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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장 박터지는 ‘音源 전쟁’

통신사-기기업체-포털 주도권 확보 ‘3파전’ … 소비자와 윈-윈 모델 제시하는 쪽이 승리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온라인 시장 박터지는 ‘音源 전쟁’

온라인 시장 박터지는 ‘音源 전쟁’
현재 가장 치열하게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음악 산업계다. 음악 산업계는 누구도 그 변화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변화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세력은 SKT나 LGT 같은 대형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휴대전화와 MP3를 만드는 디지털기기 업체,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포털업체로 나뉜다.

그간 세 갈래 산업계는 음원의 권리자(음반 제작 및 기획자), 실연권자(연주자·가수), 저작권자(작사·작곡·편곡자) 등과 끊임없이 갈등하고 타협하며 온라인 음악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우리보다 먼저 음원 전쟁이 벌어진 미국은 디지털기기 전문업체인 애플사가 ‘아이포드(MP3 플레이어)-아이튠스(웹사이트)’ 모델로 시장을 장악해 최강자로 떠올랐다. 한 곡당 99센트(할인혜택 가능)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손쉽게 세계적인 히트모델 ‘아이포드’를 내려받을 수 있다는 완벽한 온·오프 통합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았다. 이에 뮤직야후(music.yahoo. com) 등 포털업체들은 한 달에 7달러, 연간 60달러의 가입비를 내면 100만곡 이상의 음악을 무제한 내려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애플사를 맹추격하고 있다.

미국이 포털업체와 하드웨어업체 간의 대결이라면, 한국은 어떨까. 가장 유력한 전망은 대형 이통사들이 음악 시장의 주요 배급업체가 되리라는 관측이다. 막대한 자본력과 3000만명이 넘는 이동통신 가입자를 배경으로 삼성전자 등 휴대전화 제작사와의 이해관계가 맞는 음악 시장을 쉽게 석권하리라는 것. 이에 포털사들이 검색을 무기로 대항마로 나선 상황. 완벽한 초고속 통신망과 PC 이용률이 세계 최고에 달하는 한국적 상황이 그 장점이다. 네이버의 음악 검색에 이어 포털 사이트 ‘다음’은 6월16일 40만곡에 달하는 음악 검색과 전곡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포문을 열었다.

한 번쯤 겪어야 할 통과의례



전 세계적으로 음악의 오프라인 시장 격인 음반업계는 한마디로 불황이다. 외형으로만 본다면 최악의 상황이라고 엄살을 부릴 만하다. 1997년 4800억원 규모였던 오프라인 음반 시장은 무료 스트리밍과 P2P(일대일 파일 공유)의 범람으로 극감해왔다. 2000년 4000억원, 2001년에 3700억원으로 감소했고, 급기야 지난해는 1000억원 규모로 축소됐으며 올해는 7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불황이라고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온라인 음악 시장은 2000년 450억원 규모였지만 불과 5년 만에 2000억원대 시장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2006년이면 최소 5000억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니, 단 5년 만에 10배로 성장한 것이다. 한마디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음악 시장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며 음악 권력이 온라인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음반 시장도 디지털시대에 맞춰 ‘음원(音源) 시장’이란 말로 대체되었다. 음악 시장의 기본단위가 음반 ‘장’수에서 음원 ‘건’수로 옮겨진 것이다.

MP3의 빠른 보급으로 음원 다운로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화의 변화도 큰 변화의 기폭제다. 합법적으로 음악을 내려받는 사람이 크게 증가해 세계 음반업계가 ‘공적’으로 여겼던 인터넷 다운로드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아 가기 시작했다. 최대 인터넷 음악사이트인 ‘벅스뮤직’의 운영권이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으로 넘어갔다는 것이 상징적인 변화다.

음원 권리자들의 수익도 그다지 서운치 않다. 현재 음원에 대한 저작권자와 실연자의 권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가 신탁관리하고 있다. 그 권리가 복잡한 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업체가 음원 배급의 실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희덕 음제협 회장은 “디지털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음반업계의 위기는 예고된 것이었고, 언젠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가 되었다. 이제 그 불황과 위기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한다.

이 같은 흐름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은 역시 대형 이통사들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음악 기능이 휴대전화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인기 응용소프트웨어)’으로 급부상하면서 멜론(SKT), 도시락(KTF), 뮤직온(LGT) 등 음악관련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대형 음반제작사 YBM-서울음반이 지난달 SK텔레콤으로 넘어간 것이 최근의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사건이다. 음원 권리자와의 갈등에 지친 SK텔레콤이 아예 292억원을 들여 YBM의 지분 60%를 확보해 국내 최대 음원권자인 서울음반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 음악포털, DMB 운영사인 자회사 TU미디어 등이 이용할 수 있다는 고려도 작용했다. LG텔레콤도 ‘뮤직온’(www.music-on.co.kr)의 무료서비스를 끝내고 7월부터는 유료화에 돌입한다. 뮤직온은 아이라이크팝, 클릭박스, 튜브뮤직, 도레미, 와바닷컴 등 5개 온라인 음악사이트와 제휴한 개방형 구조를 갖추며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130만곡의 음원을 확보했다. KTF 역시 음악 내려받기와 실시간 서비스는 물론 휴대전화 벨소리, 통화연결음 등 음악포털 ‘도시락’(www.dosirak.com)을 선보이며 경쟁에 동참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우리나라의 휴대전화가 MP3 플레이어로 진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휴대전화의 컨버전스 트렌드를 주도하던 카메라폰 시대가 종착역에 다다르면서 뮤직폰 시대가 만개한 것. 올해 1500만대로 예상되는 휴대전화 내수 시장에서 ‘MP3폰’이 약 70%를 차지하리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해 출시되고 있는 휴대전화는 100% MP3 플레이어 기능을 내장하기 시작했다.

음원 시장 독자적으로 진출 예상도

아예 MP3 플레이어에 ‘올인’을 선언한 삼성전자나 레인콤이 독자적으로 음원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MP3 플레이어 최대의 히트 모델인 애플의 아이팟에 대해 “휴대전화에 그 위치를 빼앗기면서 성공신화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휴대전화와 MP3 간의 영역 전쟁이 본격화되리라 예상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다.

검색을 무기로 음악 시장에 진출한 포털업체들은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네이버는 전곡을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고, 다음은 전곡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제협의 반발에 가로막혀 하루 15곡, 한 번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검색 시장이 확대되면서 음악도 포털의 영역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희 사이버대학 민경배 교수 “아직까지는 무료를 내세우며 그 비용을 업체가 전담하지만 결국은 유료화로 갈 것이다”며 “소비자들과 음원 저작권자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는 쪽이 승리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아직은 누구도 음원전쟁의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간동아 2005.07.05 492호 (p42~43)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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