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9

2008.04.01

“10~15초 안에 캐릭터 전환, 피 말라요”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3-26 16:3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10~15초 안에 캐릭터 전환, 피 말라요”
    파이브 코스 러브에 출연하는 배우는 세 명. 5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졌기 때문에 한 명의 배우는 2시간여 공연 동안 최소 5번, 배역에 따라서는 6, 7번씩 변신을 해야 한다. 분장 경력 11년차인 최유정(35·사진 오른쪽) 분장디자인 팀장은 그 변신을 책임지고 있다. 관객들이 잠시 숨을 고르는 무대전환 시간 동안 그는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 분장 담당자가 하는 일은 뭔가?

    “배우의 겉모습을 만드는 건 의상과 분장 두 가지가 있다. 분장에는 메이크업은 물론 헤어스타일도 포함된다. 의상 담당자의 경우는 공연 콘셉트에 맞춰 의상을 정하면 대부분의 일이 끝나지만, 분장 담당자는 공연과 정해진 의상에 맞춰 분장의 방향을 정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

    - 무대전환 시간이 짧은데 무대 뒤는 굉장히 바쁘겠다.

    “10~15초 안에 모든 걸 끝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정신이 없다. 배우 한 사람당 스태프 서너 명이 붙어 옷을 갈아입히고 분장을 돕는다. 배우만 동선이 있는 게 아니라 무대 뒤 스태프도 최대한 신속히 움직이도록 각자 맡은 배우가 나오는 방향에 맞춰 동선을 정한다.”



    - 공연 중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파이브 코스 러브’의 경우 여배우는 총 4개의 가발을 쓴다. 어떤 때는 시간이 없어 가발에 고정 핀을 꽂지 못하고 그냥 내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대 뒤 작은 구멍으로 바라보며 혹시나 가발이 떨어질까 마음 졸였던 적이 많다. 또 남자 배우의 얼굴에 수염을 붙였는데 공연 중 땀이 많이 흘러 수염이 떨어져나갈 지경에 이르렀다. 배우가 손가락으로 누르며 노래를 부르는데 정말 피가 마르더라.(웃음)”

    - 일반 메이크업과 무대분장의 차이점은?

    “무대분장은 관객들이 무대 위 배우의 모습을 잘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므로 일반 메이크업과 다르다. 피부를 전부 덮을 정도로 진한 화장을 하는데, 일반 메이크업이나 영화, 방송 분장보다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는 게 매력이다. 예전에는 단지 표정만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진하더라도 배우가 아름답게 보일 수 있게끔 노력한다. 여배우들에게는 특히 분장이 예민한 부분이다.”

    - 분장 담당자로서 해보고 싶은 작품을 꼽는다면?

    “얼마 전 공연된 ‘헤어스프레이’는 무대분장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았을 것 같지만, 욕심이 나더라.”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