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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은 일자리 천국? 수치로만!

3%대 실업률은 빛 좋은 개살구, 비자발적 퇴사 증가…지자체별 경기대책 절실

  •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leebuh@hri.co.kr

한국은 일자리 천국? 수치로만!

한국은 일자리 천국? 수치로만!

경기침체에 따른 비자발적 실업이 증가하면서 조만간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처럼 실업률이 4%대로 상승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1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리딩코리아 잡페스티벌’. [동아일보]

국내에서 발표하는 공식실업률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년 동안 줄곧 3%대를 유지해왔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유례없는 낮은 수준이다. ‘아베노믹스(Abenomics)’ 이후 고용환경이 빠르게 개선되는 일본도 2014년부터 겨우 3%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이나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을 잘 극복하고 있는 독일조차 3%대 실업률은 꿈도 꾸지 못할 수치다. 공식실업률 통계만 보면, 국내 속사정을 잘 모르는 해외에서는 우리나라를 일자리 천국으로 오해할 판이다.



수요 부족으로 실업률 상승

한국은 일자리 천국? 수치로만!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자체 계산 주 | 2016, 2017년은 각각 3.7%, 3.9% 전망치 적용

한국은 일자리 천국? 수치로만!

자료 | KOSIS, 현대경제연구원 자체 계산 주 | 1. 연평균 실업률 2. 2016년은 삼분기까지 평균

그런데 정작 우리는 왜 3%대 실업률이 반갑지 않은 것일까. 실업률 산출 과정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해도 최근 발표되는 지표와 전망을 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이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 실업률은 경제성장률을 상회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이 2012년부터 지속되기 시작해 2017년까지 6년 연속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경제는 2017년까지 3년 연속 2%대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실업률 또한 3%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10월 기준 실업률은 3.6%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만약 지금 상태에서 3%대 실업률이 깨진다면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실업률 4%대)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대 실업률이 반갑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비자발적 실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자발적 실업이란 폐업, 도산 등 불황 여파로 회사 측이 직원 수를 감축하거나, 계약이나 공사 등이 종료돼 일어나는 실업을 뜻한다. 고용보험 통계상 비자발적 실업으로 발생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 규모는 9월 누적 약 16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 명(국내 전체 실업자의 약 3% 수준) 정도 증가했다. 특히 산업별로 보면 같은 기간 제조업에서 약 1만 명, 서비스업에서 약 2만2000명 증가했다.

최근 실업률 상승은 결국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자발적 원인, 즉 스스로 일을 그만두거나 개인의 귀책사유에 따른 퇴사가 아니라, 대부분 비자발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현 실업률 상승은 해당 수치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경기 요소인 수요 부족이 국내 실업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이는 균형실업률을 추정해보면 알 수 있다. 임금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저 실업률(임금안정적 실업률·non-accelerating wage rate of unemployment)을 균형실업률이라고 가정할 때 균형실업률과 실제 실업률의 괴리가 바로 경기 요소, 즉 수요 부족에 의한 실업이라고 볼 수 있다. 추정 결과 우리나라는 2014년 이후 실제 실업률(공식실업률)이 균형실업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요 부족이 실업률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표1 참조).

실업구조를 좀 더 현실적으로 파악하려면 실업률과 결원율(빈 일자리)의 반비례 관계를 보여주는 베버리지곡선(Beveridge Curve)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요 부족에 의한 실업률과 마찰적 실업(더 좋은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업·frictional unemployment)률, 구조적 실업(산업구조 변화 등에 의해 발생하는 장기 만성적 실업·structural unemployment)률을 얻을 수 있다. 마찰적·구조적 실업률은 베버리지곡선을 통해 추정한 수요 부족에 따른 실업률과 실제 실업률(공식실업률)의 차이다. 실제 실업률과 결원율을 이용해 베버리지곡선을 추정한 결과 수요 부족에 의한 실업률이 2003~2006년 0.7%에서 2015~2016년(3·4분기까지 평균) 1.6%로 상승하면서 마찰적·구조적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 촉진 지원책 절실

결국 앞으로 고용대책은 수요 부족, 즉 경기둔화에 따른 실업률 증가를 예방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현재 구조조정 대상 산업 및 이들 산업과 연관 효과가 높은 부문에 적용할 실업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정 산업의 지역 편중이 심하다는 점을 고려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양질의 일자리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사회적 일자리 확충 방안도 사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균형실업률과 실제 실업률의 괴리가 아직은 크지 않은 만큼 임시직이나 일용직 중심의 사회적 일자리보다 안정성이 높은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한편 경기대책을 통한 실업 예방은 대증요법일 뿐 지속가능한 실업대책이라고 할 수 없다. 더욱이 향후 산업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과 중국의 대외정책 변화가 점쳐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장기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고용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유망 산업을 대상으로 정책 지원을 강화해 민간 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망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세제 혜택, 연구개발(R&D) 지원 등 투자 촉진 지원책을 마련하거나 신규 고용 지원 확대 같은 패키지 형태의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노동 수요 진작을 위해 관련 정책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고용시장 내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 등을 통해 마찰적·구조적 실업률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대책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6.12.21 1068호 (p44~45)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leebuh@h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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