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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Global Asia-주간동아 특약 | 아시아의 빈부격차

아시아 국가끼리 뭉쳐라

성장만으론 불평등 해소 역부족…포괄적 성장 위한 ‘생산적 고용’, 지역 협력체제 구축해야

  • 박신영 아시아개발은행 지역경제통합연구부장 , 번역=강찬구 동아시아재단 간사 ckkang@keaf.org

아시아 국가끼리 뭉쳐라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에 따르면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성장이 빈곤층에게 그리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말까지 지니계수 추이를 보면 아시아 30개국 가운데 12개국에서 인당 지출 또는 소득 불평등이 심화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아태)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득 불균형 양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태지역의 지니계수가 1990년대 초 32.5에서 2000년대 말 37.3으로 증가했다. 지니계수는 해당 지역 30개국 중 15개국에서 감소세지만,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80년대 28이었으나 2000년대 말 32로 악화됐다. 중국은 32에서 42, 인도는 31에서 34, 인도네시아는 29에서 36으로 악화되고 있다.

둘째, 최상위 소득계층의 소득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셋째, 아시아 개발도상국 간 부의 분배 양상은 전 세계 수준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었으나 지난 20년간 악화일로를 걸어, 이제는 전 세계 국가 간 소득 불평등과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넷째,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소득 불평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적으로 낮지만 인구 가중치 소득 불평등의 증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는 지난 20년간 소득 불평등이 감소 추세다.





성장세 꺾이자 불평등 심화

아시아 주요 국가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빈곤율 감소 추세도 꺾일 개연성이 높다. 국제 금융위기가 촉발된 지 8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회복 상태에 놓여 있으며 세계경제 상황도 좋아지지 않고 있다. 이 시기에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가 보여준 회복 능력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불평등 증가 추세가 우려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적 회복력과 사회통합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7월 세라 블룸 래스킨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뉴아메리카파운데이션’ 포럼 연설에서 “불평등이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평등 심화는 아시아 경제력의 불확실성으로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며, 특히 이 현상은 소득과 부의 상위 계층 쏠림 현상을 대변하는 것일 수 있다. 고소득 계층은 저축 성향이 강해 소득이 상위 계층으로 쏠리면 전반적으로 예금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내수 및 역내 수요 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필요하다. 하지만 성장만으로 빈곤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며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포괄적 성장이야말로 아시아 번영과 함께 균형적이고 탄력적인 세계경제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다.

기회 균등과 사회적 형평성은 지속가능한 성장 및 빈곤 감소를 위해 필수적이다. 성장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포괄적 성장을 하려면 빈곤층과 소외 계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모든 경제 주체에게 동등한 활동 영역을 보장하며, 생산적 고용 기회를 확충함으로써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향상하는 교육과 보건 또한 인간 개발 및 포괄적 성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교육은 노동 생산성과 자본이익률을 증대하며 혁신을 촉진한다. 보건 역시 인적 자본에 기여함으로써 성장을 꾀할 수 있다. 포괄적 성장 전략이 성공하려면 인적 자본을 증대하고, 사회적 보호장치를 충분히 제공하며, 물리적·사회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내 팽배한 구조적 장애가 포괄적 성장을 제약하는 상황이라 공공정책을 통한 더욱 능동적인 개입이 요구된다. 포괄적 성장의 주요 요소는 ‘생산적 고용’이다. 이를 위한 정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농업과 중소기업에 소득이 낮은 직업이 집중돼 있는 만큼 이들 분야에서 장애 요인을 제거하고 생산성을 높인다면 생산적 고용을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빈곤을 줄여나갈 수 있다. 따라서 지방 부문 개발, 특히 농업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중소기업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면서 투자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포괄적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몫이 매우 중요하지만, 공공정책 개입을 통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틀을 마련함으로써 민간 부문이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역내 교역 강화와 이민정책의 필요성

성장과 불평등을 좀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상호보완적 정책들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포괄적 성장정책을 거시경제적 지출 전환에 초점을 두고, 소득세 및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공공지출 등으로 잠재적 생산과 연관된 소득 배분을 신장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빈곤 감소와 소득 불평등 문제 해소를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 기회를 만들어낼 성장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구조개혁, 그리고 노동 및 사회정책 구상과 채택이다. 또한 이를 통해 얻는 성장 및 경제적 이득을 널리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은 지역적 역동성을 통해 기회 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아시아 국가는 폭넓은 역내 협력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먼저 역내 교역 및 금융 협력 관계에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러한 상호 연결을 통해 빈곤 국가들은 역내 경제 및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복지를 증진할 수 있다.

둘째, 이민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민자는 모국과 이민국 모두에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당장 모국에 남겨진 가족의 빈곤율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노동이민’을 활성화할 수 있는 규정과 규제를 마련하고, 이주 노동자의 기본권과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집단행동 및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인프라와 헬스케어, 환경 등 역내 공공재에 대한 투자 또한 아시아 국가가 당면한 공동 문제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제대로만 시행한다면 역내 공공재 투자로 아시아를 기업 하기 좋고, 투자하기 좋으며, 살기 좋은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역내 협력을 통해 중요한 경제, 사회, 환경 이슈를 다루고, 상호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 공조를 이룬다면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본 기고문은 책 ‘Ending Asian Deprivations: Compulsions for a Fair, Prosperous and Equitable Asia’(2013년 아시아개발은행, 싱가포르국립대 출판)의 “Regional Quest for Inclusive Growth”에서 발췌).






주간동아 2016.10.19 1059호 (p58~59)

박신영 아시아개발은행 지역경제통합연구부장 , 번역=강찬구 동아시아재단 간사 ckkang@ke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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