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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의 ‘밤의 경제학’

천문학적 액수의 지하경제 성매매·유흥업소가 주범?

천문학적 액수의 지하경제 성매매·유흥업소가 주범?

한 나라의 경제규모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먼저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생산(GNP) 같은 개념이 있습니다. GNP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산한 모든 생산품의 가격에 수량을 곱해 만든 것이고, GDP는 외국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생산한 것을 GNP에서 뺀 숫자죠.

그러나 경제규모에는 공식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그 밖’의 것도 포함됩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지하경제’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Black Economy’ ‘Underground Economy’ 등으로 표현됩니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다른 나라에 비해 큰 편입니다. 2002년 산업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GDP 대비 38%라는군요. 지난해에는 한 대학교수가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를 GDP의 27%라고 추정했습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하경제는 흔히 탈세, 비합법 경제활동 과정에서 나옵니다. 기업이 장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탈세하면 이것은 고스란히 지하경제로 빠지게 됩니다. 마약거래 같은 불법적인 경제활동도 이 범주에 속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지하경제의 상당 부분이 유흥업에서 생긴다고 말합니다. 전체 지하경제의 40~50%라는 주장인데요.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만 개가 넘는 퇴폐이발소가 성업 중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곳에 종사하는 여성인력만 약 2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뺑뺑이 등 2개’가 함께 돌아가는 것으로 구분되기도 하는 퇴폐이발소는 업소에 따라 ‘스포츠 마사지’라는 이름으로도 영업해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들 퇴폐이발소는 모두 공중위생법상 ‘이용업’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됩니다. 당연히 세금 내는 기준도 같습니다. 그러나 이 업소들은 7000원~1만원을 받는 이발소와 달리 6만~8만원을 받고 손님들에게 안마와 유사 성행위를 제공합니다. 세금신고 과정에서 탈세는 자연스레 이뤄집니다.

지하경제 규모는 흔히 한 나라의 경제선진화를 가늠하는 잣대가 됩니다. 지하경제 규모가 10% 미만으로 추정될 때 ‘선진국’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세계적 추세입니다. 미국의 경우 대체로 6~8%, 일본은 10% 정도라고 하는군요.

200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는 759조원이 넘었습니다. 지하경제 규모를 20%로만 잡아도 연간 150조원 이상이 되고 이중 30%만 성매매, 유흥업 관련 지하경제라 해도 그 규모는 어림잡아 40조원이 넘습니다. 감추고 싶은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간동아 617호 (p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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