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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BBK 이후 대선 3대 변수

補修하기엔 너무 먼 ‘保守의 분열’

“좌파 변절 VS 수구 골통” 李-李 대립 … 전혀 다른 상황인식, 스펙트럼 간격 커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補修하기엔 너무 먼 ‘保守의 분열’

補修하기엔 너무 먼 ‘保守의 분열’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운데)가 11월 25일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선거 캠프에서 자신의 지지를 선언한 연세대 유석춘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 전원책 변호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중앙대 이상돈 교수(맨 오른쪽) 등 자문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낡은 시대의 안보 지상주의인가, 도덕성을 상실한 변질된 보수인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반대해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양 갈래로 나눠진 보수진영이 BBK 사건 검찰수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두 진영은 아직 정서적으로 정책적으로 진보진영에 비해선 가깝지만, 대선기간 중 통합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막바지에 범여권 대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보수의 분열은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두 진영은 보기보다 이념적 스펙트럼의 간격이 넓고, 그 사이에 팬 골도 깊다.

현재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은 뉴라이트전국연합(김진홍 목사)과 뉴라이트재단(안병직 이사장), 자유주의연대(신지호 대표), 뉴라이트싱크넷(김영호 상임운영위원장),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이명희 대표) 등이다. 안병직 이사장은 현재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몽준 의원과 박종웅 전 의원이 이끌고 있는 민주연대21이 가세했다.

BBK 수사 발표 이후 ‘적’으로 돌아선 분위기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은 뉴라이트전국연합에서 이탈한 일부 세력인 뉴라이트국민연합(장재환 대표)과 김진홍 목사와 함께 한때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였던 유석춘 교수, 중앙대 법학과 이상돈 교수 등이 주축을 이룬다.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병호 곽성문 의원과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이 캠프에 합류해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 보수진영의 이념적, 정책적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보수가 갈라진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부터가 다르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분열’이라는 단어 대신 ‘분화’라는 표현을 쓴다. “정통성 없는 이회창 후보가 사라져야 할 극우세력과 손잡고 튀어나가면서 보수 내부 일부 세력의 분화가 생겼다”는 게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의 얘기다.

반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보수세력의 확장’이라고 주장한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로 중도세력을 보수진영으로 더 끌어모으는 효과를 봤다는 것.

유석춘 교수는 “일면 분화나 분열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보수 내부의 논쟁으로 국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수층 전체로 봤을 때 외연이 넓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 혼자였을 때는 지지율이 50% 정도였는데,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면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하면 60%를 오르내려 보수세력이 확대됐다는 것.

신 대표는 이에 대해 “가당치도 않은 소리”라고 반박한다. 신 대표의 설명이다.

“8월 한나라당 경선 직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70%에 육박했다. 도대체 뭘 확장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 없다. 보수확장론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이처럼 전혀 다른 상황 인식은 다른 기준으로 서로를 편가르고, 상대방에 대해 격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후보 측에서는 자신들을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갈 신우파(신보수)라고 주장하면서 상대 진영에 대해 ‘사라져야 할 구우파(구보수)’로 규정한다.

여의도연구소 안병직 이사장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산업화 단계에 이어 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뉴라이트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아직 과거 권위주의를 청산하지 못한 올드라이트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회창 후보 측 유석춘 교수는 “무슨 짓을 해서든 성공만 하면 된다는 보수와 도덕적으로 깨끗하면서 성공하는 게 좋다는 보수는 분명히 다르다”며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는 정체성과 도덕성을 확립하지 못한 변질된 보수이고,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수의 원래 모습을 유지한 순수한 보수”라고 주장했다.

이상돈 교수는 유 교수보다 이명박 후보 지지 진영에 대한 비판 강도가 한층 높다. 특히 뉴라이트 진영에 대한 이 교수의 거부감은 극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이 교수의 얘기다.

