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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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이상하면 ‘사구체신염’ 의심을

  • 김영수/ 맑은샘한의원 원장 www.il-chim.com

    입력2005-11-16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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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변 이상하면 ‘사구체신염’ 의심을

    녹용, 황기 등 신장에 좋다고 알려진 약재. 발효가 잘되어야 약재의 신장 흡수율이 높아진다.

    ‘유난히 소변이 뿌옇거나 거품이 많이 난다’, ‘소변 색이 갈색이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만일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사구체신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구체신염이란 소변을 만드는 신장의 ‘핵’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단백뇨나 혈뇨 이외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발병 여부를 알기 어렵다. 방치했을 경우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해 투석을 통해 인위적으로 노폐물을 걸러줘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라 갖가지 합병증을 유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바이러스나 약물 등이 면역체계의 이상을 불러와 나타나는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 치료에도 완치의 개념이 없다. 때문에 사구체신염 환자들은 언제나 자신의 병이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사구체신염을 비롯한 신장의 문제를 외부에 의한 자극과 내상에 의한 오장육부의 불균형에서 찾는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본다. 따라서 한약을 통해 오장육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침으로 외부 자극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때 쓰이는 것이 ‘발효한약’과 ‘일침요법’이다. 발효한약이란 한 번의 발효와 두 번의 여과 과정으로 약재가 몸에 흡수되는 것을 돕고, 신장에 무리가 될 만한 소인들은 제거한 탕약을 말한다. 이때 처방되는 약재는 신장을 보호하고 기를 북돋아주는 녹용과 소변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황기가 주축이 된다. 여기에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약재를 가감해 처방한다. 사구체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시호·삼백초 등의 약재를 처방하기도 하며, 사구체 손상이 심해 소변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백모근과 황기 등을 가감해 몸속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소변 이상하면 ‘사구체신염’ 의심을
    이런 발효한약이 신장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면, 침 치료인 일침요법은 빠른 시간 안에 증상을 호전시킨다. 이는 조선시대 사암도인의 침법을 따른 것. 팔이나 무릎관절 이하의 경혈에 침을 놓은 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섯 번 내지 아홉 번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꾸준한 치료와 더불어 신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생활관리가 병행된다면 사구체신염이 신부전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신장 기능이 정상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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