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1

2008.04.15

가수 김광석을 다시 대중 곁으로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4-11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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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김광석을 다시 대중 곁으로
    정혜경 씨는 올해 서른 살이다. 98학번인 그는 빛나는 20대의 대부분을 21세기에 보냈다. 그런 그가 1980, 90년대 아이콘이었던 고(故) 김광석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어릴 때 라디오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들었을 때는 그저 그랬어요. 그때는 서태지가 더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제가 그 노래를 흥얼대고 있더라고요. 내가 왜 이 노래를 부르지…. 뭔가 짠하던데요.”

    그 노래 ‘서른 즈음에’는 김광석의 대표곡이다. 김광석이 세상을 떠나고 10여 년이 지난 후에 서른 즈음을 맞은 정씨는 그렇게 ‘광석 아저씨’와 만났다.

    “김광석이라는 인물 자체보다 사람들이 김광석의 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궁금했다”는 그는 전시회 준비기간 2년 중 처음 1년 동안 김광석의 가족, 팬, 후배 음악가들을 만나고 인터뷰했다. 그가 그랬듯, 그가 만난 사람들 모두 김광석의 노래를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그래서 ‘유쾌한 혜경 씨의 서른 즈음에’라는 부제가 붙은 ‘김광석 리포트’ 전시는 “서른세 살에 작고한 아티스트에 대한 젊은 아티스트의 회고”이자,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서른 즈음을 보냈던(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새로운 기록이다.



    영상 및 설치 작품들로 구성된 그의 전시회에는 유독 ‘오토바이’가 많이 등장한다. 김광석과 오토바이의 연관성은 뭘까.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죽음’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싶었어요. 콘서트 영상기록을 보면, 7년 뒤 마흔에는 가죽바지에 체인을 몸에 감고 할리데이비슨을 탄 채 떠나고 싶다는 말이 나오거든요. 제 생각에 그때 광석 아저씨는 일탈을 꿈꿨던 것 같아요. 오토바이는 일탈을 의미하잖아요.”

    일탈하는 김광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정씨의 이번 전시회는 4월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대안공간 갤러리 꽃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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