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9

2005.04.05

인터넷 맹신 병 키울라

  • 이윤수/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 www.penilee.co.kr

    입력2005-03-31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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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맹신 병 키울라
    현대를 정보화 시대라고 표현한다면 그 한가운데는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이 존재한다. 인터넷은 ‘Know-how’의 시대가 아닌 ‘Know-where’의 시대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예전에는 지식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지식을 어디에서 찾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 정보의 바다 속에서 내가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있느냐, 그리고 그것이 정말 나에게 필요하고 올바른 지식이냐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정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언제든 쓰고 지울 수 있는, 그야말로 ‘아니면 말고’식 정보를 과연 얼만큼 믿을 수 있을까.

    섹스에 이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성기에 이상이 생긴 사람은 병원을 찾기 전에 먼저 다른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 실제 요즘 환자들 중에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미리 진단해보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는 성 관련 비뇨기과 질환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난무한다. 각 비뇨기과 홈페이지에는 성과 관련된 질환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준비된’ 환자는 설명을 길게 하지 않더라도 빨리 이해하며, 진료와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자신이 몹쓸 병에 걸렸다고 지레짐작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한 달 전 불건전한 성관계를 했는데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서 찾아보니 에이즈 증상과 똑같아 밥맛이 없어지고 살맛이 안 난다” 이런 식이다.

    심지어는 인터넷을 통한 자가진단을 맹신하다 보니 진료 결과에 불신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서핑을 통해 찾아낸 질환명과 의사 진료 결과 나온 질환명이 다른 것에 이견을 나타내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약과 자신의 처방전 약이 다른 것에 의문을 표시하기까지 한다.

    필자의 병원에서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한다. 온갖 질문과 답변이 거기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질문만으로 병명을 알아맞힌다는 것은 실 잡고 진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약의 종류는 많으며, 약이란 환자의 질병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또 용량을 달리할 수도 있다. 감기약조차 각각의 증상에 따라 약의 종류를 달리한다. 인터넷은 참고 삼아 하면 좋지만 맹신하지는 말아야 한다. 특히 비뇨기과 질환의 경우에는 더욱 전문성을 띤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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