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3

2005.09.20

박찬호 가을 잔치 주역 될까

소속팀 샌디에이고 지구 1위 ‘유력’… 막바지 구위 따라 포스트 시즌 등판할 수도

  • 송재우/ 메이저리그 칼럼니스트 orin4@xportstv.com

    입력2005-09-15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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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선수들의 꿈은 바로 ‘가을의 전설’ 포스트 시즌 무대에 서는 것. 유명 선수들이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이적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속한 팀 중에서는 박찬호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서재응의 뉴욕 메츠가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샌디에이고의 경우 9월9일 현재 지구 2위인 샌프란시스코와 LA다저스를 7 경기차로 앞서 있어 23경기가 남은 페넌트레이스 지구 우승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의 6개 지구 중 최약체로 꼽히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어 9월 대부분의 경기를 이들 팀과 치르게 된다.

    남은 경기 반타작만 해도 1위 가능성 커

    현재 다저스에 시즌 전적에서 4승8패로 밀리고 있는 것만 마음에 걸릴 뿐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만 유지해도 가을 잔치 참여는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경쟁 팀들보다 확실히 우위에 서 있는 점은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에이스 제이크 피비가 있고, 불펜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장타력이 가장 뛰어난 애리조나와는 이미 8경기 차이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만약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면 최소 3명에서 4명까지 필요한 선발투수진은 피비를 제외하고 아직 미지수다. 2선발이 가능한 애덤 이튼이 아직 손가락 부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베테랑 우디 윌리엄스와 사이드 암 브라이언 로렌스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박찬호가 본인 최초로 포스트 시즌 선발로 서기 위해서는 남은 다섯 번 정도의 선발 기회에서 브루스 보치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이적 후 4승2패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 방어율이 높고 5회 이상 투구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충분히 경쟁 가능한 상황과 상대들이라 9월의 투구 내용에 따라 박찬호의 포스트 시즌 선발 데뷔는 명암이 엇갈릴 것이다.



    한편 서재응이 속한 뉴욕 메츠의 포스트 시즌행은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지구 선두인 애틀랜타와는 11 경기차(9월9일 현재)로 벌어져 현실적으로 쫓아가기 어렵고 와일드카드 선두 휴스턴과도 5.5 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와일드카드는 아직 충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앞서 있는 4팀 중 휴스턴을 제외한 3팀이 같은 지구인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소속이라는 것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전력 차이가 작은 이들 팀에는 서로 물고 물리는 양상이 거듭되고 있어 난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지상 명제가 떨어져 있다. 뉴욕 메츠는 특히 올 시즌 연승과 연패의 기복이 반복돼 시간적으로 확실히 물때를 타지 못하면 5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포기해야 한다. 확실한 선발 3인을 갖춘 플로리다, 강력한 파워의 필라델피아, 역시 노련한 선발진의 휴스턴, 조직 야구를 하는 워싱턴과의 경쟁이 쉬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뉴욕 메츠는 막판 연승에 ‘실낱 희망’

    만약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서재응에게도 선발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일단 확고부동한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과거 같지는 않아도 경험이 풍부한 톰 글래빈을 제외하면 메츠 선발진은 불안하다. 크리스 벤슨이 있긴 하지만 최근 어깨 부상설에 시달리고 있고, 12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올 시즌 달랑 한 경기에 선발 등판한 스티브 트락셀과 최근 절정의 투구를 하는 서재응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만큼의 투구만 이어나간다면, 메츠 선발진 중 경험이 가장 적음에도 서재응은 상황에 따라 4선발이나 3선발로 포스트 시즌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 가을 잔치 주역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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