“좌파에 빠졌다가 전향한 사람이 어떻게 보수운동의 주류가 될 수 있는가. 역사상 좌파 중에 진정으로 전향한 사람은 별로 없다. 사르트르는 죽을 때까지 사회주의자였다. 공산주의자에서 전향한 휘테커 체임버스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공산주의자는 거의 전향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좌파는 증언대에 설 각오가 돼 있지 않으면 전향한 것이 아니다. 말장난하는 거지. 최근 (뉴라이트 진영이 우리를) 극단적 반공주의자라고 지적한 글을 보면 사회주의자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이명박 후보처럼 부패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는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이회창 후보 측 보수진영의 이념적 성향은 이 교수처럼 극우적 성향이 강하다.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이회창 후보 선거사무실 곳곳에는 박형준 대변인을 비롯해 김성식 조직기획팀장과 정태근 유세수행단장, 이태규 전략기획팀장 등 이명박 후보 측 386 운동권 출신들의 운동 경력을 담은 문건이 내걸려 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발표한 한나라당의 ‘신(新)대북정책’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유사하다고 평가하고, 그 이유를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좌익 운동권 출신들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 측 진영은 이에 대해 시대에 한참 뒤처진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안 이사장은 “철저한 민주주의가 되려면 사상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극우부터 극좌까지 포용하는 것이 민주주의인데, 좌익을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구우파는 여전히 공산주의와 좌익을 배제하는 반공주의와 과거 권위주의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양측의 이념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정책이 대북정책이다.

이명박 후보 측이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대북정책은 ‘비핵·개방 3000’ 구상이다.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방하면 10년 내에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연간 3000달러로 끌어올려주겠다는 것. 이는 북한정권의 실체를 인정하고 상호주의에 근거해 북한의 경제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사실상 햇볕정책에 가깝다. 무조건 지원이 아니라 조건부 지원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이에 대한 안 이사장의 부연설명이다.

“포용 vs 타도” 대북정책 극명한 차이

“남북 상황이 변했다. 과거 대결정책을 펼 때는 남북 간에 체제경쟁을 했다. 북한은 공산주의로, 남한은 자본주의로 통일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북한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고 기아사태가 벌어지면서 기본적으로 체제경쟁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이제 북한사회는 더는 사회주의체제가 아니다. 그리고 포용해야 할 북한동포가 발생했다. 기아상태에 빠진 2000만명의 동포를 포용하지 않으면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상호주의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 측은 좌파 출신들이 한나라당을 장악하면서 일부 보수세력이 변질됐다고 주장한다. 이회창 후보 측은 북한을 여전히 타도 대상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북한정권은 대한민국의 적이다. 우리에게 끼친 해악을 봐도 북한정권은 반드시 해체돼야 할 대상이다. 유연한 상호주의를 내세워 무조건 퍼주면서 북한체제 연장을 위한 숙주 노릇을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10년간 햇볕정책의 결과가 무엇인가, 북한의 핵개발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안병직 교수 등은 북한의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데, 나는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라면서 “북한을 일대일로 보는 등가성에 오류가 있다. 북한을 볼 때 우리가 정당하다는 도덕적 우위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승공통일이나 멸공통일, 반공주의 등 과거 남북 대결구도에서 등장했던 전통적인 대북정책의 틀 자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다.

두 보수진영 간 대북정책에서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민주주의에서도 국가 안보가 우선될 수밖에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 “그 사람들(이명박 후보 측)이 이야기하는 국가 안보는 매우 회색적”이라고 비판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제한받을 수 있다는 것.

유 교수는 한발 나아가 “국가보안법 문제는 자유의 확대와 연결되는 문제인데, 북한이 여전히 존재하고 대남공작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안법을 없애자는 것은 간첩이 남한사회에 활개치고 다니게 만들자는 이야기 아니냐. 그런 부분에서 안보가 중요하고 국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에 대해 “과거 유신정권의 안보제일주의와 반공주의, 권위주의와 뭐가 다르냐”며 “이는 민주주의를 경시하는 구우파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안 이사장은 또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정치의 미성숙이 빚은 현상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인데, 대법관과 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기본 소양이 안 돼 있다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양 진영의 정책이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보수주의라는 큰 틀에서 양분된 만큼 다른 분야의 정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입장은 양 진영이 같다. 북한동포들의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해 남북대화의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는 것.

