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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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놀란 겁 없는 ‘짠물投’

  • 김동욱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creating@donga.com

    입력2007-11-21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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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가 열린 일본 도쿄돔. 한국 대표팀 SK의 훈련이 시작되자 일본 취재진이 누군가를 급하게 찾았다. 그리고 한 선수를 발견하고는 10여 명의 취재진이 그를 에워싸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일본 취재진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선수는 SK 좌완투수 김광현(19). 지난해 5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SK에 입단한 그는 ‘제2의 류현진’이라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김광현에게 올 시즌은 롤러코스터였다. 3승 7패 평균자책 3.62의 초라한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그는 2군에 내려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시리즈를 통해 다시 태어났다. SK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4차전 뒤 “모처럼 초대형 투수가 나타났다”며 그를 한껏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뒤풀이 자리에서 그를 불러 “일본 주니치전에 선발로 나가니 준비하고 있으라”고 귀띔했다.

    기대에 대한 보답일까. 그는 주니치와의 예선 1차전에 선발로 나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하며 한국팀의 일본전 첫 승을 이끌었다. 이런 그의 부활은 팀 선배와의 마인드 컨트롤 덕분이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을 때 선배들은 그에게 “못 던지는 날이 있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넌 야구할 시간이 앞으로 무척 많다.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조언해준 것. 이런 조언이 있었기에 그는 올림픽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때도 “아쉽지 않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며 느긋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그래서 그 흔한 징크스도 없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이 야구다. 남들의 평가가 어떻든, 마운드에서는 즐기는 마음으로 던지면 된다” 고 다짐하는 그의 ‘즐기는 야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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