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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구글의 한국 공습

“한국의 구글이 되고 싶다”

국제상품 담당 책임자 애덤 프리드 씨 “한국 시장은 우리의 스승 … 많은 것 배우고파”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한국의 구글이 되고 싶다”

“한국의 구글이 되고 싶다”
‘우리는 구글의 시대에 살고 있다(We live in the Age of Google).’

얼마 전 정보통신 분야의 최고 권위지 ‘와이어드(Wired)’가 내린 결론이다. 물론 이 같은 명제는 전 세계인의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듬은 단순히 검색엔진의 한계를 넘어 인류의 가장 소중한 두뇌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한국 시장에서의 구글의 위치는 소수 마니아들의 놀이터일 뿐이다.

구글 같은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인터넷 기업이 아프리카의 오지도 아닌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시장에서 이토록 낮은 지명도에 만족하고 있는 예는 이례적이다. 이는 반대로, 인터넷 문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한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강자의 오만, 또는 여유’라고 비판받는 구글의 한국에서의 느림보 행보는 오히려 한국 업체들엔 기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간 구글은 한국의 인터넷 시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치밀한 데뷔 작전을 세워왔다. 만일 2004년 여름, 국내 굴지의 NHN이 키워드 검색광고 과금(課金)의 CPC(종량제, Cost per Click) 방식 선정 시 야후의 ‘오버추어’가 아닌 구글의 ‘애드워스(AdWords)’와 손잡았다면, 구글의 한국 진출은 훨씬 우아한 모습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NHN은 검색분야의 잠재적 경쟁업체인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야후의 오버추어를 택했다. 이로 인해 구글의 한국 시장 진입은 또다시 1년 연기된 것이다.

“지사 설립 등 한국 시장 본격 진출 여부는 아직 미지수”



구글은 한국의 인터넷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간 어떤 준비를 해온 것일까. 또한 아시아 시장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구글에 대한 궁금증은 무성했으되, 이제껏 그 해답을 명쾌하게 공개한 적이 없다. 어렵사리 인터뷰가 성사된 국제상품 담당 책임자인 애덤 프리드(37·사진) 씨 역시 구글의 전략에 대한 ‘속시원한’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구글의 경쟁 상대가 누구냐는 질문에도 “구글은 오로지 사용자만을 바라볼 뿐이다”는 표현으로 즉답을 피해갔다. 지난 3년 이상 구글에서 일한 애덤 씨는 수시로 한국을 오가며 구글 한국어 서비스는 검증해왔고, 구글 본사에 한국 시장 상황을 전달해왔다.

-구글의 한국어 서비스는 비교적 일찍 시작됐다. 구글을 사용하는 한국인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는데.

“구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먼저 구글의 검색 알고리듬은 당연하게 영어에 맞춰 개발됐다. 그런데 사용자들이 구글을 통해 다양한 언어로 확장되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결과 현재 105개 언어에 이르는 다양한 언어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데, 각 언어에 맞는 최상의 검색 서비스가 중요해졌다. 특정 언어가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도 알게 됐고, 한국어도 물론 그중 하나다. 한글의 특성과 문법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왔다.”

-한국어 검색 결과에 만족하나.

“물론 100% 만족할 수는 없다. 언제나 최상의 노력을 쏟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쉽게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의 사용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기를 원하고 개선점을 제안받고 싶다.”

-구글 본사에 한국어를 이해하는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다.

“구글 정책상 이런 정보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 한국어는 매우 독특한 언어다. 일본어와 비슷하다지만, 일본어와는 또 다르다. 구글은 한국어가 가능한 최고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다양한 검색엔진, 나아가 경쟁 포털 서비스들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구글의 관심은 오로지 검색 결과의 품질과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일에 국한된다. 사용자의 가치를 증대하는 상품개발이 목표다. 물론 구글은 한국 시장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 시장은 광대역 인터넷을 가장 빠르게 도입한 인터넷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구글은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겠다.”

-구글의 기업 가치가 무려 62조원이 된다는 사실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국의 벤처 기업에 커다란 희망이다. 한국에서도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이 나올 수 있나.

“고맙다. 그러나 다른 기업이 아닌 구글이 바로 ‘한국의 구글’이었으면 좋겠다.”(웃음)

-과거 입소문 마케팅에 의존하던 선례를 버리고 최근 한국에서 구글의 본격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져 화제인데, 이를 본격적인 한국 진출로 봐도 좋은가.

“사실 우리는 (한국 시장에 대해) 발표할 만한 아무런 계획이 없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국 사용자들에게 더욱 가치 있는 상품을 소개하는 일뿐이다. 최고 수준의 검색엔진, 2GB 용량의 G메일, 다중 언어를 제공하는 툴바(Toolbar)가 주력 상품이다. 우리가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대처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한국에는 이미 높은 진입 장벽이 세워져 있고, 구글의 G메일과 웹 기반 검색조차 낡은 서비스로 만들 정도로 변화가 빠른 매우 특수한 시장인데, 이런 곳에 구글이 너무 늦게 진입해 남은 파이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한 한국의 상황에 즉각 대처하기엔 미국이란 지리적 위치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

“소중한 충고라고 생각하겠다. 그 같은 우려가 현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잘 알다시피 한국은 굉장히 선두에 서 있는 시장이다. 구글은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한국의 테크놀로지를 배워나가고 있다. 대신 구글은 한국인들이 가치 있게 느낄 만한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고, 사용자들이 이를 유용하게 사용하기를 바랄 뿐이다. 특히 구글은 한국인들이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이자, 나아가는 길이 되고자 한다.”

-한국의 키워드 검색 광고 시장은 오버추어 모델이 장악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글의 대응책과 비전이 궁금하다.

“검색 광고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은 확실해졌다. 검색 광고가 있기 전에는 사용자는 원하는 상품을 찾기 힘들었고, 광고주는 고객을 찾기 힘들었다. 이제는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통로가 만들어진 것이다. 구글의 애드워스 모델은 정확한 검색으로, 타케팅에 유연하고 국제적 시장으로의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의 규모에 관계없이 아주 효율적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수가 있다. 한국에서도 구글과의 관계를 통한 성공 사례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구글의 일본과 중국 시장 진출은 성공적으로 평가하나. 영어권 국가들과는 다른 매우 독특한 시장인데…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도쿄에 구글 엔지니어링센터를 만들고 꾸준하게 검색 성능을 높여가고 있다. 물론 한국-일본-중국 모두가 독특한 시장이지만, 스위스나 독일 시장 역시 독특했다.(웃음) 그러나 검색에는 세계적인 공통의 코드가 존재한다. 사용자가 꼭 필요로 한 정보를 깔끔하고 직설적으로 전달하면 된다는 것이다. 구글은 그 점에서 자신이 있기 때문에 꼭 성공할 것이다.”

-인터넷 선진국인 한국에 구글의 지사나 서비스가 없다는 것은 아쉬우면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구글이 한국 시장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구글의 CEO 정도는 한국 시장을 방문해 구글의 비전 등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죄송하지만 현재까지는 한국에 대한 공식적 계획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구글 CEO들의 대리인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방문을 원한다는 메시지는 꼭 전달하겠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는가.

“먼저 구글 서비스를 사용해본 분들의 소감이 매우 궁금하다. 조그만 불만이라도 얘기해준다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 물론 사용해보지 않은 분들은 당연히 사용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한국 시장으로부터 배우는 바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한국 시장 참여자들과 좋은 동반자 관계를 맺길 원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국 시장은 구글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구글이 되고 싶다”




주간동아 2005.05.24 486호 (p28~29)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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