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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명 기자의 禪 이야기

홍인 스님의 晝耕夜禪

  •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홍인 스님의 晝耕夜禪

중국 선종 제5조는 홍인 스님(弘忍大師, 601∼674)이다. 속성은 주(周)요 이름은 무성(無性), 난 곳은 호북성(湖北省) 황매현(黃梅縣)이다. 어려서부터 영리하고 침착해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컸다. 일곱 살 때인 어느 날, 길에서 운명의 한 남자를 만나는데 다름 아닌 제4조 도신 스님이었다. 마침 황매현에 법문이 있어 들른 도신 스님은 한눈에 소년의 총기를 알아보고 불러 세웠다.

“성(姓)이 무엇이냐?”

“…. 불성(佛性)입니다.”

허, 이것 봐라. 어린아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뜻밖의 대답에 놀란 도신 스님은 다시 물었다.

“이름은 무엇이냐?”



“본성이 공(空)한데 이름인들 있겠습니까?”

도신 스님은 그 길로 아이의 부모를 찾아가 출가를 권했다. 그만큼 소년이 탐났던 것이다. 소년의 부모는 일곱 살 어린아이를 출가시킨다는 것이 못내 가슴 아팠지만, 아들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도신 스님은 소년을 제자로 삼아 법명을 홍인(弘忍)이라 지어주었다. 홍인은 30여년이나 스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천성이 말이 없고 남 앞에 나서지 않으며 부지런하고 예의 바르던 그는 평생 낮에는 노동하고 밤에는 좌선하는 생활을 하는 생활선을 실천했다. 걷거나, 앉거나, 멈추는 모든 행동이 바로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는 방법이라 여겼다.

달마, 혜가, 승찬, 도신을 통해 이어진 선불교적 상상력은 홍인에 이르러 삶과 결합되기 시작한다. 그는 실천하지 않는 선(禪)은 ‘죽은 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홍인 스님의 위대함은 스승 도신의 선사상을 더욱 확장한 데 있다.

4조 도신은 ‘수일불이(守一不移)’라 하여 달마, 혜가, 승찬 등 이전 스승들이 설해온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날아가려는 새의 날개를 붙잡듯 한 생각에 집중하라’는 선의 지침을 제시했다.

홍인 스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움직이지 않는 청정한 마음이란 본래 우리 안에 있다는 ‘수본진심(守本眞心)’을 설했다. 본래의 진심(眞心)을 지켜서 망념(妄念)이 일어나지 않게 하면 저절로 부처와 같아진다는 것이다. 홍인 스님은 중생의 마음이 본래 청정(淸淨)하지만 망념(妄念)에 덮여 드러나지 못하는 것이라 하면서, 본래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있으면 망념이 생기지 않아 청정한 마음이 저절로 드러난다고 했다.

그의 사상은 ‘밖’에 어떤 대상을 정해놓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찾는 ‘안’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었던 것이다.



주간동아 2005.11.01 508호 (p81~81)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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