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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집값 오르는 중, ‘상투’ 아니다!

투자는 OK, ‘개미’ 내 집 마련은 “글쎄요”…직주근접 중·소형 아파트 노려야

  • 김성훈 이데일리 기자 asas4028@naver.com

집값 오르는 중, ‘상투’ 아니다!

집값 오르는 중, ‘상투’ 아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8년 만에 3.3㎡당 2000만 원대에 재진입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열기가 뜨겁다 못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주장하며 올 하반기 오름세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엎었다. 재건축 일반분양을 앞둔 아파트값은 앞다퉈 최고가를 새로 쓰고, 본보기집에 인파 수만 명이 몰려 수십 대 일 경쟁률로 청약을 마무리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열기에 강남 재건축시장을 바라보는 전망도 사뭇 달라졌다. 저금리 기조 탓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이들 분양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릴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아파트값이 과도하게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강남 재건축시장의 열기가 내년까지 이어지리라는 얘기다.

온라인 주택거래 정보 사이트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4012만 원으로 이달 들어 사상 첫 4000만 원을 돌파했다. 종전 최고치였던 2006년(3635만 원)보다 10%(377만 원) 상승한 수치다. 올해 강남 3구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729만 원으로 지난해(2974만 원)와 비교해 25.4%나 뛰며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끌어올렸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10월 현재 3.3㎡당 4351만 원으로 강남 3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서초구가 3.3㎡당 4109만 원을 기록했고, 송파구도 9월 3.3㎡당 3000만 원을 넘어선 뒤 10월 현재 3106만 원까지 올랐다.

3.3㎡당 4000만 원 벽마저 무너뜨린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적절한가란 물음에 업계에서는 저금리와 수익성에서 답을 찾는다. 3.3㎡당 시세가 8033만 원으로 전국 개별 단지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한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전용 35~61㎡·5040가구)를 예로 들어보자.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2㎡형을 현 시세인 10억5000만 원에 매입해 전용 84㎡형 새 아파트를 받으려면 추가분담금 1억9500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4.8%의 취득세(5040만 원)를 합치면 총 12억9540만 원이 든다. 개포지구에서 8월 분양한 ‘디에이치(THE H)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전용 84㎡형 일반분양가(14억4900만~14억6800만 원)와 비교해 최고 1억7260만 원 차익이 발생한다.



저금리 기조에 치솟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이는 개포주공 1단지의 일반분양가가 디에이치 아너힐즈와 똑같다고 가정했을 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8월부터 직전 단지 분양가의 110%를 넘을 수 없는 이른바 ‘110%룰’을 적용하고 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일반분양가(3.3㎡당 4137만 원)의 110% 이하를 적용하면 일반분양가를 3.3㎡당 4500만 원 전후로 예상할 수 있다. 일반분양에 나서면 아파트값이 14억8500만 원이 돼 2억 원 가까운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14.6% 수준으로, 9월 기준 예금금리인 1.31%(저축성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의 10배를 웃돈다.



정부는 거침없이 내달리는 강남 재건축시장을 규제하고자 칼을 빼들었다. 8월 내놓은 ‘가계 부채대책’에서 중도금 대출 보증 기준을 ‘분양가 9억 원 이하 주택’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번진 청약 과열을 진정시키고 분양권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서다. 일반분양 물량이 대부분 9억 원 이상인 강남 신규 아파트 계약자의 중도금 대출 활로가 막힌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에 나선 아파트 분양가를 웃돈(프리미엄)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반분양 단지들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신기록을 쓰고 있다.

실제로 6월 강남구 일원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루체하임’이 평균 경쟁률 45 대 1을 기록하더니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100.6 대 1, 이달 대림산업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가 306 대 1로 올해 서울·수도권 최고 청약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에 살고 싶어 하는 잠재 수요를 분석한 결과 현금을 10억 원 이상 가지고 강남에 새집을 사려는 대기 수요자가 5만 명에 달했다”며 “중도금 대출 규제에도 아파트를 사겠다는 대기 수요가 충분해 앞으로 2년간은 강남 집값이 견고히 버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도 강남 재건축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힘을 보탠다. 고종완 한국부동산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강남 재건축시장은 2013년 바닥을 찍은 후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오르고 있는데, 이 같은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아파트 매매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시장 열기가 살아 있어 집값은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파트 수요자들은 초조해졌다. 강남 재건축시장에서 시작된 열기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해서다. 9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0.35% 올랐다. 3월 보합(0%)에서 오름세로 돌아선 뒤 2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006년 12월 1일(0.35%)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주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재건축지역에 전세로 살다 밀리고 밀려 결국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정착한 서민은 내 집 마련 고민으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인구 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떠난 인구는 13만7000명이다. 분당·일산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대거 빠져나갔던 1997년(17만8000여 명) 이후 18년 만에 최대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소속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기도로 유입된 인구 9만4768명 가운데 20, 30대 비율은 52%(4만9279명)에 달했다. 치솟는 서울 전셋값을 이기지 못해 경기도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지만 “지금이 집을 살 때인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집값 변동 저항력 강한 지역은?

집값 오르는 중, ‘상투’ 아니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부동산 매물표. [뉴시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금리나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일반 주택시장과 별개로 봐야 한다”며 “2018년부터 입주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주택 매입에 나섰다가는 자칫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안 센터장은 “다만 역세권에 위치한 직주근접 중·소형 아파트는 가격 하락 요소가 적어 매입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서울과 인접한 공공택지지구와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준(準)서울권’ 아파트를 주목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울 인근에 조성되는 택지지구와 신도시에 상업·교육시설뿐 아니라 도로·지하철 교통망 등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공공택지지구이다 보니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가격 부담도 적다. 더욱이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된 지 올해로 2년째가 되면서 남은 공공택지지구 물량도 많지 않다.

서울 강동구와 도로 하나를 두고 맞닿은 하남 미사지구, 지난해 분양한 7개 단지(6320가구)가 모두 1순위 마감하며 미분양이 한 가구도 없는 남양주 다산신도시(진건·지금지구), 서울 강남과 전국을 잇는 교통망에 이케아·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시설까지 갖춘 광명 역세권, 마포구 상암동과 맞닿아 사실상 서울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고양 향동지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청약이나 매입에 앞서 따져봐야 할 것도 적잖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서울로 이동하는 대중교통 접근성에 따라 청약 경쟁률이나 웃돈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입주 초기 교통과 편의시설 등이 갖춰지기 전까지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실장은 “같은 지역이라도 입지 여건에 따라 향후 집값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학군이나 교통, 상업시설 이용이 수월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이나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6.10.19 1059호 (p44~45)

김성훈 이데일리 기자 asas40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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