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5

2008.05.13

美 노인들 녹지도시에 살어리랏다

은퇴 노인들이 살기 좋은 도시 베스트 10 선정 대부분 시골과 도시 장점 갖춘 곳

  • 전원경 주간동아 객원기자 winniejeon@hotmail.com

    입력2008-05-07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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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수명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길어지다 보니, 은퇴 후 제2의 생을 알차게 준비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미국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최신호는 미국의 여러 도시 중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살기 좋은 도시 베스트 10’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선정기준에서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가장 중시한 것은 ‘도시에 얼마만큼 많은 녹지가 있느냐’는 점이다. ‘유에스…’의 설명에 따르면, 노인들은 도시의 기반생활을 이용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시와 시골의 장점을 고루 갖춘 ‘녹지가 많은 도시’가 노인들이 살기에 최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버지니아비치는 손자들 위한 놀이터 많아서 선정 ‘이채’

    ‘유에스…’가 선정한 10대 도시는 앨버커키(뉴멕시코 주), 오스틴(텍사스 주), 시카고(일리노이 주), 콜로라도스프링스(콜로라도 주), 잭슨빌(플로리다 주), 피닉스(애리조나 주), 포틀랜드(오리건 주), 롤리(노스캐롤라이나 주),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 주), 버지니아비치(버지니아 주)다. 이들 중 샌디에이고나 피닉스는 이미 미국인들 사이에서 은퇴 후 살기 적당한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사막지대에 있는 피닉스는 여름이면 40℃ 이상으로 기온이 오를 때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물가가 싸고, 시 당국이 앞장서서 녹지를 가꾸는 데 열심이기 때문에 노인들이 살기에 적당한 지역이라는 것이 ‘유에스…’의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국립공원이 인접한 플로리다의 잭슨빌 역시 자타가 공인하는 전원도시 중 하나다. 이 도시는 2000km2가 넘는 광대한 녹지에 있다. 잭슨빌 시민들은 집 근처에서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카누 타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잭슨빌의 녹지는 여타 도시의 공원과 다른, 진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잭슨빌 시 당국의 자랑이다.

    10대 도시 중에는 재미있는 이유로 선정된 곳도 있다. 버지니아비치는 미국 전역에서 놀이터가 가장 많은 도시다. 손자들이 와서 뛰놀기에 적당하기 때문에 이 도시를 선호하는 노인층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 밖에 오스틴, 콜로라도스프링스, 롤리는 외곽엔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중심가엔 공원이 많은 이상적인 중소 도시들이다.



    산악 지대로 이름난 콜로라도 주의 콜로라도스프링스는 더욱 자연과 가까이 있는 도시다. 이곳에서는 조금만 도시 외곽으로 나가도 야생 상태의 큰 사슴이나 흑곰을 볼 수 있다. 콜로라도답게 도시 외곽에서 바로 트레킹 코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유에스…’가 선정한 10대 도시 중 가장 의외의 도시는 시카고일 것이다. 고층 빌딩이 운집한 대도시 시카고와 노인들이 한가로운 노년을 보내는 전원도시의 이미지는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카고 시민들은 이 도시에 552곳의 공원과 33개의 해변이 있다는 사실을 곧잘 자랑하곤 한다.

    올해 들어 뉴멕시코 주의 앨버커키 시는 바위투성이인 구티에레즈 계곡 일대를 녹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구티에레즈 계곡의 험준한 바위산들을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보존하는 생태공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앨버커키 시는 이 같은 시 당국의 노력이 높은 점수를 얻어 ‘은퇴 노인을 위한 10대 도시’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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