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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女性東亞와 함께한 ‘미인 열전’

  • 사진·출판사진팀/ 글·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그 시절, 女性東亞와 함께한 ‘미인 열전’



여성지의 표지 모델은 언제나 그 시대의 이상형이다. 피골이 상접해 보이는 몸매와 반짝이는 피부, 과도한 섹시함을 자랑하는 2005년 여성지들의 표지를 보면, 왜 모든 여성들이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에 몰두하는지 알 수 있다. 70년대 여성들은 사과처럼 붉고 둥근 뺨과 칠흑 같은 머릿결을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생각한 듯하다. 오뚝한 콧날, 쌍꺼풀진 모델의 눈에서는 이미 서구적 아름다움에 대한 선망이 느껴지기도 한다.

2005년 12월31일까지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여인극장’은 70년대 여성지의 표지화를 모은 전시로, 당시 여성형의 이상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1967년 창간된 ‘여성동아’의 표지는 사진으로 바뀐 1981년 전까지 당대 유명 작가들이 작품을 발표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즉 작가들이 직접 그린 여성의 초상화를 표지로 사용한 것이다.

분명한 목적을 가진 그림이었으므로 작가에겐 몇 가지 조건이 주어졌다.



우선 캔버스는 세로형의 책 모양과 똑같은 비율로 제한되고, 모델은 얼굴과 스타일, 그리고 표정에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이어야 했다.남경숙이 그린 70년 3월호는 소박한 차림의 젊은 여인으로 꼭 다문 입술이 현대적인데, 80년 8월호 안재후의 그림은 오히려 전통적이다.

윤문영의 75년 7월호 모델은 보기 드물게 서구적이고 권옥연이 그린 72년 3월호 표지도 특이한데, 프랑스의 스키장에서 만난 눈빛에 까맣게 탄 여성을 그렸다고 한다. 소품 안에 권옥연, 박항섭, 김숙진, 하인두 등 작가들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 것도 흥미롭다.

그 시절 표지화는 지금처럼 한눈에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도발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한 달 내내 두고 보는 편안한 그림이었다. 그 때문이겠지만 여성들의 눈빛은 부드럽다 못해 처연하다. 현대화의 급류 속에 여전히 수동적인 역할을 강요받았던 70년대 여성들의 탄식과 욕망을 담고 있는게 아닐까. 전시 배경으로 근대화 이후 여성 지식인과 여성 예술인들의 모습을 담은 김소영 감독의 영화 ‘원래 여성은 태양이었다’가 상영 중이다. 02-2020-2055.











주간동아 2005.12.27 516호 (p56~58)

사진·출판사진팀/ 글·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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