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8

2005.03.29

온라인 세상에선 ‘溫情이 쑥쑥’

‘포털’ 중심의 공익활동 점점 진화 … 미아찾기·난치병 어린이 돕기 이어 ‘기부운동’ 활발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5-03-24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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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세상에선 ‘溫情이 쑥쑥’

    싸이월드 사회공헌 TF팀원들이 사이버 공익활동의 새로운 모습을 선언하고 나섰다.

    네트워크의 효과를 악용하면 ‘피라미드 판매’로 귀결되지만, 좋은 일에 사용하면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21세기 한국 사회의 여론을 선도하는 ‘포털(portal)’의 영향력이 점차 사회봉사 영역까지 미치고 있다. 특히 IT(정보기술) 기업만의 특장을 활용한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은 과거 오프라인이 보여줬던 천편일률적인 모습에서 탈피,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민경배 교수는 “그동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대부분 물량 위주의 단발성 행사에 그쳐왔고, 시민·사회 단체 또한 단순한 지원에 머물렀다면, 최근 IT기업들의 사회참여 활동은 새로운 전형을 창출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기업의 사회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여유가 생겼을 때의 아량이 아니라 기업생존의 적극적 전략이라고 한다면, IT 업체들의 변화 속도는 이미 오프라인 기업들의 변화상을 따라잡았다는 의미가 된다.

    사이버머니 ‘도토리’로 기부 활동 가능

    자신의 미디어적 특성을 활용할 줄 아는 포털 업체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세 가지, 즉 △1세대(포털이 누리꾼에게 시민·사회 단체의 활동을 홍보) △2세대(포털 주도로 시민·사회 단체 후원·기부 활동) △3세대(포털이 제공하는 장에서 누리꾼과 시민·사회 단체가 독립적으로 활동)로 분류될 수 있다.

    1세대 사회공익 활동은 홍보와 캠페인 활동에 집중한 방식이다. 이는 최근 주요 포털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미아찾기 캠페인’ ‘난치병 어린이 돕기 캠페인’이나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펼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등에서 엿볼 수 있는 일련의 캠페인성 공익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싸이월드(www.cyworld.com)가 벌였던 미아찾기 운동에서 불과 13시간 만에 한 아이를 찾아 집에 돌려보낸 사례는 인터넷의 힘을 증명해낸 사건이다.



    2세대 활동은 포털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기부 운동이다. 인터넷 1등 기업을 자부해온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사이버 상에서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의 선진적 모델을 제시해왔다. 새로운 기부문화 창출과 사회공헌을 위해 다음커뮤니케이션 주주와 임직원이 스톡옵션, 주식 차액, 주식 등을 기부하여 ‘다음세대재단’을 만들기도 했다.

    ㈜NHN은 네이버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공익캠페인과 함께 누리꾼들의 온라인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사내 임직원들의 자원봉사 활동도 적극 지원해왔다.

    MSN코리아는 국제백신연구소(IVI) 한국후원회와 함께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전염병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운동을 벌였으며, 엠파스는 영화배우 문근영 씨와 함께 누리꾼들의 정성을 모아 북한 연탄보내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홍보와 후원 형식이 결합된 이런 흐름들은 많은 화젯거리를 낳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3세대 사회공헌 활동은 최근 싸이월드 같은 ‘1인 미디어’에 의해 선보이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는 잘 알려진 대로 1300만명의 실명회원을 끌어들이며, 특히 10대에서 30대까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

    온라인 세상에선 ‘溫情이 쑥쑥’

    엠파스와 영화배우 문근영 씨가 ‘북한 연탄보내기 운동’에 나선 모습.

    싸이월드가 추진하는 새로운 사이버 공익활동의 1인 미디어 대표격인 ‘미니홈피’를 사회봉사 단체에 기부, 그들의 활동을 홍보해주는 활동으로 요약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NGO(비정부기구) 단체들은 쉽게 홈페이지를 얻으면서 동시에 후원 그룹까지 뒤따라오게 된다. 무엇보다 싸이월드 내에 경제활동이 가능한 지불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른바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를 활용하여 커뮤니티 활동과 병행해 기부 활동까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로 일촌이 되면 그 관계가 자연스레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20대를 중심으로 한 싸이일촌 봉사단이 사회봉사 단체와 손을 맞잡을 경우 폭발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가져오며, 동시에 NGO들은 인터넷 속에서 자립적인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된다.

    싸이월드 백승훈 팀장은 “우리 사회가 1인 미디어를 통해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공감대만 형성된다면 물적 지원을 넘어 시민단체들의 유용한 네트워크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3월16일 마감된 1차 사회·공익 단체들 신청에서 10여개 단체가 선정했고, 싸이월드 측은 점차 이를 확대·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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