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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규의 실전 風水|서울의 살 만한 곳: 평창동과 성북동

평창동에 미술관이 많은 까닭은

평창동에 미술관이 많은 까닭은

평창동에 미술관이 많은 까닭은
몇 년 전에 풍수학자 최창조 교수가 EBS방송에서 고려대와 연세대를 풍수적으로 비교 설명하면서 ‘고려는 법대(法大), 연대는 상대(商大)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많은 시청자와 학교 동문들이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말을 하느냐’면서 EBS 해당 사이트를 비난성 댓글로 도배했다. 물론 두 땅의 성격을 지나치게 단순화해 표현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실제 풍수에서는 그러한 논리가 있다. 일정한 공간(서울)에서 중심 지역(경복궁과 청와대)을 기준으로 왼쪽을 청룡(靑龍), 오른쪽을 백호(白虎)로 보는데 청룡은 남자·명예·벼슬·장남 등을 주관하는 기운이 강하고, 백호는 여자·재물·예술·차남 등을 주관하는 기운이 강한 것으로 술사들은 해석한다.

‘조선 왕실의 경우 왕비가 더 오래 살거나 드센 반면, 왕이나 왕자 가운데 장남·장손이 단명했다’는 야사가 있다. 백호인 인왕산이 청룡인 낙산보다 더 크고 웅장하다는 점에서 비롯된 해석이다. 가끔 필자는 “전국에서 풍수적으로 가장 좋은 곳은 어디냐”, “서울에서 가장 좋은 곳은 어디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필자가 풍수에 대해 좀 안다고 하니 하는 질문이다.

물론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사람마다 성격, 인생관이 다르고 그에 따라 선호하는 땅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을 하는 사람과 편안한 사이이면 농담으로 “서울에서는 평창동, 수유리, 성북동”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고 하여 필자가 이곳에 사는 것은 아니다. 직장과 너무 멀기 때문이다. 평창동과 성북동의 풍수적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평창동과 성북동의 지세는 평창동이나 국민대에서 형제봉→보현봉 쪽의 능선을 타고 오르면 쉽게 볼 수 있다. 굳이 형제봉까지 가지 않더라도 산 능선을 오르다 뒤돌아보면 서울의 지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의 중심맥(幹龍)은 보현봉→형제봉→보토현(북악터널: 고개가 지나가는 과협처過峽處로서 용의 목에 해당된다)→팔각정휴게소로 이어진다. 마치 한 마리 용이 꿈틀대며 내려가는 모습이다. 팔각정휴게소 근처에서 산 능선이 오른쪽으로는 북악산(청와대 뒷산) 방향, 왼쪽으로는 삼청터널→성균관대/ 창덕궁 방향으로 나뉜다. 보기에 따라서 청와대가 있는 북악산이 한양의 중심산(主山)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이미 세종 당시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논쟁의 핵심은 한양의 핵심 진혈처를 청와대나 경복궁 일대가 아닌 가회동, 성균관대, 창덕궁 일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 형제봉→보토현→팔각정휴게소로 이어지는 산 능선의 오른쪽이 평창동, 왼쪽이 성북동이다. 현재 확장된 서울의 우(右)백호 쪽에 평창동이, 좌(左)청룡 쪽에 성북동이 자리한다.

자연을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에게 명당자리



백호는 여자·재물·예술을 주관하는 기운이 강하고, 청룡은 남자·명예·벼슬을 주관하는 기운이 강하다는 풍수의 속설에 따라 이 두 곳을 설명하면 어떻게 될까?

평창동은 문인·예술인·부자들이 잘되는 곳이고, 성북동은 명예와 벼슬이 잘되는 곳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평창동에 미술관이 많은 까닭은

형제봉에서 바라본 평창동(왼쪽). 한양의 중심맥(보현산→형제봉→보토현=북악터널→팔각정휴게소→북악산).

그러한 까닭에서인지 평창동에는 미술관, 아트센터, 화랑들이 많고 또 실제 많은 작가나 연예인 및 부자들이 산다고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성북동에는 대사관, 대사관저 그리고 정치인들이 많이 산다. 심지어 평창동에 터를 잡았던 정치인들 가운데 말로가 그리 좋지 않아 이곳을 떠나 성북동이나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는 소문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혹자는 반론할지 모른다. 조선시대 때 평창동과 성북동은 사람이 살지 않거나 한미한 곳이었을 터인데 그 당시 안 좋았던 터가 지금은 좋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풍수도 역사적, 사회적 개념이다. 사회경제 체제가 달라지고 생산양식이나 가치관의 변화가 오면 그에 부합하는 땅의 성격이 달라진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바위가 많고 마사토로 이루어져 약간의 화기(火氣)가 보이는(기가 세다고 말할 수 있다) 평창동이나 성북동은 농민들에게 별로인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에서 자연을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에게는 그곳이 명당인 셈이다.



주간동아 2005.12.27 516호 (p96~96)

  •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dgkim@core.woos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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