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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기 BJ들 굿바이 아프리카TV

대도서관, 홍방장, 양띵 등 줄줄이 방송 중단…지나친 규제, 갑질 논란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인기 BJ들 굿바이 아프리카TV

인기 BJ들 굿바이 아프리카TV

국내 1위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shutterstock]

국내 최대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독주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렇다 할 경쟁업체 없이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시장을 주도하던 아프리카TV가 난관에 봉착한 이유는 소속 BJ(Broadcasting Jockey·방송자키)의 연이은 이탈 때문이다. 최근에는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인기 BJ까지 이탈 대열에 합류해 아프리카TV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탈하는 BJ들은 “아프리카TV의 광고수익 분배구조와 타사 플랫폼에 개인방송 동시 송출을 금지하는 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프리카TV 측은 BJ의 연이은 불만 표출에 대해 적극 해명했지만 인터넷 개인방송의 주 시청자인 누리꾼의 반응은 차갑다. 게다가 BJ들이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등 경쟁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향후 아프리카TV의 경영에 차질이 생기리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불합리한 수익구조에 반발

아프리카TV는 2006년 3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 개인방송이 주를 이루던 초기에는 개인용 컴퓨터(PC)로만 방송을 볼 수 있어 일부 게임 마니아가 시청자의 전부였다. 2011년 이후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돼 모바일 시청이 가능해지자 시청자가 폭증했고 콘텐츠도 다양화했다. 아프리카TV는 단숨에 시장 선두주자로 등극했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9월 기준 하루 평균 200만 명의 시청자가 방문하고 있으며, 누적 시청자 수는 3억5000만 명을 기록했다. 매일 개인방송 10만 개가 개설되며 프라임타임인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실시간 방송되는 채널이 5000여 개에 달한다. 방송하는 BJ의 수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명실상부 업계 1위인 만큼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하려면 BJ는 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BJ의 주 수입원은 시청자가 선물한 ‘별풍선’이다. 시청자가 개당 110원을 주고 산 별풍선을 환급해 수익을 올리는 것. 그러나 이 수익을 BJ가 전부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시청자 수와 방송 횟수 등에 따라 BJ는 각각 파트너, 베스트, 일반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이 등급을 기준으로 별풍선 수익금을 BJ와 아프리카TV가 나눠 갖는다, 예를 들어 파트너는 별풍선 수익의 80%, 베스트는 70%, 일반은 50%를 가져간다. 또 BJ가 시청자에게 고품질 방송을 제공하려 해도 추가 비용이 든다. 송출되는 방송의 화질을 HD급으로 개선하려면 주 9만 원, 개설된 방송의 시청 최대 인원을 500명 추가할 때마다 주 25만 원을 아프리카TV 측에 지불해야 한다. 인기 BJ의 경우 방송의 질을 높이고자 아프리카TV 측에 이미 큰 비용을 지불했을 공산이 크다. 게다가 많은 시청자가 아프리카TV를 사용하는 만큼 유튜브 등 다른 매력적인 경쟁업체가 있더라도 인기 BJ가 아프리카TV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그런데 최근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아프리카TV를 떠나는 BJ가 늘고 있다. 이른바 ‘BJ의 아프리카TV 대탈주 사건’이다.

사건 발단은 10월 6일 게임 BJ계의 유재석으로 통하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과 그의 배우자 BJ ‘윰댕’(본명 이유미)이 일본 모델 시노자키 아이와 합동으로 진행한 방송이었다. 물론 BJ와 해외 연예인이 함께 방송을 진행한 것은 문제가 없다. 아프리카TV가 문제 삼은 부분은 방송을 함께 한 시노자키가 게임사 ‘넥스트무브’의 신작 모바일 게임 ‘아케론’의 홍보모델이라는 점과 이날 방송이 그 게임을 콘텐츠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아프리카TV는 이 방송을 일종의 광고로 규정하고 대도서관 측이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광고를 방송했다는 이유로 7일 이용정지 처분을 내렸다.

아프리카TV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프리카TV는 유저들을 위해 지나친 상업성과 불법적인 형태의 방송을 사전에 심의할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특정 개인 또는 업체나 마케팅 대행사로부터 홍보와 상업성을 목적으로 제작된 상업 광고방송을 진행하는 BJ는 반드시 사전에 아프리카TV와 내용을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프리카TV 이용약관 제13조에는 ‘회사의 사전 승낙 없이 서비스를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는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플랫폼인가, 미디어인가 논란

인기 BJ들 굿바이 아프리카TV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 아프리카TV는 2006년 개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뉴스1]

