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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아이 웨이웨이 개인전

시대의 부조리 건축언어로 고발

시대의 부조리 건축언어로 고발

시대의 부조리 건축언어로 고발

아이 웨이웨이 ‘동화-청나라 시대의 나무의자 1001개’

‘새둥지’를 닮은 2008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의 디자인에 건축회사 Herzog · de Meuron과 함께 참여했던 작가 아이 웨이웨이를 두고 큐레이터 후 한루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독학으로 건축가가 됐다. 그는 전통적인 중국의 공예기법과 재료들을 서구의 미니멀리즘적이며 건축학적인 언어와 교배해 하이브리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바로 이러한 특징이 그를 지금 이 시대의 문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아티스트이게 한다.”

아이 웨이웨이는 중국 현대미술에서 특이한 위치를 선점한 작가다. 그는 작가뿐 아니라 전시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이자, 건축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붉은색 혹은 마오쩌둥 주석만 그리는 여타의 중국 작가와는 달리, 아이 웨이웨이는 레디메이드(ready-made) 오브제를 해체하고 변형해 사물에 부여된 사회적 의미를 전복하면서 중국의 중앙집권 체제나 복잡다단한 사회사와 문화사를 고발한다. 마르셀 뒤샹의 다다이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그는 파괴와 재결합 과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도 하고, 단절하기도 하면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낸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원근법 연구’ 시리즈는 물론, ‘테이블 코너’ ‘Colored Vases’처럼 신석기시대부터 한·당·명·청대의 도자기와 가구 등을 이용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또한 카셀 도큐멘타에서 선보였던 ‘동화’를 비롯해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전위적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 웨이웨이는 중국의 저명한 현대시인인 아이 칭의 아들로 1957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그는 공예미술학교 교수 쩡커의 도움으로 1978년 베이징영화학교에 입학했고, 1981년 뉴욕으로 건너가 파슨스 디자인스쿨 등에서 수학했다. 12년 만에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와 ‘China Art Archives and Warehouse’를 설립하면서 중국 내 활동을 시작, 2005년 시카고현대미술관과 2006년 시드니 비엔날레 등에 참여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의 부조리 건축언어로 고발

아이 웨이웨이 ‘원근법 연구-백악관’

파괴와 재결합 통해 새로운 의미 창조



아이 웨이웨이는 지난해 카셀 도큐멘타에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에 크게 각인됐다. 그는 10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행사였던 만큼 엄청난 규모의 작품으로 승부하려 했던 것 같다. 전시장 곳곳에 1001개의 의자와 함께 1001명의 중국인을 초대하는 ‘동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동시에 명·청 시대 가옥의 나무문과 창문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조형물 ‘Template’까지 설치했다. 그런데 야외에 설치된 ‘Template’가 폭우로 전시 개막 후 며칠 만에 무너져버렸다. 작가는 작품을 보수하지 않고 무너진 모습 그대로 전시를 지속했다. 베이징의 톈안먼, 워싱턴 DC의 백악관처럼 각국의 권력을 상징하는 건물들을 배경으로 한 ‘원근법 연구’ 시리즈에서 보여준 특유의 호방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매사 자신이 처한 사회적 시스템을 꿰뚫어보고, 거기서 발견된 부조리를 그만의 유머로 순발력 있게 대응했던 아이 웨이웨이. 과연 그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하는 세계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혹여 자신이 만든 ‘새 둥지’를 겨냥하며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드는 새로운 ‘원근법 연구’ 시리즈가 나오지는 않을까, 혼자 상상해본다. 전시는 5월7일부터 6월1일까지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다(문의 02-734-6111~3).



주간동아 2008.05.20 636호 (p80~81)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계원예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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