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7

2008.03.18

비정하고 냉혹한 사채업의 세계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8-03-12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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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하고 냉혹한 사채업의 세계

    ‘쩐의 전쟁 The Original’.

    2007년 SBS에서 방송돼 큰 인기를 누렸던 ‘쩐의 전쟁’이 돌아왔다. 지상파 TV에서 방영됐던 드라마가 케이블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것은 MBC 드라마넷의 ‘별순검’ 이후 두 번째다.

    케이블 채널 tvN이 3월7일 첫 방송을 내보낸 ‘쩐의 전쟁 The Original’은 SBS ‘쩐의 전쟁’처럼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내용이나 형식은 조금 다르다. 2월2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정표 PD는 “전 작품이 워낙 인기를 끌어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상파에서는 할 수 없고 케이블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며 “회마다 다른 이야기를 전개해 돈의 속성, 돈이 만드는 여러 상황을 깊이 있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The Original’과 SBS ‘쩐의 전쟁’의 가장 큰 차별성은 바로 금나라가 죽지 않았다는 데 있다. 때문에 ‘…The Original’은 사채업에 입문한 금나라(박신양 분)에 크게 의지했던 ‘쩐의 전쟁’과 달리 금나라(박정철 분)뿐 아니라 마동포(권용운 분), 독고철(신구 분), 최지인(조여정 분) 등 다른 주인공들을 묘사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금나라와 하우성, 독고철과 봉 여사, 최지인과 이차연 등 흥미를 끌었던 대결구도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캐릭터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부업계에서 은퇴해 소자본으로 시장 상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며 금나라에게 돈의 철학을 전해주던 독고철은 ‘머니박스’라는 사채회사를 운영하며 여러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쩐의 전쟁’에서도 독고철을 연기한 바 있는 신구는 “전작에서는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편이었는데 이번엔 행동반경도 넓고 활동적인 인물”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여주인공도 크게 달라졌다. 금나라를 도우며 애정전선을 이뤘던 서주희(박진희 분)는 만나볼 수 없게 됐다. 대신 아버지가 돈문제 때문에 자살한 아픈 과거를 가진 ‘머니박스’ 직원 최지인이 등장한다.

    이야기 구성에도 변화는 보인다. ‘…The Original’은 금나라를 주축으로 벌어지는 스토리 중심의 극 전개가 아닌, 에피소드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는 원작의 이야기 전개 방식을 가져왔다. 이는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시청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케이블의 특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케이블 채널에서 심야에 방송되는 까닭에 표현 수위도 높아졌다. ‘쩐의 전쟁’에서 소개한 이야기를 빼고, 사실적이고 강한 메시지가 있는 에피소드만 골랐다는 이 PD는 “공중파에서는 차마 보여줄 수 없었던 소재들이 자유롭게 표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3월14일 방송될 2화에선 채무자를 성폭행한 악덕사채업자의 자식을 똑같은 방식으로 몰락시키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시키려는 내용이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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