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1

2007.11.20

시대적 편견 시비 걸어야 진정한 전문 작가

  • 최광진 미술평론가·理美知연구소장

    입력2007-11-14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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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적 편견 시비 걸어야 진정한 전문 작가

    루소 작품 ‘꿈’.

    일반적으로 미술을 전공하고 그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작가를 전문 작가라 부르고, 전공은 안 했지만 틈틈이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아마추어 혹은 일요화가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아마추어보다 못한 프로페셔널 작가나 이보다 나은 아마추어 작가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전문 화가와 아마추어를 똑 떨어지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세금 징수업자였던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40세에 비로소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 화가로 나서 미술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폴 고갱도 10년간 증권거래업에 종사하다 35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대가 반열에 올랐다. 이처럼 아마추어로 출발해 대가가 된 경우는 미술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인 박수근도 정식으로 미술을 배운 적이 없다.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분하는 기준은 전공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더구나 작업 시간의 문제는 더욱 아니다. 마르셀 뒤샹 같은 세계적인 작가도 그림 그리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의 차이점은 따로 있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작가들은 기존 미술의 개념과 기법 등을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한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아마추어 작가들의 한계다.

    반면 전문 작가들은 당대 미술에 대한 정의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정하려 한다. 그 장르에 대한 시대적 편견과 구속에 시비를 걸고, 거기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노력과 발언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진정한 전문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 발언과 대안이 얼마나 설득력 있느냐는 다음 문제다. 즉 대안과 발언 자체가 없고 수용과 노력만 하는 작가는 결코 전문 작가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사람을 파악할 때 외모에 속아서는 안 되듯, 작품의 화려한 양식에 속아 발언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명성과 권위로 가장한 사이비 작가들의 위선과 장난에 놀아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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