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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MC 20년 김혜영 ‘골든 마우스’ 수상 싱글벙글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라디오 MC 20년 김혜영 ‘골든 마우스’ 수상 싱글벙글

“라디오를 20년간 하는 사이 대통령이 다섯 분이나 바뀌었고 담당 PD도 28번이나 교체됐네요. 정말 오래 하긴 했나봐요, 호호.”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낮 12~2시, 95.9MHz)를 진행하는 김혜영은 마흔다섯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고3과 초등학교 5학년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김혜영.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결혼을 했고, 출산도 두 번이나 했다. 아이를 낳았을 때는 두 번 다 출산 2주 만에 마이크를 잡았다. 애청자들이 김혜영의 ‘대타’를 거북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때 김혜영은 라디오 방송을 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TV 방송 녹화가 늦어지면서 ‘펑크’를 낸 것. 그러자 ‘김혜영이 성수대교 참사로 변을 당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사실 여부를 묻는 청취자들의 전화로 방송국 전화통이 불이 났을 정도다. ‘국민 라디오’라 불리는 ‘싱글벙글쇼’와 그녀의 인기는 그때도 대단했다.

‘싱글벙글쇼’는 서민들의 다정한 벗이다. 이웃집에 마실 가 수다떨듯 두 MC가 웃고 우는 2시간의 방송은 나른한 오후를 편안하게 해주는 ‘영양제’였다. 김혜영은 최근 여성 MC로는 처음으로 MBC 라디오국이 제정한 ‘골든 마우스’를 수상했는데, 1987년 갑작스런 오디션 제의를 받고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뒤 20년 만에 장수 MC 반열에 오른 것이다.

‘골든 마우스’는 이종환 김기덕 강석, 그리고 이번에 김혜영 이문세까지 수상자가 5명밖에 안 될 만큼 라디오 MC에겐 소중한 상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김혜영은 MBC 건물 이곳저곳에 붙은 ‘골든 마우스’ 행사 포스터를 보고서야 ‘아, 내가 뭘 하긴 했구나’ 느꼈다고 했다.



‘싱글벙글쇼’에서 성대모사에 온갖 애드리브를 보여주는 마술사 같은 강석이 투수라면, 김혜영은 그의 ‘개인기’를 부드럽게 받아넘기는 포수 구실을 했다. 그래서일까. 이들을 부부로 착각하는 청취자가 적지 않다.

“사람들이 ‘부부냐’고 물으면 ‘네’라고 대답해요. ‘부부 아니죠’라고 물어도 ‘네’라고 하고요. 하도 많이 물어봐서 그냥 그분들이 원하는 답을 해드리는 게 편해요, 호호호.”

라디오 MC로서 장수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둘 다 말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 그게 방송하는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중요한데, 욕심내지 않으니 싸울 일도 신경전 벌일 일도 없는 거죠. 처음 방송하면서 절대 싸우지 말자고 했던 약속 그대로 한 번도 다툰 적이 없어요. 그게 청취자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고요. 저희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청취자들이 금세 눈치채거든요.”

편안한 오후의 수다…TV 미련 오래전 포기

강석과 달리 자신은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고 밝히는 김혜영은 인기 비결에 대해 “저도 제가 뭘 잘해서 장수하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석이 오빠 표현을 빌리면 ‘뭔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요. 입던 옷 같은 익숙함, 한결같음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청취자들의 사랑에 감사할 뿐이죠.”

김혜영은 1981년 MBC 코미디언 공채 3기로 방송을 시작했다. 동기로는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김종석이 있다. ‘웃으면 복이 와요’에 출연하던 신인 김혜영은 연기력도 인정받아 ‘베스트극장’에 여러 차례 출연했다. 그러나 라디오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있은 뒤부터는 라디오 MC로만 활동해왔다. “연기나 TV 방송 활동에 대한 미련이 없느냐”고 물었다.

“왜 없었겠어요. 90년대 중반에는 미니시리즈 주인공 제의가 들어와서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TV 촬영과 라디오 진행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고요.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는데 라디오를 포기할 수는 없었죠.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우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싱글벙글쇼’를 진행하면서 그는 20대 중반의 풋풋한 아가씨에서 40대 중반의 너그러운 아주머니로 바뀌었다. 방송인으로서 떠날 때를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그럼요. 생각해봤죠. 그때는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아요. 정든 정취자들과 이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아마도 방송을 떠난다면 여의도 쪽은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것 같아요.”



주간동아 610호 (p92~93)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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