이에 대도서관 측은 10월 14일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실시간 방송 서비스)을 통해 “아프리카TV가 BJ의 개인 광고수익을 침해하고 방송활동 중지 처분을 내렸다”며 “앞으로는 아프리카TV 대신 유튜브에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도서관은 이날 방송에서 “아프리카TV 측이 BJ가 광고방송을 할 때마다 호스팅 비용 명목으로 800만~1000만 원가량 요구했다. 개인에게 직접 들어온 광고수익을 왜 아프리카TV가 가져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도서관에 이어 먹방(먹는 방송) BJ ‘밴쯔’도 10월 20일 “BJ가 누구를 게스트로 데려올지 아프리카TV 측으로부터 일일이 허락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아프리카TV와 계약을 파기하고 위약금을 지불한 뒤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인기 게임 BJ ‘홍방장’ ‘쉐리’ ‘울산큰고래’가, 24일에는 ‘초등학생의 대통령’이라 부르는 게임 BJ ‘양띵’도 아프리카TV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호스팅 비용에 대한 BJ의 성토가 잇따르자 아프리카TV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렇게 해명했다. “BJ에게 광고방송의 대가로 호스팅비를 받지 않는다. 다만 광고방송을 송출해주는 대가로 송출료를 광고주에게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광고방송 송출료란 광고가 집행될 방송 콘텐츠 제작에 기여한 바가 있는 방송국(미디어) 측에 지급하는 돈을 가리킨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TV가 단순히 BJ의 방송을 올려주는 플랫폼인지, 아니면 BJ의 방송 콘텐츠를 지원하는 미디어인지가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

실제 아프리카TV의 이용약관 어디에도 송출료에 관한 규정은 없다. “아프리카TV가 광고방송 송출료를 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BJ로부터 계속 나오고 있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사건 당사자인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가 스스로를 방송미디어로 규정하며 광고방송 송출료를 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아프리카TV가 방송국과 동일하게 광고방송 송출료를 받으면서 방송국이 받는 규제로부터는 자유로워, 미디어의 권리는 챙기고 책임은 다하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도 높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개인방송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올해 7월까지 선정성 등의 이유로 100건이 넘는 시정 요구가 있었지만, 해당 플랫폼은 방송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규제를 받지 않았다.

인기 BJ가 연이어 아프리카TV를 떠나는 이유는 광고방송 송출료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아프리카TV는 베스트 이상 등급의 BJ가 타사 플랫폼에 동시 실시간 송출을 진행하면 그 권한을 박탈하는 내부 운영 규정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여러 플랫폼에 시청자 다수를 보유한 유명 BJ의 불만이 커져 대거 이탈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BJ들이 정든 고향인 아프리카TV를 포기하면서까지 타사 플랫폼의 동시 송출을 고집하는 이유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다른 플랫폼의 광고수익 분배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이나 글로벌 개인 게임방송 전문 플랫폼 ‘트위치TV’는 아프리카TV에 비해 BJ의 방송 조건이 좋다. 일단 두 업체 모두 화질이나 시청 인원에 제한이 없어 BJ가 추가 금액 부담 없이 고화질로 많은 시청자가 참여하는 방송을 제작할 수 있다.



업계 1위 지키기 위한 몸부림

인기 BJ들 굿바이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와 계약을 해지한 먹방 BJ ‘밴쯔’(왼쪽)[뉴스1]와 인기 BJ의 아프리카TV 이탈의 신호탄이 된 ‘대도서관’. 대도서관은 탁월한 진행과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게임방송계의 유재석’으로 불린다.[동아일보]

게다가 수익 분배구조도 좋다. 현재 아프리카TV는 BJ가 방송할 때 중간에 나가는 광고와 방송 내내 화면 주변에 걸리는 배너 광고 수익을 전부 가져간다. 반면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인 BJ와 유튜브가 55 대 45로 광고수익을 나눈다. 또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상업 광고방송에 대한 규제도 전혀 없다. 트위치TV의 강점은 높은 후원금이다. 트위치TV 시청자는 아프리카TV의 별풍선처럼 스트리머에게 자유롭게 후원금을 보낼 수 있다. 이 후원금은 방송 콘텐츠 제작자가 99%를 가져가고 1%는 후원 툴 개발자에게 전달된다. 또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처럼 트위치TV도 광고방송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어 게임 전문 BJ에게 각광받고 있다.

현재까지 스타 BJ의 이전 성적은 좋은 편이다.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옮긴 뒤 첫 방송에서 대도서관은 최대 동시 2만2000여 명, 밴쯔는 1만 명에 가까운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할 때보다 평균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트위치TV로 이전한 BJ는 수입이 크게 늘었다. 게임 전문 BJ 풍월량의 경우 10월 27일 방송에서 “하루 수익이 7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과거 아프리카TV에서 받던 월 수익을 하루 만에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BJ의 이탈이 이어지자 아프리카TV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0월 14일 주당 2만9150원이던 주가가 24일 2만4900원으로 열흘 만에 14.6%나 폭락했다. 같은 기간 3170억 원을 상회하던 시가총액도 460억 원이 증발한 2710억 원까지 내려앉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BJ는 “현재 아프리카TV의 주식도 하향세인 데다 좋은 방송 콘텐츠를 가진 BJ가 유리한 수익 분배구조를 찾아 다른 플랫폼으로 대거 이적하는 분위기라 아프리카TV가 일정 정도 쇠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인기 BJ의 연이은 이탈에도 아프리카TV가 입을 타격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상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TV의 인기 BJ 수는 800명에 달하고 이들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각 BJ에게 시청자 수와 매출이 분산된 만큼 일부 BJ의 이탈이 회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1등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일까. 아프리카TV는 뒤늦게 BJ의 불만을 일부 해결해주겠다고 나섰다. 아프리카TV는 10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6년 11월 1일부터 연간 최소 5억 원의 콘텐츠 제작비용을 개별 BJ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BJ들이 고화질 방송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4000K 고화질 방송을 (BJ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오픈 스튜디오를 설립해 (BJ의) 방송 콘텐츠 제작을 돕겠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6.11.09 1062호 (p34~37)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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