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0

2007.11.13

“학생·학부모 심리상담 해드려요”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7-11-12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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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학부모 심리상담 해드려요”
    학생과 학부모의 심리상담까지 해주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인천 영화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이 성격검사인 에니어그램(enneagram), 적성검사인 다중지능이론 검사, 선호도 검사인 NLP 선호검사 등 총 5개 이상의 심리검사를 받고, 교사는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개별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도입한 오인숙(55) 교장은 “교육자로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대학원에서 심리상담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심리학, 교육학 관련 저서와 감성 교재를 40권 넘게 집필한 교육심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전인교육을 외치는 학교교육에서 가장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심리 문제나 상처를 다루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인성교육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과학적인 인성 검증이나 성격 맞춤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인데, 다양한 심리검사를 활용한다면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사학으로 알려진 영화초등학교는 현재 전교생이 70명 정도로 작은 규모다. 오 교장은 이 학교에 부임할 당시 서울의 한 학교로부터 교장직을 제안받았지만 “유서 깊은 학교를 살리고 싶어서” 영화초등학교를 선택했다고 한다.

    “영화초등학교 출신으로는 하상훈 이길용 김활란 씨 등 역사적 인물들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문화적 가치가 큰 학교인데, 한때 폐교 위기에 처했다는 말을 듣고 무척 안타까웠죠.”



    국정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을 지낸 그는 학습지도 부문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하철 벽에 붙어 있는 ‘사랑의 편지’를 만드는 등 기획력도 뛰어난 그는 아이들을 위해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과 다양한 소질계발을 위한 특기 적성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가 부모 교육에도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아이의 정서와 학습 능력에 부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이 학교 학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다양한 심리검사를 받고, 담임선생님과 일기를 교환하는 ‘엄마의 공책’도 활용한다. 처음엔 선생님과 일기를 주고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만, 나중에는 “일기를 주고받는 날이 되면 설렌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이 학교에 부임하기 전 서울 우촌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오 교장은 아직 미혼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시간 가는 것도 몰랐는데, 벌써 교사생활 30년을 넘겼다”며 웃었다.

    “우리 학교를 이름처럼 영화롭게 만들고 싶습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기회가 되면 부모를 위한 심리상담센터 같은 것도 만들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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