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3

2005.09.20

미국인 매료시킨 화풍 ‘한국 나들이’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5-09-14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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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 매료시킨 화풍 ‘한국 나들이’
    머리가 후끈 달아오른다.

    재미교포 크리스틴 킴(45·한국명 김경화)의 그림은 태양처럼 작열한다. 담요를 뒤집어쓴 ‘듀엣’(추상, 2005)의 연인은 평화스러우면서도 따사롭다.

    크리스틴 킴이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9월20~30일, 경남 김해시 인제대 김학수 기념관).

    그는 미국 주류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몇 안 되는 한국 출신 화가다. 2003년엔 미국 이민 100주년을 기려 꾸려진 전미주한인백주년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91년 미국에 건너간 뒤 구상에서 추상으로, 부드러움에서 강렬함으로 화풍이 바뀐 그는 미국에서 자유로움과 광대함을 느끼며 새로운 눈을 떴다고 했다.



    “캘리포니아 해변의 작열하는 태양 빛에 매료돼 고상하고 절제된 컬러를 버렸습니다. 비로소 내 색을 찾은 거지요.”

    그는 한국 미술계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한국 화가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로 특히 ‘거만함’을 꼽았다.

    “한국 미술계에선 학벌이 거의 모든 걸 결정합니다. 좋은 학교를 나오면 개발을 안 해도 학벌에 기대어 대접받지요. 우물 안 개구리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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