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3

2005.12.06

시베리아 사냥꾼의 인생과 삶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5-12-05 0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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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베리아 사냥꾼의 인생과 삶
    귀하의 책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귀하의 친구였던 데르수는 이제 더는 짐승의 발자국을 뒤쫓는 야만적인 사냥꾼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가 이룩한 문명에 대한 심판자이며, 또한 감히 넘볼 수 없었던 예술의 본질을 일깨워준 선구자입니다.”

    1923년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데르수 우잘라’를 읽은 작가 막심 고리키가 저자인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이다. 편지 내용으로 볼 때 고리키는 이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저자의 풍부한 자연 묘사와 특유의 표현력이 돋보인다. 고리키가 반한 점도 바로 이것이다.

    이 책은 북만주에서 동시베리아에 걸쳐 거주하던 남방 퉁구스계 원주민 사냥꾼 데르수 우잘라의 삶을 그렸다. 그가 아르세니에프의 탐사대와 함께 시베리아에서 지낸 나날들, 그리고 하바로프스크 인근 산속에서 그의 총과 돈을 노린 러시아 사람에게 살해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데르수의 삶이 평범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책의 인기 요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대자연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 벌꿀을 노리는 곰의 모습을 비롯해 얼룩바다표범, 다람쥐, 붉은 이리, 수달 등 많은 동물들의 생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책에 묘사된 데르수는 뛰어난 능력의 자연인이다. 그는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을 갖고 있었으며 날씨를 예측하는 데도 상당한 능력을 보였다. 특히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과 교감하는 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준다.



    데르수는 어이없게 생을 마쳤지만 그를 곁에서 지켜본 저자의 책을 통해 오래도록 이름을 남겼다. 도올 김용옥은 자신의 책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데르수 우잘라를 이렇게 언급했다.

    “장자(莊子)가 말하는 기인(畸人)은, 장자가 말하는 성인(聖人)은 ‘데르수 우잘라’ 같은 사람에 가깝다.”

    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 지음/ 김욱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368쪽/ 1만2800원

    시베리아 사냥꾼의 인생과 삶
    안철수, 금난새, 황우석, 송승환, 김정태, 유일한, 이명박, 김혜자…. 이들은 유명인이다. 또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일군 사람들이다. ‘한국인 성공의 조건’은 바로 이들의 이야기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2년여 동안 성공한 한국인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강연을 듣고,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100명. 성공의 기준은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평생 자신의 일에 대한 소신을 갖고 그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화려하게 성공한 현재의 모습뿐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고, 누구를 만나 자극을 받았으며, 어떤 계기로 성공했는지를 알려준다.

    성공은 단순히 업적을 달성한 것이 아니라,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사람마다 꿈은 다르다. 그러나 꿈은 다를지라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

    한근태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276쪽/ 1만1000원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나는 조선의 관원이고, 김옥균은 나라의 역적이다. 김옥균의 생존은 동양 삼국의 평화를 깨뜨릴 우려가 있다.” 조선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자 중국 상하이에서 김옥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홍종우가 청국 경찰서에서 변론한 말이다.

    상하이 일본 여관 그리고 김옥균과 암살자 홍종우는 조선과 일본, 청나라의 역학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김옥균 암살 사건은 역사를 뒤흔들었다. 먼저 새 출발을 하려는 대한제국은 국가 경사라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힘이 달렸다. 침략 야심을 불태우고 있던 일본엔 절호의 기회였다. 청국 정부를 맹비난 하며 갑신정변 이후 청에 내준 조선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는 명분을 잡은 동시에 청일전쟁을 벌일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죽인 사람과 죽임을 당한 사람. 두 사람이 꿈꾼 조선의 미래는 차이가 없었다. 다만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끝없는 대립과 긴장 상태로 서로를 겨누고 있다. 역사는 돌고 돈다.

    조재근 지음/ 푸른역사 펴냄/ 328쪽/ 1만4500원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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