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5

2005.07.26

“뻥 뚫린 수도관 … 쏠 맛 난다”

전립샘비대증 최첨단 레이저 치료법 도입 … 출혈 없고 수술 당일 퇴원 환자들 대만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7-22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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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 뚫린 수도관 … 쏠 맛 난다”

    KTP 레이저(아래)를 이용해 전립샘비대증 수술을 하고 있는 늘푸른비뇨기과 원장 이영근 박사.

    경기 안산시에 사는 이경호(68·가명) 씨는 지난 10년간 오줌을 제대로 누지 못해 얼굴이 늘 누렇게 떠 있었다. 이미 병원에서 전립샘(전립선)이 부어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 전립샘비대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그동안 미뤄왔다. 이 씨의 전립샘은 정상인보다 4배 이상 부어 있어서 개복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고, 이 경우 오랜 기간 입원해야 해 생업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었다. 이런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이 씨가 찾은 곳이 바로 서울 종로구 늘푸른비뇨기과. 출혈 등 부작용이 거의 없어 수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한 ‘KTP 레이저’ 치료법이 이곳에 도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늘푸른비뇨기과에서 최첨단 레이저 시술을 받은 뒤 바로 다음날 오줌이 시원스럽게 나오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의 입에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시원하게 오줌을 눈 것 같다”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대부분의 남성은 이르면 30대 후반, 보통은 50줄을 넘어가면 오줌줄기가 가늘어지는 현상을 경험한다. 이는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샘이 비대해져 생기는 현상으로, 전립샘이 특정 원인에 의해 부어 오르면서 그 안을 관통하고 있는 요도관이 짓눌려 오줌이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요도관 짓눌리면 오줌 나오지 않아

    문제는 증상이 심해지면서 발생한다. 오줌줄기가 가늘어지고 배뇨 횟수가 잦아지다 힘을 주어야 겨우 눌 수 있는 초기단계를 지나면, 오줌을 눠도 덜 눈 것 같은 잔뇨감이 생긴다. 그러다 오줌이 방울방울 나오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중증단계에 들어선다. 이때쯤이면 오줌이 신장으로 역류해 들어가 환자는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게 된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전립샘비대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아랫도리가 늘 불편하기 때문에 신경이 그쪽으로만 가고, 심리적인 영향 때문에 성생활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 전립샘비대증 환자가 질병만 치료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나와 있는 전립샘 치료법이 재발이 잦고 치료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했다는 점.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얼마 전까지 시행돼왔던 전기칼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은 수술 과정과 수술 후 따르는 출혈 및 통증이 심해 환자들이 기피해왔다. 요도협착과 같은 부작용도 문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술 후 바로 오줌이 정상적으로 나오고, 출혈과 부작용이 최소화된 치료법이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KTP 레이저 치료법’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해 지금까지 수백명의 환자를 치료한 서울 종로3가 늘푸른비뇨기과 이영근 원장은 “미국 학회에서 처음 접한 이 치료법은 환자의 고통과 마취 부위를 최소화하면서 출혈도 없어 지금까지 나와 있는 전립샘비대증 수술과는 차원이 다른 치료법”이라고 전했다.

    “뻥 뚫린 수도관 … 쏠 맛 난다”

    전립샘비대증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이 박사.

    KTP 레이저 시술법은 미국의 레이저스코프사㈜와 세계적인 비뇨기과 클리닉인 미국 Mayo 클리닉에서 공동 개발한 전립샘비대증에 대한 최첨단 수술법으로, ‘수술 후 폭포수처럼 오줌이 나온다는 의미에서 ‘나이아가라 PVP’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2002년 말부터 미국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된 이 시술법은 혈관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고출력 KTP 레이저를 사용, 안전하고 신속하게 비대해진 전립샘 조직을 제거한다. 음경 아래쪽을 국소마취 해 수술이 이뤄지고, 수술 후 바로 증상이 개선되며, 합병증이 없어 ‘꿈의 치료법’이라 불리기도 한다.

    KTP 레이저 시술법은 과정이 매우 간단하다. 국소마취를 한 다음 요도에 가는 관을 삽입해 KTP 레이저로 전립샘의 비대해진 부분을 기화(氣化)시키면 눌려 있던 요도관이 제기능을 되찾게 된다.

    사실 기존의 레이저 치료법은 레이저 광선이 1cm가량 피부(조직) 속을 파고들어 출혈도 출혈이지만 오히려 시술 뒤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대부분의 전문의들이 사용을 피해온 시술. 또 최근까지 사용한 내시경 수술도 전기칼로 비대해진 전립샘 조직을 잘라내기 때문에 출혈량이 많고 요도협착이나 요실금, 심지어 발기부전과 같은 부작용을 낳았다. 더욱이 수술 후 전립샘이 일시적으로 더 붓는 현상 때문에 3~7일간 입원하여 소변줄을 달고 생활해야 하는 데다 전신·척수 마취를 해 시술 후 사회 복귀에 최소 2주 이상(보통 4~6주)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반해 KTP 레이저 시술법은 80와트의 고출력 KTP 레이저 광선(조직에 0.8mm만 침투)을 사용함으로써 회음부신경에 대한 국소마취만 하고 시술을 하는데 출혈이 전혀 없어 입원하지 않고 시술 다음날 사회 복귀가 가능하며, 시술 후 몇 시간만 지나면 오줌이 시원하게 나온다. 게다가 내시경 시술에서 80% 이상 발생했던 역행성 사정 가능성(정액이 요도로 분출되지 못하는 현상)이 10~20%로 크게 줄었다는 게 이영근 원장의 임상 견해다. 출혈이 없으니 통증이 있을 리도 없다. 심한 경우(하루 소변줄 사용)를 제외하고는 소변줄을 달 필요가 없어 환자들의 불편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타의 추종 불허하는 시술 확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제 전립샘비대증의 치료 효과와 재발 여부다. 미국 메이어 클리닉팀 등 많은 기관이 5년 동안 KTP 레이저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종합하면 치료 전 증상점수(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증상의 정도를 점수화하여 비교하는 검사)가 22~23.9에서 치료 후에는 2.6~3.9로 감소했고 이것이 약 5년 이상 유지되었다. 전립샘비대증의 치료 효과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비대해진 조직을 제거하면 소변 속도가 개선되는 것. KTP 레이저 시술 후 평균 요속은 7.6~10.3에서 27.3~30.7로 200% 이상 증가했다.

    “뻥 뚫린 수도관 … 쏠 맛 난다”

    늘푸른비뇨기과 이영근 박사와 조창근 원장(오른쪽).

    이영근 원장은 “이런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KTP 레이저의 치료 효과는 전립샘비대증에 가장 효과적인 수술로 알려진 내시경 수술과 같거나 더 우수하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내시경 수술에 비해 부작용이 없고, 환자의 통증이 사라졌다는 면에서 KTP 레이저는 전립샘비대증 치료에 있어 현재까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술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KTP 레이저를 이용한 시술은 전립샘비대증의 다른 치료법들과 비교해봐도 그 우월성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마이크로웨이브(TUMT), 기존의 레이저(VLAP), 물을 이용한 열치료(WIT), 고주파치료(TUNA·튜나), 간질성레이저(ILC)와 비교했을 때 다른 시술이 50~100% 전후의 소변 속도 증가를 보이는 데 비해, KTP 레이저 시술은 200% 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

    늘푸른비뇨기과 조창근 원장은 “약물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약을 평생 동안 복용해야 하고, 중단하면 바로 증상이 재발한다”며 “더욱이 호르몬 계통에 영향을 줘 성기능 장애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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