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1

2005.04.19

車 용어도 정품으로 씁시다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05-04-15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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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車 용어도 정품으로 씁시다
    구락숑, 야끼, 세루모타, 보도, 기스…. 자동차 분야에는 유난히 국적 불명의 용어가 많다. 잘못된 영어 표현과 일본식 발음이 뒤섞인 채 그대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비업소에서 사용하는 이런 용어는 소비자와의 의사 소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 정식 명칭을 배우고 현장에 뛰어든 젊은 정비기사들도 이런 말을 익히기에 바쁘다. 이유는 한 가지.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자동차 분야는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데다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용어를 정리하거나 통일할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우리나라 자동차공학을 대표하는 학술기관인 한국자동차공학회(KSAE·회장 차경옥)가 국내 자동차 용어의 통일 및 표준화를 위해 4년간 심혈을 기울여온 결과물로 ‘KSAE 자동차용어대사전’을 발간했다.

    자동차 앞유리는 전문용어로 뭐라고 할까. 프런트 글라스(front glass)를 떠올리기 쉽지만 정답은 윈드 실드 글라스(wind shield glass)다. 그렇다면 뒷유리는? 리어 글라스는 당연히 아니다. 백라이트(backlight)라고 한다.

    또 한 가지, 연비가 좋은 차는 고연비 차인가 저연비 차인가. 우리는 연비를 ‘km/ℓ’로 단위 연료당 주행거리로 표기한다. 연비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차다. 이는 연비의 한자 표기인 연비(燃比)에서 알 수 있듯, 연료 비용이 적은 차를 좋게 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연비 단위를 국내와 반대 개념인 ‘ℓ/ 100km’로 쓴다. 이 경우에는 저연비 차가 좋은 차다. 자동차 관련 용어가 통일되지 않아 생긴 일이다.

    운전자들이 쓰는 용어도 엉망이긴 마찬가지다. 핸들, 백미러가 대표적이다. 운전대는 조향 휠 또는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다. 핸들(handle)은 손잡이라는 뜻으로, 도어 핸들을 말한다. 백미러도 리어 뷰 미러(rear view mirror)가 정확한 표현이다. 백미러는 후진 편의를 위해 차 뒷유리 윗부분에 부착하는 거울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5, 6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한국산 자동차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자동차 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자동차 용어 정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소한 것 같지만 자동차 용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자동차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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