.”

    7월4일 서울 신사동 포도플라자에서 열린 WSET코리아 주최 ‘와인 포 서머’ 행사 참가자들이 34종의 여름 와인을 하나하나 맛보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 행사는 와인아카데미 WSET가 국내 와인 수입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여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제안함으로써 기획됐다. 이에 13개 업체가 총 34종의 와인을 보내왔다.

    이 행사에 초대받은 WSET 와인아카데미 동문 70명, 와인 담당기자, 일반인 참가자 등 총 150명의 ‘와인 감정단’은 얼음물에 담긴 시원한 여름 와인들을 일일이 마신 뒤 각자 베스트를 가렸다. 주최 측은 각 감정단에게 스티커 9장씩을 나눠주고 마음에 드는 와인에 투표하도록 했다. 감정단 중에는 수개월간의 교육으로 전문가에 가까운 실력을 갖춘 준전문가도 있었고,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도 있었다. WSET코리아 이인순 대표 강사는 일반인을 포함시킨 테이스팅 행사의 기획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와인문화가 전문가 중심으로 흘러가 누구나 쉽고 편하게 와인을 즐기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취향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의 취향과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여름 와인을 찾는 데 의미를 뒀습니다.”



    1위는 伊 피오 체사레 모스카토 다스티

    와인이 쿨한 여름을 만났을 때
    WSET코리아는 영국의 대표적인 와인 및 주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WSET의 국내 운영 기관이다. WSET는 현재 영국 미국 일본 등 39개국 336개 도시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 단계별로 인증서를 부여하고 있다.

    각 업체들이 고심 끝에 선정해 보내준 여름 와인들은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 와인 등 차게 먹는 와인들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누구나 마실 수 있는 와인’이라는 취지에 맞춰 가격 부담이 적은 8만원대 이하의 와인들이 많이 추천됐다.

    “우리나라의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수요는 9대 1에 이릅니다. 레드 와인 편식이 심한 편이죠. 레드 와인 이외에 ‘기타 와인’도 눈여겨봐 달라는 의미에서 일부러 이 행사를 여름에 맞췄습니다.”(이인순)

    준전문가와 일반인들이 ‘신의 물방울’의 세계에 흠뻑 취해 베스트를 가리는 가운데, 바로 옆 교실에서는 WSET의 최고과정인 어드밴스 인증서를 취득한 와인 전문가 21명이 피크닉 음식에 가장 잘 맞는 와인들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와인의 향을 맡고, 혀와 입으로 맛을 음미하는 모습은 한눈에도 전문가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과일, 돼지고기 편육, 닭가슴살 샐러드, 바비큐 꼬치구이, 롤(김밥), 토마토 양상추 샌드위치 등 한국인이 피크닉이나 여름 파티 때 즐겨 먹는 음식 6가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가렸다. 테이스팅에 쓰인 25종의 와인 역시 9개 수입사가 각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들을 엄선해 보내준 것이다.

    테이스팅에 참가한 정수지 씨는 닭가슴살 샐러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베란다 그랜드 리저브 샤르도네’를 꼽았다. 그는 “채소의 상큼한 질감이 버터처럼 부드러운 이 와인의 아로마와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한편 돼지고기 편육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선택된 ‘쉴드 에스테이트 바로사 메를로’는 ‘와인의 당분과 특유의 향(스파이스)이 돼지고기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고기 맛에 달콤함을 더한다’는 이유로 강력 추천됐다.

    행사가 마무리되고 드디어 베스트 여름 와인과 6가지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차례대로 공개됐다.

    여름 와인의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11.1%의 지지를 얻은 이탈리아산 화이트 와인 ‘피오 체사레 모스카토 다스티’ 2007년산이다. 모스카토 품종 특유의 달콤하고 풍부한 과일향이 와인 초보자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아 큰 지지를 받았다. 2위를 차지한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화이트 와인 ‘도멘느 피스테 피노 그리 셀렉션’ 2006년산은 열대 와인처럼 향이 달콤하지만 신맛이 강해 양면적 매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3위는 ‘파스칼 졸리베 상세르 블랑’에게 돌아갔다. 상큼하고 가벼운 향 덕에 그야말로 여름이 제철인 와인이다.

    여름 와인 BEST 5
    순위
    와인명(수입사)
    산지/ 종류
    득표율
    1
    피오 체사레 모스카토 다스티 2007(신동와인)Pio Cesare Moscato d’Asti
    이탈리아

    화이트
    11.1%
    2
    도멘느 피스테 피노 그리 셀렉션 2006(비노트레이딩)

    Domaine Pfister Pinot Gris Se、letion
    프랑스

    화이트
    10%
    3
    파스칼 졸리베 상세르 블랑 2007(신동와인)

    Pascal Jolivet Sancerre Blanc
    프랑스

    화이트
    5.7%
    4
    로사 리갈 2005(두산BG)

    Rosa Regale 2006
    이탈리아

    스파클링
    5.5%
    5
    폴 자불레 에네, 크로제 에르미타주 뮐 블랑슈2005(나라식품)

    Paul Jaboulet A^ne、, Crozes Hermitage Mule Blanche
    프랑스

    화이트
    5.1%


    피크닉·파티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
    음식
    와인명(수입사)
    산지/ 종류
    득표율
    과일 발비 소프라니 모스카토 다스티 2007

    Balbi Soprani Moscato d’Asti

    (길진인터내셔널)
    이탈리아

    스파클링
    68%
    돼지고기편육 쉴드 에스테이트 바로사 메를로 2005

    Schild Estate Barossa Merlot(SK네트웍스)
    호주

    화이트
    33%
    닭가슴살샐러드 베란다 그랜드 리저브 샤르도네 2006

    Veranda Grand Reserve Chardonnay

    (길진인터내셔널)
    칠레

    화이트
    42%
    바비큐꼬치구이 뷰 마넨 까베르네 소비뇽 리저바 2005

    꼬치구이 Viu Manent Cabernet

    Sauvignon Reserva(와인센터)
    칠레

    레드
    36%
    롤(김밥) 뉴에이지 화이트 논 빈티지

    New Age White(수석무역)
    아르헨티나 화이트
    48%
    토마토 양상추샌드위치 마운트 넬슨 소비뇽 블랑 2006

    Mount Nelson Sauvignon Blanc(나라식품)
    뉴질랜드

    화이트
    36%


    *자료 제공 : WSET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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