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1

2008.01.29

MB 富民强國 뼈대 세우는 ‘그림자 참모’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8-01-28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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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富民强國 뼈대 세우는 ‘그림자 참모’
    선거에서 승리한 쪽에는 자신의 공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기여도에 따라서 논공행상(論功行賞)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필연적이다. 이는 유명한 사람일수록 기여도가 클 것이라는 언론의 막연한 추측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참모’ 김용태(40)는 매우 불운한 사람이다. 이제껏 그의 공이 제대로 알려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선거 수년 전부터 ‘까칠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장 많은 질책을 받은 참모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선거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안팎에서 그의 기여도를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그는 10년 가까이 당을 위해 헌신해온 특급 조력자이자, 이 당선인의 뒤에서 활약한 일급 참모이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소속으로, 당선인의 의중을 읽으면서 권력의 전체 판을 짜는 일을 맡고 있다.

    “인수위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성공한 대통령’입니다. 모든 활동이 그 하나에 집중된다고 보면 맞습니다.”

    그의 관심은 1987년 체제를 뛰어넘는 ‘2008년 체제’의 완성이다. 그에게 2008년 체제란 민주주의 프레임을 뛰어넘어 ‘저성장과 양극화의 악순환 구조를 극복하는 것’에 모아진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부민강국(富民强國)’의 비전을 가진 지도자가 절실하다고 생각해왔다.



    “당초 이 당선인에게 관심이 없었지만, 여타 정치인과 달리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에 감명받아 2004년 본격적으로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인 그는 남보다 빠른 20대에 정치권에 입문했다. 1993년 장기표 씨와 함께 민중당 일을 시작했지만, 이재오 김문수 등 민중당 출신이 대거 당시 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여당에 몸담게 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와 당을 오가며 정치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 그는 97년 대선에 패배한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접시를 닦으며 정치학과 뉴미디어를 공부했다. 이후 방통융합 기술회사인 알트캐스트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를 거쳐 최근에는 ‘중앙일보’에서 뉴미디어 분야 전문가로 일했다. 이 같은 그의 최일선 경험이 이 당선인에게도 큰 자산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그림자 참모’가 바라본 이 당선인은 어떤 사람일까?

    “한마디로 사람을 다룰 줄 아는 분입니다. 함께 일하는 내내 그의 질책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상사로서는 최악인 셈이지만, 그만큼 참모들의 안목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권택기, 박영준, 임재현 등과 함께 ‘MB의 무서운 아이들’로 분류된다. 60대 이상 인물이 태반을 차지하는 MB 캠프 내에서 참신하고 혁신적인 기획으로 이 당선인의 관심을 독차지해왔기 때문이다. ‘MB의 아이들’은 인수위 임무 종료 후 대거 ‘탈(脫)여의도 정치’를 위해 투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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