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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구글의 한국 공습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단순·강력·정직·유쾌·놀라움’ 5대 매력 무기로 네티즌 사로잡아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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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다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에이~ 이게 뭐야.”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사업부에서 일하는 양석원 씨가 주소창에 구글의 주소를 처음으로 두드린 건 4년 전. 영국의 한 일간지가 소개한 구글의 이모저모는 웹 마니아인 그를 설레게 했다.

첫인상은 다소 낯설었다. 화려한 외모의 한국산 검색엔진과 달리, 달랑 검색창과 구글 로고가 손님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황한 건 잠시, 앙증맞은 구글의 로고에 푹 빠지는 데는 검색창에 단어 몇 개를 입력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심플한 디자인과 간결한 결과에 매료된 그는 곧바로 구글 마니아가 됐다. 구글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입고, 구글의 펜으로 글을 쓰며, 구글을 통해 세상을 본다. 블로그(www.google.pe.kr)를 도구로 구글에 대한 에세이도 쓰고 있다.

그는 구글의 간결한 로고가 특히 사랑스럽다고 했다. 세계 각국의 기념일이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바뀌는 로고는 2000년 구글에 입사한 인터내셔널웹마스터 데니스 황(한국명 황정목) 씨의 작품이다.

구글은 다른 검색엔진이 제공한 바 없는 간결함으로 사용자들을 놀라게 했다. 간결함은 검색엔진에 가장 먼저 바라는 요소가 아닌가. 더하여 멋을 부리지 않은 구글의 외모는 ‘뭔가 다르다’ ‘내공을 갖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모 회사에서 1만여명의 고객 개인정보 명단이 유출됐다’‘모 공공기관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다’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대부분이 구글에 의해 정보가 긁혀진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구글을 들락거리는데,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매우 빠른 속도로 찾아준다.”(웹마스터 김미림 씨)

IT(정보기술) 업계엔 “훌륭한 테크놀로지가 꼭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원하는 걸 바로 찾아준다”는 구글의 테크놀로지는 압도적으로 월등했다.

구글을 이용하면서 사용자들이 느낀 ‘쾌감’은 정확성과 속도에 기인한 것이다.

구글은 탁월한 테크놀로지로 “특별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IT 컨설턴트 김국현 씨는 “구글에서 읽혀지는 시대정신은, 진정으로 탁월한 테크놀로지는 이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웹 사이트에 올려놓은 PDF나 DOC 같은 문서를 긁어낼 정도로 힘이 좋다. 구글은 전 지구적으로 웹 페이지를 순회하면서 콘텐츠를 복제해두었다가 사용자가 원하면 주저 없이 토해낸다. 가공할 ‘뇌’를 가지고 시공을 넘어 인터넷의 일거수일투족을 훑어내는 것이다.

정직하다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구글의 매력은 정직함에 있다.”(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박영주 씨)

구글은 ‘상업성을 배제한 듯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산 검색엔진에서 ‘호텔’이나 ‘여행’을 입력해보자. 주지하듯, 가장 윗자리는 돈을 가장 많이 낸 업체 차지다. 기업들이 검색엔진에 심사비 또는 급행비를 지불하는 관행은 벌써부터 굳어졌다.

배너광고와 달리 콘텐츠 속으로 깊숙이 스며든 ‘키워드 연동 광고’와 ‘클릭형 과금 광고’ 모델은 요사이 검색 비즈니스의 상식이다. 광고로 판매된 자리는 튀는 색으로 테두리를 두르거나 구석으로 몰아내는 구글의 방식은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각 기업들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구글이 어느 정도 공정성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구글의 페이지랭크(page-rank) 알고리듬은 적나라하게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한다. 순위에 따라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김국현 씨)

구글의 페이지랭킹 기술은 코카콜라의 콜라 제조법과 마찬가지로 ‘일급비밀’이다.

구글은 소비자 중심의 검색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특유의 아우라를 만들어낸 것이다.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고려대 대학원생 김정호(25) 씨는 요사이 색다른 게임에 푹 빠져 있다. 게임의 이름은 ‘게스 더 구글’(Guess-the-google). 검색 결과로 나열된 이미지를 보고 어떤 키워드로 검색한 것인지 알아맞히는 퀴즈다.

구글 마니아들은 ‘구글웨이킹’이란 ‘내기’도 즐긴다. 정해진 단어에 참가자들이 임의로 선택한 단어를 구글의 검색창에 입력해 검색 결과가 가장 적게 나온 이가 판돈을 가져가는 것이다. 낯선 단어를 입력해 검색 결과가 하나도 뜨지 않으면 ‘피박’을 쓴다.

세계 각국의 기념일마다 유쾌하게 바뀌는 구글의 재기발랄한 로고도 마니아들을 키득키득 웃게 만든다. 데니스 황 씨는 “배너광고와 각종 정보가 넘치는 다른 검색엔진의 첫 페이지는 다소 요란스럽게 느껴진다”면서 “세계 각국의 기념일을 챙기는 게 쉽지 않지만 ‘즐거웠다’ ‘고마웠다’는 메일을 받으면 절로 흥이 난다”고 말했다.

구글은 신조어도 여럿 만들었다. ‘I googled him’은 데이트에서 만난 남자를 뒷조사해보았다는 뜻이고, ‘to google’은 특정인을 만나기 전 검색엔진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봤다는 뜻이다. 또 ‘google dance’는 덩실덩실 춤을 출 정도로 기쁘다는 관용어구인데, 구글의 검색순위가 상승한 기업주들이 기뻐 날뛰는 모습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놀랍다

발톱 드러낸 ‘유령’의 힘
구글이 새로 내놓은 서비스들은 예외 없이 사용자들을 들쑤셔 놓는다.

양석원 씨는 “구글이 어떤 놀라온 서비스를 들고 나올지 조바심치며 기다리게 된다”면서 “G메일, 동영상 검색 등 구글이 새로 들여온 서비스는 놀랍다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구글의 신상품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구글의 독특한 ‘기업 문화’에서 나온 것이다.

구글의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20%를 ‘자유 시간’으로 쓴다. 주말을 제외한 5일 중 하루는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구글의 히트 상품인 구글뉴스, G메일, 제품검색 등은 회사의 의지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자유 시간을 즐기던 직원들의 창의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 세계 누리꾼(네티즌)을 설레게 하는 데니스 황 씨의 ‘구글 로고 꾸미기’도 ‘20% 자유 시간’에 이뤄지고 있다.

G메일은 2G바이트 용량을 제공하는 무료 e메일 계정 서비스다. 기존 회원한테서 ‘초대’를 받아야 이용할 수 있는 독특한 가입 방식으로 화제를 모은 이 서비스는, 출시 당시 전 세계의 e메일 서비스 제공 업체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주간동아 2005.05.24 486호 (p22~23)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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