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6

2005.08.02

숨기기보다 토론의 대상으로 … 진화하는 ‘性’

  • 문장환, 변상권/ 엘제이(LJ)비뇨기과 원장 www.ljuro.com

    입력2005-07-29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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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기기보다 토론의 대상으로 … 진화하는 ‘性’

    남성의 생식기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변상권 원장.

    원시시대 성생활에 대한 보고서나 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많다. 원시시대의 남자는 정력이 넘쳐 성욕이 왕성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다. 야만의 동물 상태를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탓에 몸에 야성이 남아 있어 동물의 고기와 피를 날것 그대로 먹고 마셨으며 하루 종일 뛰어다녀 체격도 건장하고 힘도 넘쳤다. 또한 야생동물로부터의 위협이 늘 있고 이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탓에 수명이 짧아 아무 때나 성을 즐기지 않을 수 없었으며, 특별한 소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먹고 섹스하는 것이 생활의 전부였다. 그들은 사냥해서 잡은 고기로 여자들을 유혹하여 성욕을 해결했고, 가족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아서 부양에 대한 책임도 없으니 몸과 정신의 넘치는 에너지는 성욕으로 몰릴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발기부전의 빈도가 매우 낮았을 것이라 추측된다.

    원시시대에는 가정이 없고 떼를 지어 생활했으므로 부부라는 개념이 없고, 오직 성적인 짝만 있었을 터. 그래서 남녀의 성관계는 매우 자유스러웠다.

    그렇다면 원시시대의 여성은 어떤 방법으로 남성을 선택했을까? 이는 유전학적인 측면에서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수컷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치장을 해 구애를 하거나 여성을 유혹하는 춤을 춘다든지, 한 여성을 놓고 목숨을 담보로 싸움을 했을 것이다. 여성의 성을 남성이 함부로 범하지 못하게 하고 신체의 일부를 가리는 문화, 즉 여성 성기에 대한 신성화 작업이 여기서 출발했다는 설도 있다. 의복의 출현이 성기의 소중함과 보호 차원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다.

    숨기기보다 토론의 대상으로 … 진화하는 ‘性’

    문장환 원장.

    이렇듯 여성의 성기를 신성시하는 심리가 성기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문화로 이어졌으며, 이후 이는 정절의 개념으로 확장됐다. 즉 원시시대에는 상대 남성을 위하는 차원이 아니라 본인의 성기를 지키려는 자발적 태도에 의해 정절이 강조되었다는 것. 하지만 남성 위주의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정절은 권리가 아닌 타인에 의해 강요되는 의무가 되었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볼 때 성적인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거듭되었고, 현재도 성의식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것. 성을 숨기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것에 대해 토론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문화의 탄생은, 그래서 여성의 억압된 성을 푸는 작업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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