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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Global Asia-주간동아 특약 | 아시아의 빈부격차

중소기업에 성장의 사다리를 하라

뉴노멀 시대의 빈곤 퇴치와 공동번영 위해 사회적·경제적 포용 필요

  •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중앙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번역=강찬구 동아시아재단 간사 ckkang@keaf.org

중소기업에 성장의 사다리를 하라

중소기업에 성장의 사다리를 하라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6월 30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제41차 동반성장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1980년대 고도성장기에 한국은 성장과 형평성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사이먼 쿠즈네츠의 가설을 피해갔다. 고도성장기 도시 근로자 계층의 지니계수는 80년 0.307에서 점차 낮아지다 95년에는 0.281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인 98년 유례없는 -6.9%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이는 대량 해고 사태로 번졌다. 이와 더불어 지니계수는 2000년 기준 0.320까지 치솟았다. 경제회복과 공공복지 향상 노력으로 2009년 0.310으로 낮아졌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더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 사회의 소득 불평등은 소득 양극화를 동반한다. 중산층 비율이 줄면서 소득의 양극단 계층이 두드러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비교적 안정된 추세를 보였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큰 폭으로 벌어졌다. 다른 아시아·태평양(아태)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1990~2013년 한국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은 16% 증가해 2013년 기준으로 한국 총소득의 45%를 차지했다. 역내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위 1%도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소득점유율이 5% 증가하면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저성장 시대에 요구되는 따뜻한 자본주의

한국에서 불평등 심화의 주요 원인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빠른 고령화 추세,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소득격차 심화, 남성과 여성 간 직업 불평등이 그것이다. 경제력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도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심화하는 요인이다. 특히 생산성, 임금,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성 등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종사자 태반이 비정규직이고 저생산성과 저임금의 늪에 빠져 있다. 제조업계에서 국내 중소기업은 ‘9988’로 상징화된다.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이들이 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근로자 인당 부가가치로 보면 중소기업의 수행 능력은 대기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중소기업의 저생산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저성장, 저고용, 소득 양극화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주요 국가에서 포괄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우선순위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빈곤 퇴치와 공동번영을 이루고자 세계은행이 제시한 목표의 중심에는 사회적 포용과 경제적 포용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초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도 ‘따뜻한 자본주의’와 ‘포괄적 성장’은 단연 화두였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주요 연구 보고서의 주된 주제이기도 했다. 경제회복을 위해 많은 나라가 거시적 재정 통화정책을 택했다. 대표적 예가 양적완화, 제로(0) 금리, 경제활성화 및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정책 조기 시행 등이다. 2014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포괄적 자본주의’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 250여 개 기업 대표와 37개국 정치 지도자 및 여론선도층이 모여 포괄적 성장 담론을 널리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해 성장률을 제고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내수를 진작하고자 한다. 다양한 재정정책과 저금리정책,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지원 등이 그 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교육, 의료, 금융 서비스를 강화해 심화되는 불평등 현상을 타개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생의 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고성장 시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이른바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에 묶여 있었다. 만약 동반성장의 틀 안에서 방대한 해외 거래망과 훌륭한 기술력을 지닌 대기업의 역량, 중소기업의 유연성,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벤처기업의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이 더해진다면 한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간 파트너십 통한 동반성장 전략

중소기업에 성장의 사다리를 하라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9월 29일 경북 포항창조경제혁신 센터를 방문해 특화사업 현황 및 성과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및 대기업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자 5년 전 동반성장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위원회의 목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두 가지 주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중소기업에 맞는 사업 영역을 지정하는 것으로, 해당 사업 영역에서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일부 영역에는 대기업의 진출을 자제시키고 있다. 그 대신 중소기업이 나머지 시장점유율을 두고 경쟁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하청업체 및 독립적 중소기업 포함)의 협력 실적을 기반으로 공정한 납품 단가 선정 관행, 중소기업의 납품에 맞춘 대기업의 신속한 대금 결제, 연구개발 협력, 해외 시장에서 공동 마케팅 협력 실적 등을 평가해 동반성장지수를 공표하는 것이다.

두 차례 금융위기로 한국은 장기적인 저성장이 고실업률과 소득격차 악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배웠다. 따라서 무기력증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적 정책과 함께 기업 환경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생산성 격차를 줄여야 한다. 중소기업이 성장의 사다리를 타고 대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어야 한다. 골목 상권과 자영업 상공인도 효율성을 키워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원청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대금 결제가 제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 3차 하청업체에 대한 결제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원청업체에게 제때 이뤄진 결제가 하위 하청업체에도 전달돼야 한다. 그래야만 중소기업의 제조 경쟁력이 강화되고 국내 수요도 살아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프로젝트인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공 여부는 중소기업 혁신을 제고하기 위한 대기업과의 효과적인 협력에 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흑자 규모는 757조 원에 달한다. 대기업으로 하여금 이 자금을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한다면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대기업은 미래에 필요한 혁신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관계를 통한 포괄적 성장 전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선순환을 이루고, 소득과 부의 분배가 더욱 공평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영어 원문은 www.globalasia.org 참조).






주간동아 2016.10.19 1059호 (p60~61)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중앙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번역=강찬구 동아시아재단 간사 ckkang@kea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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