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5

2005.10.11

잎담배 농사는 힘들었어요

  • 입력2005-10-05 1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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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담배 농사는 힘들었어요
    이 사진은 낮에 따온 잎담배를 말리기 위해 행거에 차곡차곡 꽂아 매달기 작업을 하기 전이랍니다. 엄마는 독한 잎담배 냄새와 무더위 탓에 쓰러지기도 여러 번이었지만 그래도 담배 만한 수입이 없다며 해마다 담배농사를 지었지요.

    어린 시절 아버지는 우리에게도 힘든 농사일을 시켰습니다. 그때는 일하는 게 싫어서 ‘여름방학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에야 아버지는 말씀하시더군요. 생활력 강하고 자기 앞가림하는 자식으로 키우려다 보니 힘든 일도 시켰다고, 그러면서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했다고 하십니다. 제가 이제 자식을 키우다 보니 아버지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맨 앞에 모자 쓰고 계신 분이 아버지이고 빨간 옷 입은 여자아이가 저입니다. 머리에 담배 잎을 얹고 있는 개구쟁이 남동생, 토마토를 드시는 어머니, 얼굴만 내밀고 있는 언니랑 작은어머니, 오빠, 작은아버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멀리 시집 온 탓에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저희 곁에 있어 주실 거죠. 사랑합니다.

    서현주/ 전남 보성군 벌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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