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9

2005.11.08

우리당 의장 또 낙마 … 독이 든 성배 누가 마시나

  • 송홍근 기자

    입력2005-11-02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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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당 의장 또 낙마 … 독이 든 성배 누가 마시나

    재선거 참패 이후 수습 방안 논의를 위해 10월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중앙위원회에서 문희상 의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장직은 독이 든 성배다.”

    문희상 전 의장의 사퇴 소식을 듣고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한 당직자가 내뱉은 말이다. 10월28일 문 의장은 10·26 재선거의 ‘감독’으로서 0대 4로 패배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4·30 재·보선까지 포함하면 0대 27. 문 전 의장은 사퇴 발표 직후 “고민은 이제 다 했다.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우리당 역대 의장은 임시 체제였던 임채정 전 의장을 제외하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2004년 1월 초대 의장으로 뽑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7대 총선에서 노인 폄하 발언으로 4개월여 만에 물러났고, 신기남 전 의장은 부친의 친일 행적이 ‘신동아’에 보도되면서 3개월여 만에 중도하차했다. 이부영 전 의장도 이른바 ‘4대 개혁 입법’과 관련해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5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우리당 지도부가 조기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밀려 일괄 사퇴함으로써 4월2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문희상 체제’는 7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우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초로 예상되는 조기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추스를 계획이다. 그러나 정국을 반전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어 새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여권은 격변기를 맞을 전망이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내년 5월 지방선거도 어렵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관심사는 대권주자인 정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 여부. 우리당 한 당직자는 “두 장관이 모두 출마해 전당대회를 흥행시킨 뒤 지지율을 높이면 지방선거에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장관 측보다는 김 장관 측이 출마에 일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면, 전당대회는 미리 보는 우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된다.



    그러나 전당대회 출마와 의장 당선은 두 장관에게도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전당대회에서 지는 쪽은 크게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고, 의장이 되더라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리더십 부재’라는 집중포화를 받게 된다. 역사적으로도 대통령에 이은 여당의 2인자는 전두환 정권 시절의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제외하면 대체로 ‘수명’이 짧았다.

    따라서 두 장관의 여당 내 주도권 다툼은 지방선거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초 당에 복귀하더라도 의장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당 C 의원은 “김 장관과 정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실패한 도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 복귀도 노무현 대통령이 개각을 해야 가능한 일로 두 장관 못지않게 노 대통령의 뜻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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