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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색으로 표현한 장엄한 자연

‘유영국, 절대와 자유’전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점·선·면·색으로 표현한 장엄한 자연

점·선·면·색으로 표현한 장엄한 자연

◀‘산’, 1968년, 캔버스에 유채, 136X136cm. ▶‘원 ‘원(円)-A’, 1968년, 캔버스에 유채, 136X136cm.

점·선·면·색으로 표현한 장엄한 자연

‘산 - Red’, 1994년, 캔버스에 유채, 126X 96cm.

‘1968년 11월 신세계화랑에서 유영국(당시 52세)의 세 번째 개인전이 열린 즈음 기자가 찾아가 20년째 산(山)만 그리는 이유를 물었다. 유 화백은 “떠난 지 오래되니 고향 울진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그리고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3각형, 산등성이의 곡선, 원근의 면, 그리고 다채로운 색”이라고 했다. 이어 ‘화가로서의 불안’에 대해 “그림만 그리고 밥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것, 학교(당시 홍익대 교수)에 나가지 않고도. 그러나 자유주의적이라고 추상화를 못 그리던 일제 때에 비하면 행복한 편이지”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산만 그리기 20년’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경향신문’ 1968년 11월 20일자)

그로부터 12년 뒤 현대화랑 초대전을 앞두고 예순네 살의 유 화백은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예순 살까지는 공부하는 기간이었어요. 바탕을 만들어놓고 다져대는 기간이었지요. 이제부터 정말 작품을 해야겠어요.” “어린애같이 아무것이나 산도 좋고 나무도 좋고 바다도 좋고 마구 그려대는 거예요.”’(‘동아일보’ 1980년 10월 6일자)

하지만 ‘갈 길 바쁜’ 화백의 걸음을 붙잡은 것은 건강 이상이었다. 1977년부터 심장박동기를 달고 살기 시작해 2002년 86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8번의 뇌출혈, 37번의 입원을 반복했다.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 시기에 그는 산과 나무, 호수와 바다, 지평선과 수평선, 해와 달이 등장하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림을 남겼다.





점·선·면·색으로 표현한 장엄한 자연

◀‘작품’, 1967년, 캔버스에 유채, 130X130cm. ▶‘작품’, 1989년, 캔버스에 유채, 135X135cm.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이 기획한 이 전시는 유 화백이 1937년부터 99년까지 60여 년간 그린 작품 100여 점과 아카이브 50여 점을 전시하며, 그중에는 70년대 이후 그린 미공개 작품 10여 점도 포함돼 있다.



점·선·면·색으로 표현한 장엄한 자연
전시는 유 화백의 작품 활동을 다섯 시기로 구분해 소개했다. 1기 1916~1943년은 1916년 4월 경북(당시 행정구역상 강원도) 울진에서 태어나 경성제2고등보통학교를 자퇴하고 일본 도쿄 문화학원에 입학해 당시 도쿄에서도 가장 전위적인 미술 활동인 ‘추상’을 시도하다 일본 당국의 탄압을 받던 시기다. 2기 1943~1959년은 태평양전쟁을 피해 고향으로 돌아온 유영국이 양조장을 경영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틈틈이 작품 활동을 하다 신사실파(1948), 모던아트협회(1957), 현대작가초대전(1958) 등 한국에서 가장 전위적 미술단체를 이끌던 시기로, 자연을 주로 그리기 시작했다. 3기 1960~1964년은 ‘60년현대미술가연합’ 대표를 맡으면서 현대미술운동에 적극 참여하다 돌연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한결 아름다운 색채와 대담한 형태의 추상 표현을 보여주는 시기다. 4기 1965~1970년은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부터 11시 반, 다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작품 활동에만 몰두하며 노랑, 빨강, 파랑 등 삼원색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색의 변주로 회화적 아름다움을 선보인 시기다. 5기 1970~1990년대는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세계로 돌아올 때마다 마주친 삶에 대한 따뜻한 위로를 캔버스에 담았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 근대미술 거장 시리즈 중 변월룡, 이중섭에 이은 마지막 전시로, ‘추상화된 조형의 힘’과 ‘장엄한 자연과의 만남’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주간동아 2016.12.07 1066호 (p66~67)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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