다만 궁극적인 목표가 다르다. 이명박 후보 측 진영은 북한을 개방시켜 상호주의에 입각한 경제성장이 목표인 반면, 이회창 후보 측 진영은 북한 김정일 정권의 타도가 목표다.

외교정책 중 한미관계에서도 양 진영은 ‘한미관계 복원’이라는 동일한 정책적 목표를 내세운다. 한미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만큼 북한의 핵위협에서 벗어나는 데 효율적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는 다르지 않다는 것.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한미관계 복원에 대한 방법적 태도와 표현방식의 차이다. 이명박 후보 측 진영은 한미관계를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반면, 이회창 후보 측 진영은 ‘혈맹관계’를 강조한다.

경제정책도 양 진영 모두 시장자유주의 원칙에 입각해 내놓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와 기업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시기나 방법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정도다. 예를 들면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고 있는 ‘금산분리 정책’에 대해 양 진영은 폐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이회창 후보 측은 당장 폐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이명박 후보 측은 한국적 상황에 따라 당분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좌파진영에 밀리면 다시 통합할 것”

이 교수는 “경제분야에서 양측이 큰 차이가 없다. 이명박 후보 측이 시장자유주의 원칙에 좀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이회창 후보) 쪽에서는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가능한 한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시장자유주의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이나 부동산 등 나머지 정책에서는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두 보수진영은 이처럼 가깝고도 멀다. 그렇다면 과연 다시 합칠 수 있을까?

유 교수는 “현재의 갈등은 (한나라당 경선 때)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의 갈등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한나라당 내에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다. 대선이 끝나면 한나라당이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선 이후 보수진영이 이념적 스펙트럼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 이사장도 당분간 통합은 어렵다는 견해다.

“현재는 근본적인 분열이라기보다 지엽적인 분열이다. 대선 이후 한나라당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포용할 수도, 근본적인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분열된다 해도 두 진영이 현재의 지지율만 유지하고 있으면 오히려 사회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신 대표는 “구우파는 수구골통에 부패세력, 차떼기 세력으로 이미 한 차례 평가받은 바 있다. 이제 나이도 많고 지지층도 별로 없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양 진영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보수진영이 좌파진영에 밀리면 다시 통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달리하지 않았다.

▼ 주요 공약 비교
  이명박 후보 이회창 후보
대북정책
· ‘비핵·개방·3000’ 구상

· 한반도 비핵화, 철저하고 유연한 접근

· 9·19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통해 북핵 폐기 유도

· 상응하는 경제적 지원 및 한강 하류 ‘나들섬’ 개발
· 새로운 남북관계 재정립

· 상호주의와 국제공조로 북핵 폐기와 북한 개방·개혁 유도

· 북핵 폐기 및 북한의 긍정적 변화와 남북경협의 전략적 연계

· 대북정책 추진체제 개편
한미관계

·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익 강화, 발전을 위한 한미동맹 관계

· 한미 간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

· 한미동맹 강화 및 미래지향적 동맹으로 전환
경제정책
·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 기업활동 규제 최소화

· 수도권 규제 완화

· 금융산업분리정책 폐지

· 공기업 민영화
·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 기업 규제 1년 내 모두 철폐

· 수도권 규제 완화

· 금융산업분리정책 당분간 유지

· 공기업 부분 민영화
교육정책
· 교원평가제

· 특성화 고교 50개, 자율형 사립학교 100개 허용

· 3단계 대입 자율화
· 교원평가제 도입

· 특성화 사립학교 지원

· 대학입시 자율화




주간동아 615호 (p28~32)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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