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4

2008.05.06

프렌치 팝 디바 한국팬에 첫인사

  • 입력2008-04-30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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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치 팝 디바 한국팬에 첫인사

    5월8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 케렌 앤.

    케렌 앤(Keren Ann)의 노래는 TV와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 수가 없다. 그만큼 그의 음악이 최근 광고 배경음악으로 즐겨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Not going anywhere’ ‘End of May’ ‘Seventeen’ ‘Right now · right here’ 등이 모두 광고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곡들이다. 특히 2004년 모 이동통신사 광고에 삽입돼 그의 이름을 국내에 알리는 계기가 된 ‘Not going anywhere’는 그해 한국에서 가장 라디오 전파를 많이 탄 곡 가운데 하나로 꼽혔을 정도였다. 그런 케렌 앤이 5월8일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케렌 앤은 1974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열한 살 때인 1985년 파리로 이주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지금은 파리와 뉴욕, 아이슬란드 등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아버지는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어머니는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인으로 그 역시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의 이중국적자다. 이런 다소 복잡한 혈통적 배경은 샹송의 바탕 위에 미국식 팝, 여기에 유대 전통음악과 인도네시아 음악까지 녹여낸 그만의 독특한 프렌치 팝 스타일을 이루는 근간이 됐다.

    케렌 앤은 1960년대 프랑스 갈, 프랑수아즈 아르디 등에 의해 만개했던 프렌치팝의 전성기를 재현해낼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속삭이듯 부르는 그의 노래는 슬픔을 머금은 바람 같다. 무심한 듯 불어가지만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참을 수 없는 짙은 쓸쓸함이 남는다. 젊음의 방황과 고독을 노래하는 이 가냘픈 싱어송라이터의 감수성은 여리디여리지만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까지 스스로 하는 음악적 실력만큼은 강건하다. 이번 공연에서 케렌 앤은 앞서 말한 익숙한 히트곡들은 물론 지난해 발매된 5집 앨범의 수록곡을 두루 들려줄 예정이다.

    프렌치 팝 디바 한국팬에 첫인사
    영국식 기타팝(킨처럼 기타가 아니라 건반을 앞세운 그룹도 있기는 하지만), 또는 영국풍 모던록 정도로 정의할 수 있는 브릿팝은 한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당연히 브릿팝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국내 뮤지션도 여럿 있는데 그중 넬(Nell)은 단연 돋보이는 그룹이다.

    데뷔 당시 서태지에 의해 발탁된 것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넬은 이제 열혈 마니아들을 거느린 컬트 밴드의 위상을 넘어 대중성을 획득한 그룹으로 우뚝 섰다. 이들의 신보 ‘Separation Anxiety’는 이를 잘 보여준다. 전작인 3집에서 ‘마음을 잃다’라는 중독성 강한 히트곡을 남겼던 넬은 이번 앨범에서 균질한 대중적 친화제를 곳곳에 뿌려놓았다. 홍대 인디신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밴드 델리 스파이스의 윤준호가 프로듀싱을 맡은 영향력도 느껴진다. 첫 싱글로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기억을 걷는 시간’도 좋지만 타이틀 곡인 ‘Separation anxiety’와 ‘Moonlight punch romance’ ‘Promise me’ 등도 충분히 좋다.



    연약한 듯하지만 호소력 있는 김종완의 보컬과 이재경의 투명한 기타 톤은 브릿팝의 황제라 할 라디오헤드의 그것에 가장 근접해 있다. 때론 직설적이고 때론 은유적이거나 철학적인 가사도 넬의 음악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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