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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과 현명하게 손잡는 법

개방형 혁신 추구하는 중국, 외국 기업에게 중국시장 선점 기회 제공…‘관시’ 중요성 인식해야

  • 자오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zhaoyu@lgeri.com

중국과 현명하게 손잡는 법

중국과 현명하게 손잡는 법

[shutterstock]

2016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미국 코넬대,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과 함께 발표한 글로벌혁신지수(GII)에 따르면 중국은 25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고도 발달국가’ 등급에 진입했다. 중국 정부가 2015년 ‘대중창업, 만인혁신’을 제시한 이후 중국식 창업 생태계인 ‘정부 인도형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해온 결과다. 중국 정부는 혁신에 필요한 제도, 자금, 인재 등 3개 분야에서 정부 부처 및 산하 연구기관, 국유 민영기업을 망라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했다(그림 참조). 이 생태계가 과거와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은 ‘오픈(open) 이노베이션’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국무원에서 발표한 ‘국가혁신 주도 발전전략 강요’에 이런 전략 방향이 드러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국가 발전전략’에 명시

먼저 중국 정부는 혁신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법 제도인 지식재산권(지재권) 법규를 재정비했다. 2014년 11월 국무원 비준을 받아 베이징에 지식산권(知識産權) 법원이 최초로 설립됐다. 그 후 상하이와 광저우에도 지식산권 법원이 설립되면서 지재권과 관련된 민사행정 사건 처리가 한층 수월해졌다. 또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를 최소화하고자 각종 행정심사 항목을 폐지했고, 각급 정부로 하여금 행정권력 책임에 관한 목록을 작성하게 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자금 관리다. 중국 정부는 민간기금관리회사와 함께 지분 참여 혹은 공동 투자 방식으로 민간자금이 국가가 중점적으로 장려하는 벤처투자 영역에 투자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2015년 1월 전략적 신흥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자 ‘국가신흥산업 창업투자(유도)기금’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해 설립된 정부 (유도)기금은 총 297개다. 이 중 창업투자기금이 206개로, 전국 28개 도시에 자리하고 있으며 총 1237개 창업기업을 지원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신규 설립된 정부 (유도)기금은 539개로 2015년의 약 2배에 달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인재양성이다. 과학기술 성과의 상업화를 촉진하고 과학기술 인재의 창업을 유도하고자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해 9월 ‘과학기술성과전환 촉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과학기술 성과의 배분에 관한 권한을 실무자에게 넘겼고, 주요 공헌 연구자와 단체의 할당 비율을 기존 2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실시한 ‘천인계획’은 중점 과학기술 및 산업 분야의 과학자나 창업 인재를 해외로부터 유치해오는 정책이다. 현재까지 천인계획을 통해 유치한 해외 인재는 5823명이며, 그중 창업 전문가가 811명이다. 이들은 주로 베이징, 상하이, 광둥에서 기초과학을 연구하거나 전략적 신흥 산업 분야에서 창업을 시도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국가혁신 주도 발전전략 강요’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명시할 정도로 이를 중시하고 있다. 2015년 8월 국무원은 시장 중심의 혁신, 산학연 합동 혁신 강화가 명시된 ‘과학기술체제 개혁 실시방안 심화’ 문건을 내놨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혁신 시스템이 개방됐다.

중국 정부는 해외 과학연구 혁신 활동 참여도 장려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세계적 범위 내에서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외 혁신 기업 또는 연구개발 기관과 합자하거나 지분에 참여해 ‘미래’를 사들이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다국적 회계기업 KPMG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 정부는 자국 벤처투자자들이 해외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지원했다.

가장 주목받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이스라엘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20% 이상이 중국 자본을 투자받았다. 선전 광치(光)그룹도 지난해 텔아비브에 3억 달러(약 3597억6000만 원)의 국제혁신기금을 설립하고 이스라엘의 인공지능로봇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그 밖에도 중국과 이스라엘은 실험실, 대학 혁신센터, 연구원 설립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있다.

미국 역시 중국이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목적지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다우존스벤처소스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3분기까지 미국 정보과학기술 분야 기업의 투자 유치 건수 가운데 중국 투자자의 비중이 4%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중국의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전략은 외국 기업 처지에서는 중국시장을 선점할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단, 산업별로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집적회로, 바이오의약 등 선발자 우위가 뚜렷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 분야는 장기간 ‘캐치 업(추격)’ 단계에 머물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이 분야의 외국 기업은 중국 정부가 가장 환영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갈수록 ‘밸류 체인(Value Chain)의 현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시’ 우습게 보다 큰코다쳐

중국과 현명하게 손잡는 법
또한 중국은 인터넷 관련 혹은 스마트 하드웨어 분야 스타트업에게 최고의 혁신 토양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먼저 중국은 시장 규모가 크고 경쟁도 치열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혁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성공 역시 중국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만들어내며 이룬 결과라 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일부 인터넷 기업도 중국 스타트업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인사인 저스틴 칸(Justin Kan)은 자신이 개발한 ‘Whale’ 소프트웨어가 중국 ‘펀다(分答)’ 애플리케이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중국 경제특구인 선전은 세계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선전의 완화된 정책 환경과 완결된 전자제조산업 체인은 하드웨어 창업자들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중국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외국 기업에게는 분명 기회이지만 현지에 제대로 안착하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정부의 정책 변수가 외국 기업에게는 최대 리스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즉 중국 기업과 협력하기 전 자신의 산업 분야가 중국 정부의 요구와 일치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문건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 진출 후에도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정책 문건을 잘 살펴봐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이후에는 좋은 사람과 제대로 된 ‘관시(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에는 제품의 질보다 관시에 밀려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자칫 관시를 금전적 이익관계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공동의 이익에서 출발해 감정적 공감까지 형성해야 진정한 관시라 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중국 정부, 기업, 소비자 등 각종 유형의 계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중국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관시를 형성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7.01.18 1072호 (p56~57)

자오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zhaoyu@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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