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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前 총리, 밥상 직접 차린다?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고건 前 총리, 밥상 직접 차린다?

고건 前 총리, 밥상 직접 차린다?

고건 전 총리(왼쪽)와 최인기 의원.

최인기 의원을 낚아챈 민주당의 기세가 욱일승천이다. 민주당은 제2, 제3의 최인기 카드를 조만간 뽑아 들겠다며 기염을 토한다. 한화갑 대표의 한 측근은 “고건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우리당) 현역 의원의 입당이 곧 표면화될 것”이라고 애드벌룬을 띄웠다. 우리당 의원이 탈당,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다면 이는 정치적 대형사고가 틀림없다. 그에 맞물려 민주당의 고토(古土) 회복은 순풍에 돛단 형국이 된다. 반대로 우리당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뻔하다. 과연 우리당 현역 의원의 탈당은 가능할까.

민주당 인사들이 거론하는 탈당 의원 1호 후보는 신중식 의원(전남 고흥·보성). 본인도 탈당 얘기가 주변을 감싸고 있음을 알고 있다. 부인도 않는다.

“한화갑 대표를 비롯, 이낙연 의원 등한테서 끊임없이 입당 교섭을 받았고 고민도 했다.”

신 의원은 국민의 정부 국정홍보처장으로, 햇볕정책과 6·15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논리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알렸던 주인공.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후 이런 가치가 소외되거나 부정되는 현실을 지켜봐야 하는 어색한 처지에 있다. 그 때문인지 그는 청와대와 당에 불만이 많다. 정제되지 않은 말이 난무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유전개발 및 행담도 의혹 사건이 보여주듯 시스템이 아닌 인치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는 것도 못마땅하다. 중·장기적 계획 없이 추진되는 듯한 외교 정책도 불만사항이다.

이런 신 의원의 정서를 읽고 있는 사람일수록 그의 결단 가능성을 점치는 경우가 많다. 본인도 자신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 의원은 “당장 수를 내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그가 디데이(D-Day)로 보는 시점은 연말. 물론 정치적 상황에 따라 그 이전에도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헌법 개정을 비롯, 정계개편과 관련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예상되는 연말이 정치적 동선을 조정하기에는 적기라는 판단이다. 신 의원은 그때가 되면 정중동(靜中動) 속에서 세월을 낚고 있는 몇몇 강태공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가운데 고건 전 총리도 포함된다. 고 전 총리는 최근 민주당으로부터 여러 차례 입당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한다는 말도, 않겠다는 말도 없다. 이를 신 의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분은 참여정부 총리를 지냈다. 청와대가 혼란스럽고 당이 어려운데 움직이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맞지 않다.”

그러나 시곗바늘을 연말로 맞추면, 고 전 총리의 정치적 보폭은 훨씬 더 과감해질 것으로 신 의원은 예고한다. “고 전 총리는 과거 수동적이라는 평가를 곧잘 받았다. 밥상을 차려놓으면 숟가락을 드는 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매우 적극적이다. 밥상도 차릴 준비가 돼 있다. 국가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 9인회가 고 전 총리를 둘러싸고 있다지만 그건 음해다. 광범위하게 사람을 접촉한다.”

고 전 총리는 요즘 변화한 모습을 곧잘 선보인다. 사람들을 만나면 하버드대학에서 행했던 연설문의 한국어판과 영문판을 나눠준다. 홈페이지를 통해 젊은층과의 대화에도 열심이다. 정치인들과의 회동도 잦다. 정치인들이 찾는 경우도 있지만 고 전 총리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로 볼 수 있는 것은 대선과 관련된 것이다.

“과거 대선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고 전 총리는 곧바로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대응했고, 지금은 긍정적 찬동의 의표와 표정이 말 속에 묻어나온다.”

고 전 총리는 조만간 한화갑 대표, 이부영 전 의원,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 등과 함께 저녁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소속이 없는 그로서는 굳이 여야를 가릴 필요가 없다. 그래서 대화는 박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는 차기 대선후보의 정당 추천은 큰 무게를 두지 않는다고 한다. 고 전 총리 한 측근은 “정당 추천보다 국민후보로 추대되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를 앞에 놓고 대권 포석에 나선 고 전 총리를 국민들은 주의 깊게 지켜본다.



주간동아 2005.06.14 489호 (p10~10)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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